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초대석] 전남 상인회장 "쿠팡 힘 빌려야 전통시장도 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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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초대석] 전남 상인회장 "쿠팡 힘 빌려야 전통시장도 큰다"
  • 김흥수 기자
  • 승인 2022.04.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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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상인연합회 한승주 본부장 인터뷰
"시장 외면 이유, 소비 트랜드 따라가지 못한 탓"
"활성화 해법? 상인 아닌 소비자 왕으로 섬겨야"
"지역화폐는 쇄국정책, 온누리상품권 키워야"
"대형마트 규제 한다고 전통시장 매출 안 올라"
네이버쿠팡 등 대형플랫폼과 윈윈 구조 만들어야
사진=시장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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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산업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전통시장은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으며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정부로부터 매년 수천억원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도무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내 전통시장 상인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전국상인연합회도 장기화된 경기침체에 코로나 확산이란 돌발 악재가 겹치면서 오랜기간 활력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정동식 신임 회장이 당선되면서 전상연은 새로운 반전의 기회를 맞았다. '연합회(이하 전상연) 재도약'을 기치로 내건 정 회장은 당선 이후 조직을 전면 재정비 하면서 활력을 불어넣었다. 동시에 한승주 전남 상인연합회장을 본부 유통사업본부장에 임명했다. 

한승주 본부장으로부터 전통시장이 처한 문제와 경쟁력 제고를 위한 해법을 들었다. 

- 전라남도 상인회장을 맡고 있으며 전상연의 유통사업본부장을 역임하고 있다

“2012년 4월에 전남 상인연합회장에 취임해 10년이 지났다. 10년 전 전남상인회 회원 시장이 10여개에 불과했는데 현재는 70여개로 늘어났다. 전통시장 최초로 서울광장에서 전통시장 우수상품박람회도 개최했다. 방문인원이 20만명에 달했다.

전상연 유통사업본부장은 지난해 처음 맡았다. ‘경제는 유통이다’라는 말이 있다. 전통시장도 유통의 한 부류이다. 전통시장의 발전과 상인조직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의 지금까지 행보를 보면 전통시장에 대한 애정이 상당히 깊어 보인다. 당선인이 왜 전통시장에 애정을 가지고 있겠나? 프로야구를 보자. 1군과 2군, 3군까지 후보군이 즐비하다. 군인도 마찬가지이다. 현역에 예비군에 민방위까지 있다.

유통산업도 마찬가지다. 쿠팡이나 이마트 등 온‧오프라인의 대형플랫폼이 시장을 크게 잠식하고 있지만 예비군(후보군)이 없으면 대형플랫폼도 성장하지 못한다. 각자의 능력에 맞는 각자의 시장이 제각각 존재하기 마련이다. 숲 속에 호랑이와 토끼가 공존하듯 유통업도 같다고 본다.”

- 소비자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전통시장을 잘 찾지 않는다.

“전통시장이 자리잡은 곳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대형마트가 성공할 수 있었던 원인도 유동인구가 많은 곳 즉, 대중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자리에 입점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떤가? 소비자들이 온라인시장으로 몰려가고 있다. 온라인이 대중들을 불러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시장도 처음에 자리잡을 때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었다. 봉건시대를 보자. 시장이 있으면 광대패가 있기 마련이었다. 사람이 모이는 곳은 돈이 모이기 마련이고 그런 곳을 찾아 상인들이 자리를 잡았다. 대형마트도 마찬가지이고 온라인유통업체 또한 마찬가지이다.

시장상인들은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 지금은 상인들뿐 아니라 대형마트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트렌드를 읽지 못한 책임이다. 전통시장이 1세대 유통업이라면 2세대는 대형마트로 대변된다.

3세대로 네이버나 카카오, 쿠팡 등 온라인 쇼핑몰이 자리잡았다. 대형마트들도 시대를 따라가지 못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지 않나? 한 대형마트 업체는 코로나 기간 동안 20%의 지점을 폐쇄했다고 한다.”

