'생활금융허브' 진화하는 신한銀... 혁신점포 안착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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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금융허브' 진화하는 신한銀... 혁신점포 안착 시도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2.04.26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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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행장의 무한도전
'한계 뛰어넘는 뱅킹' 가속화
금융권 최초 슈퍼마켓 점포 오픈
디지로그브랜치 무인점포 확장 예정
"경쟁력 높이고 취약계층 접근성 제고"
신한은행 본사 전경. 진옥동 신한은행장. 사진=시장경제DB
남대문 신한은행 본점 전경, 진옥동 신한은행장. 사진=시장경제DB

#. 오랜만에 신한은행 영업점을 방문한 직장인 A씨. 창구처럼 생긴 화상상담 부스가 즐비한 광경이 신기하기만 하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인공지능(AI) 은행원이 화상에서 환하게 웃는다. AI 은행원이 A씨의 대기번호와 신분증을 확인한 후 안내를 한다. 큰 글씨와 직관적인 거래 화면이 눈에 들어온다. A씨는 간단하게 현금을 찾는 것부터 계좌이체, 통장재발급, 통장정리, 세금납부 등 주요 금융거래를 무인화로 할 수 있다는 경험이 새롭다며 미소를 띤다.

신한은행 영업점이 대변신을 꾀하고 있다. 기존 관행적인 영업 행태를 벗고 디지털 혁신을 입힌 ‘옴니 채널’(Customer Experience 온·오프라인 채널 융합 강화) 형태로 변화하는 모습이다. 옴니 채널은 신한은행이 지난해부터 추진에 속도를 내면서 은행권 전반 이슈로 확산됐다. 편의점 내 영업점이나 무인형 점포가 대표적이다. 빅테크가 지니지 못한 차별화된 오프라인 금융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디지털 시대에 맞춰 고객의 편의성을 증대하기 위해 다양한 채널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는 올해 초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내세운 전략 목표 ‘한계를 뛰어넘는 뱅킹’과도 맞닿아 있다. 

진옥동 행장은 임인년(壬寅年) 신년사에서 "업(業)의 경계를 넘는 횡적 혁신으로 기회의 장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다양한 업무제휴를 통한 서로 다른 영역의 데이터 연결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진옥동 행장은 "창구체계 혁신으로 고객별 맞춤 솔루션을 제공해 보다 전문적인 서비스로 보답하겠다"고 언급했다. 

(위쪽부터)신한은행 GS편의점 내 은행 점포 1호, 광진구화양점 슈퍼마켓 2호점 사진=신한은행 제공
(위쪽부터) 신한은행 GS편의점 내 은행 점포 1호, 광진구화양점 슈퍼마켓 2호점. 사진=신한은행 제공

◇ '슈퍼 속 은행' 혁신점포 실험 가속화

최근 신한은행은 편의점 내 은행점포와 슈퍼마켓 혁신점포를 잇달아 개점했다. 

지난 12일에는 광진화양점에서 GS리테일과 손을 잡고 금융권 최초 슈퍼마켓 혁신점포를 열었다. 슈퍼마켓 혁신점포 명소가 된 GS더프레시 광진화양점은 건대입구역 인근에 위치해 있다. 하루 2000명이 넘게 방문하는 대형점포로 잘 알려져 있다. 대학가 근처에 자리 잡았기 때문에 평소 젊은 고객들이 많이 방문한다. 

신한은행은 광진화양점 내에 화상상담창구인 디지털데스크, 스마트키오스크를 설치했다. 점포에 들어서면 청원경찰 대신 로봇 컨시어지가 고객을 맞이한다. AI 은행원은 디지털데스크와 스마트키오스크에 접속한 고객들을 확인하고 응대를 한다. 고객은 디지털데스크로 신한은행 디지털영업부 직원과 화상상담을 할 수 있다. 대출·펀드·신탁·퇴직연금 등 영업점 창구 대부분의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 스마트키오스크로는 예금 신규 가입 같은 간단한 업무를 볼 수 있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강원도 정선군에 GS편의점 혁신점포 1호를 오픈한 바 있다. 지점이 없는 시골 편의점 안에 은행 키오스크를 설치해 송금과 공과금 납부 등 80여 가지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신한은행은 이처럼 유통채널 등과 결합한 새로운 영업점 모델을 혁신점포라고 이름 붙였다. 혁신점포를 열게 된 배경은 고객이 잘 방문하지 않는 새로운 지역에서 영업점 대비 적은 비용으로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혁신점포는 타행을 이용하는 이들에게 신한은행의 색다른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면서 고객 외연을 넓히는 전진기지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디지로그 브랜치 서소문 점 CX ZONE. 진옥동 은행장이 테이블존 이용하고 있는 모습, 디지로그 브랜치 목동PWM점 솔루션 상담실, 디지로그 브랜치 남동중앙점 전문가 컨설팅존. 사진=신한은행 제공
(왼쪽부터)디지로그 브랜치 서소문 점 CX ZONE. 진옥동 은행장이 테이블존 이용하고 있는 모습, 디지로그 브랜치 목동PWM점 솔루션 상담실, 디지로그 브랜치 남동중앙점 전문가 컨설팅존. 사진=신한은행 제공

