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재의 변신①] 脫플라스틱 롯데제과, '야채크래커' 생산까지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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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재의 변신①] 脫플라스틱 롯데제과, '야채크래커' 생산까지 접었다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2.04.22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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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켓에 플라스틱 완충재 모두 아웃
연간 약 576톤 플라스틱 사용량 줄여
반년간 걸쳐 실험, 설비에 30억원 투자
최근 3년간 플라스틱 사용량 감소세

<편집자주> 코로나 확산은 우리 일상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등으로 가정 내에서 생활이 길어지며 끼니 해결을 위한 배달음식 주문이 급격히 늘었다. 식품 부자재·포장재도 덩달아 증가하는 추세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지난해 발간한 '2021 플라스틱 집콕 조사: 일회용의 민낯'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플라스틱 배출량 7만 7,288개 가운데 식품 포장재로 쓰인 일회용 플라스틱은 6만 331개로 전체의 78.1%나 차지했다. 전년 대비 6.6%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음료류 32.5%(2만 5,126개), 과자류 12.9%(9,977개)를 차지했다. 

플라스틱 포장재는 내용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환경 오염의 주범이기도 하다. 최근 식품 기업들은 환경 보호를 위해 포장재의 재질과 디자인을 변경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외부 충격으로부터의 제품 보호와 소비자 정보 전달이라는 목적을 유지하면서 '환경을 지키자'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2020년 국내 23개 주요 식품 기업은 환경부와 '과도한 포장재를 줄이기 위한 자발적 협약'에 참여했다. ▲재포장을 자제 ▲띠지·고리 등의 포장재 감량 ▲재질 개선 등의 방법에 대해 고민한다. <시장경제>는 플라스틱 등 포장재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식품 기업들의 노력을 들여다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사진=롯데제과
사진=롯데제과

롯데제과는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는 등 친환경 포장재 사용 확대에 적극적이다. 플라스틱은 분해가 어려운 분자구조로 이뤄져 있어 썩는 데도 수백 년이 걸린다. 플라스틱 사용 자체를 줄이는 것이 환경 보호로 이어지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롯데제과는 80여종에 달하는 비스켓 전 제품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용기를 모두 없앴다. 플라스틱 완충재가 들어가는 미니 야채크래커와 미니 초코칩쿠키의 생산도 중단했다. 이를 위해 롯데제과는 약 30억원을 들여 설비 투자를 단행했다. 6개월에 걸쳐 수백 번의 실험을 통해 각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포장 방법도 개발했다. 롯데제과는 비스킷에서만 연간 약 576톤의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롯데제과의 플라스틱 사용량은 2018년 1만129t에서 2020년 9,273t으로 최근 3년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제과는 제품 용기나 받침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2025년까지 25%, 포장재 인쇄에 사용되는 잉크, 용제를 550t 저감하고, 친환경 종이 포장재 사용을 4,200t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롯데제과의 친환경 포장은 2019년 유해화학물질용제(유해용제) 대체·저감화 작업부터 시작해 해마다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롯데제과는 2019년 중앙연구소 포장연구팀·롯데알미늄과 손잡고 녹색인증 포장 기술 개발에 나선 후 1년여간의 연구 끝에 공동 개발에 성공했다. 이듬해 7월 인증을 받아 마가렛트에 녹색인증 포장을 적용했다.

녹색인증 포장은 환경 독성 물질을 대체하고 유해성을 저감시켜 농림축산식품부와 녹색인증사무국으로부터 녹색기술을 인증받은 포장 기법이다. 롯데제과는 마가렛트를 시작으로 몽쉘, 초코파이, 나뚜루바 등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이뤄낸 연간 환경독성물질 대체량은 총 350t이다.

지난해에는 버려지는 카카오 부산물을 활용한 친환경 포장재를 개발해 롯데제과의 대표 초콜릿 제품인 가나 4종에 적용했다. 이 포장재는 초콜릿 원료로 사용된 후 버려지는 카카오 열매의 부산물을 가공하고 재생펄프와 혼합한 것이다.
 

재활용 간편하게 디자인도 개선

롯데제과는 포장재를 친환경 소재로 바꾼 것에 그치지 않고 재활용도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개선했다. 빼빼로를 포함한 11종에 '칼선'을 적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분리수거 과정에서 쉽게 접을 수 있어 종이 케이스 부피를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미니초코칩쿠키의 유색 플라스틱 트레이를 무색으로 변경하고, 자일리톨 코팅껌 등 껌 9종의 용기 재질을 PVC(Polyvinyl Chloride)에서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로 개선했다. PET가 PVC보다 환경호르몬 발생 정도가 약하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이 반영돼 환경부로부터 재활용 등급이 '어려움'에서 '우수'로 향상됐다.

환경을 위해 화려함을 버리고 디자인을 단순화하기도 했다. 롯데제과는 쥬시후레쉬, 왓따, 후라보노 등의 판껌 10종에도 껌 종이의 인쇄 잉크 도수를 절반 정도로 줄이는 잉크 사용 저감화 작업을 완료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7월 'Sweet ESG 경영'을 선포함과 동시에 친환경 패키징 전략인 'Sweet ECO 2025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2025년까지 제품 용기·트레이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25% 이상, 포장재 인쇄에 사용되는 잉크·용제를 550t 이상 줄이고, 친환경 종이 포장재 사용량은 4,200톤으로 늘린다는 세부적인 계획을 세웠다.

중장기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롯데제과는 롯데중앙연구소를 통해 강소기업인 에버켐텍과 '2022 중소기업기술혁신개발사업'에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위탁기관으로 참여해 탈(脫)플라스틱을 위한 연구 개발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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