사진=시장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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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시장은 세금벌레'라는 소리도 들린다.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반성해야 한다. 트렌드를 읽지 못하고 비싼 땅덩어리 깔고 앉아서 소비자를 불러들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쉽게 말해서 소비자들에게 갑질을 한 셈이다. 소비자는 왕이고 ‘갑’이다. 왕이 ‘을’ 대접을 받는데 시장을 다시 찾겠나? 도태될 짓을 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공무원들이 도태를 유도한다. 혈세 퍼부을 생각뿐이다. 전통시장 발전은 뒷전이다. 그저 실적 타령이다. 근시안적으로 행동한다. 공무원들 실적 늘려주려고 소비자들이 전통시장 찾는가? 정부에서 세금 퍼부을 생각 말고 상생을 유도해야 한다.

대형유통점에 상생하지 않는다고 두들겨 팰 생각하지 말고, 함께 가기 위한 노력을 하는 곳에 더 많은 인센티브를 줄 생각을 해야 한다. 많은 전통시장이 세상의 급격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서 도태됐다. 그렇다고 그렇게 포기하고 내버려 둘 수도 없다. 

화초나 나무 등을 키우려면 물을 줘야 하듯 시장상인에게 지자체나 정부에서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콘텐츠 위주로 지원을 해 주면 좋겠다. 핵심 점포, 로컬 점포, 크리에이터 등의 입점을 유도해야 한다.”

- 온누리 상품권이나 아케이드 사업 등 정부 지원 사업으로 혜택을 많이 보지 않았나?

“본질적으로 전통시장을 살리는 사업이 아니다. 이제까지 전통시장에 수조원을 퍼부었지만 어떤 발전이 있었나? 시장의 본질을 외면한 공무원들과 선전선동을 앞세운 정치인들, 거기에 부하뇌동한 상인들의 책임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것이다.

먹고 살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이들에게 왜 세금을 퍼 붓는가? 시장을 살리기 위해서 세금을 퍼 붓는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공무원들이 자기들 일자리 보전하기 위해서 효과도 없는 사업인 줄 뻔히 알면서 세금 퍼붓는다. 세금 퍼 부어놓고 연말에 실적타령하면서 통계 마사지한다. 그러고도 시장이 살아나길 바라는가?

소비자는 주차장 완비하고 지붕 덮인 시장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의 트랜드를 맞춰줄 수 있는 시장이 성공해야 하고 성공할 수 밖에 없다. 공무원들의 숫자놀음에 놀아나는 시장이 되면 시장의 뿌리가 사라진다.

상인은 상인다워야 한다. 상인다움은 별거 없다. 소비자를 왕으로 섬기는 것이다. 정부가 시장을 살리기 위해 청년몰이니 뭐니 별걸 다 한다. 소비자의 욕구는 다음 순위이다. 소비자를 왕으로 섬기기 위한 본질 즉,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대형유통업체 규제해서 전통시장 살리겠다는 생각은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겠다는 발상이다. 소비자의 권리는 안중에도 없다.”

- 대형유통업체 규제가 옳지 못하다는 말처럼 들린다

“윤석열 당선인이 광주에 복합쇼핑몰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자 여기저기서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비난의 대열에 전통시장 상인들도 합류했다. 대형마트 의무휴무제 시행하고 나니 전통시장 발전했는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식자재마트는 매출액이 20% 상승하지만 전통시장은 아무런 영향이 없다.

골목상권 상인들이 대형마트와 경쟁할 수 있다고 보는가? 그런데 대형마트와 경쟁하겠다고 나선다. 대형마트가 너무 거대하니 팔‧다리를 하나씩 묶어놓으라고 요구한다. 그래야 경쟁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틈바구니에 끼인 소비자는 무엇이 되는가?

대형마트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가장 높이 외치는 것도 마트협회이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소비자를 ‘무수리’로 전락시키는 법이다.”

- 하나로마트와 식자재마트에 대한 불만이 많다고 들었다 

“식자재마트와 하나로마트가 전통시장을 말살시키는 원흉이다. 그들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노력은 않고 기존에 형성된 시장을 침탈한다. 대형마트의 영향이 아예 없다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식자재마트와 하나로마트가 전통시장 소비층을 향해 무차별 공격을 많이 한다.