◇ ‘디지털 특화지점’ 미래금융 신호탄

신한은행은 디지털 기술을 고도화한 무인형 점포도 선보였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7월 디지로그 브랜치를 개점하며 혁신점포의 출범을 알리는 신호탄을 쐈다. 디지로그 브랜치(디지털+아날로그)는 줄어드는 점포를 무인형으로 대체하고 이용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철저히 고객의 관점으로 설계됐다. 

디지로그 브랜치는 서소문을 시작으로 남동중앙금융센터, 신한PWM목동센터, 한양대학교에서 연이어 문을 열었다. 직장인이 주로 찾는 디지로그 브랜치 서소문의 모든 상담업무는 100% 예약제로 운영된다. 컨시어지 데스크(고객 안내), CX Zone(고객 경험 제공), 컨설팅 라운지(고객 관계 강화) 3단계를 통해 거래 목적에 따른 신속한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

디지로그 브랜치는 대형 원형 테이블의 디지털 화면이 특징이다. 원형 테이블 통해 고객 맞춤별 금융상품이 제공된다. 특히 빅데이터 전문가들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성별, 연령별, 세대별 등 98개 고객군별 맞춤 금융상품을 제공한다. 나와 비슷한 성별, 연령별, 세대별 등 98개 고객군별 맞춤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보통사람 보통금융'과 MBTI 성격유형검사로 16가지 성향별 금융행태를 분석해주는 'SFTI(Shinhan Financial Type Indicator)'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고객은 스스로 상품을 검색하고 본인에게 맞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영업점 인근의 오래된 가게 사진을 디지털 앨범으로 제작해 방문 고객에게 홍보하고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우리동네 흑백사진관'도 매력적인 콘텐츠로 꼽힌다.

입출금·제신고 등 단순 업무 처리 고객은 컨시어지 데스크에서 안내를 받아 키오스크와 디지털 데스크를 활용해 셀프뱅킹으로 간편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상담 업무를 사전에 예약한 고객은 컨시어지 데스크에서 안내를 받아 곧바로 독립된 컨설팅 라운지에서 편안하게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예약 없이 영업점을 방문한 고객은 컨시어지 데스크를 거쳐 CX Zone에서 본인에게 맞는 금융상품 등을 추천받고 신한 쏠(SOL) 앱을 통해 가입한다. 필요 시에는 컨설팅 라운지로 이동한다.

디지로그 브랜치에서는 매주 1회 신한은행의 전문가들이 부동산, 금융투자, 환율 전망 등을 강연하는 '지식창고 세미나도 열린다. 강연 주제는 설문을 통해 고객의 관심이 높은 분야를 선정한다. 강연 후에는 디지털 데스크에서 은행 직원과 화상상담도 할 수 있다.

기업고객이 주로 찾는 남동중앙금융센터는 국가지원사업, 파생상품 등 기업에 필요한 핵심정보를 디지털 기반 콘텐츠로 제공한다. 또한 기업고객들이 신한은행 본점에 있는 금융 전문가와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컨설팅존과 지역 RM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업무를 볼 수 있는 공유 오피스 공간을 새롭게 마련했다.

고자산 고객을 위한 신한PWM목동센터에는 금융정보와 함께 아트 큐레이션, 미술 경매, 와인·골프 등 다양한 비금융 정보를 제공하는 미디어 테이블이 준비됐다. 아울러 다양하고 즉시성 있는 데이터를 활용해 이해하기 쉬운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솔루션 상담실을 구축했다.

같은 해 9월에는 디지털과 AI 기술을 활용한 무인형 점포 '디지털라운지(Digital Lounge)'를 평촌남 지점과 다사 지점(대구 소재)에 오픈했다. 디지털라운지는 AI 은행원을 도입한 무인형점포다. 디지털데스크와 스마트 키오스크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로 구성됐다. 고객이 얼굴과 손바닥(장정맥)의 생체 정보를 디지털 기기에서 간편하게 등록하고 이를 통해 손쉽게 출금·이체 등 업무가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수행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무인형 점포는 대면·비대면 서비스를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디지털 기술과 고객 감성을 접목하고자 하는 진옥동 은행장의 철학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디지로그 브랜치의 경우 여의도 중앙을 비롯해 20여개를 더 확장할 계획으로 빅테크와는 차별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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