하나로마트와 식자재마트는 유통산업발전법상의 대규모사업장에 편입되지 않아 규제영역 밖에 있다. 심지어 식자재마트는 전통시장 내부에까지 들어와서 영업을 한다. 전통시장이 어렵게 일궈놓은 상권의 한 가운데 들어와서 전통시장으로 유입되는 소비자를 빼앗아간다. 대형마트 때문에 못 살겠다고 규제하라고 외치며 대형마트보다 부도덕하게 행동한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

- 지역화폐 예산이 늘어났다. 전통시장도 많은 혜택이 오지 않나

“온누리상품권의 본질이 변형됐다. 식자재마트의 이익단체인 한국마트협회가 지난해 연말 '지역화폐' 예산 늘리라며 홍남기 부총리의 퇴진을 촉구했다. 수백억, 수천억 매출을 올리는 자들이 세금 뜯어먹겠다고 지역화폐 예산 늘리라고 떼 쓰는 게 정상인가? 정해진 예산에서 지역화폐 예산이 늘어나면 온누리상품권 예산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지역화폐는 쇄국정책과 같은 것이다. 전남지역은 각 기초단체에서 지역사랑상품권을 지원해 줄 뿐 광역지자체에서 발행하는 전남상품권이 없다. 전남상인연합회 슬로건이 ‘많이 오게 하고 많이 보내자’이다. 손님을 많이 오게 하고 택배를 많이 보내자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경기도 성남에서 지역상품권을 내놓으면 성남에서만 사용한다. 우물안 개구리이다. 전남상품권을 안 만드는 이유이다.

지역사랑 상품권은 제살깎아먹기이다. 장벽을 열어줘야 한다. 가둬둘 이유가 없다. 온누리상품권은 지역장벽이 없다. 해남에서는 지역상품권의 사용처 제한에 하나로마트를 편입시켰다. 군수가 농협 관계자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하나로마트에서 지역상품권 사용을 제한하자 지역 소상공인들 매출이 두 배 가까이 뛰었다.

그런데 마트협회는 온누리상품권 예산을 뺏어먹으려고 한다. 전통시장 코앞에 점포를 내는 것도 비난받을 일인데 이제 그나마 전통시장 매출의 주축인 온누리상품권 예산까지 뜯어먹겠다고 나선다. 누군가는 마트협회의 행위에 빗대 ‘세금도핑’이란 표현을 썼다. 

이런 식의 진행이 계속되면 불평등과 양극화가 사회화된다. 지도자들이 양극화 해소를 위해, 용기를 내서 하나로마트와 식자재마트를 규제해야 한다. 지역을 살리는 본래 용도에 맞게 지역화폐를 사용하도록 하면 지역경제가 살찌게 된다.”

- 전남상인연합회 사업 얘기 좀 해 보자

“올해 계획된 사업이 10여가지 있지만 가장 역점을 들이고 있는 사업이 스마트 전통시장 구축사업이다. 전라남도 전통시장만의 독특한 문화역사 스토리와 우수한 특산물을 바탕으로 스마트 콘텐츠 플랫폼을 개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비대면 참여와 방문을 유도하고, 시장홍보와 상품판매를 촉진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고향이라는 감성과 지역의 특산물이 어우러지는 판매전략이 이뤄져야 한다. 스쳐지나가는 쇼핑몰이 아닌, 머물다가는 쇼핑몰을 만들고 싶다. 영광의 칠산바다나 고흥의 나로도처럼 고향 소식을 BToB로 공유하고 대화도 하는 플랫폼을 만드려고 한다.

이런 사업에 네이버나 쿠팡과 같은 대형플랫폼이 동참하면 서로 윈윈할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고 이런 게 상생이 된다. 올해에는 시범사업으로 전남 지역 동서남 방향의 가장 끝에 있는 구례군과 고흥군, 영광군이 참여하지만 내년에는 전남 전 지역으로 확신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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