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소비자 대표 주축으로 진행된 리걸테크 세미나에서 법률서비스에 대한 첨단기술 도입 필요성이 화두로 떠올랐다. 리걸테크 육성이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의 편익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며,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업계에서는 이미 리걸테크 스타트업 투자가 활발하다는 분석이다.

로앤컴퍼니는 지난 21일 '제2회 리걸테크의 법정책적 과제'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해 11월에 이어 두번째로 마련된 토론장으로, 법률서비스와 첨단기술의 만남을 뜻하는 리걸테크의 현재와 미래를 논하기 위해 마련됐다. 로앤컴퍼니는 비대면 법률상담 플랫폼 '로톡'(Lawtalk)을 운영하고 있다.

세미나에는 안기순 로앤컴퍼니 이사를 포함해 이병준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정신동 강릉원주대학교 교수, 정혜련 경찰대학교 교수,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김재영 한국소비자원 법제연구팀장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해 국내 리걸테크 발전을 위한 생산적인 논의를 나눴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대학원 교수가 개회사를,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이 축사와 주제발표를 맡았다.

이병준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리걸테크와 소비자법의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 교수는 "리걸테크가 세계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변호사에게 적용하는 변호사법을 리걸테크 산업에 적용하면 과잉규제가 우려된다"면서도 "섣불리 규제하기보다 규제 샌드박스 통해 혁신의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신동 강릉원주대학교 교수는 '법률플랫폼과 집단적 피해구제'에 대해 발표하며 소비자 후생 확대 기대감을 내비쳤다. 정 교수는 "독일은 변호사가 부당한 차별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고 리걸테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신속한 법률 개정이 이뤄졌다"며 "우리나라는 대다수의 소비자 분쟁을 공공분야에서 해결하는데 리걸테크 기업에 역할 부여하게 되면 거시적 정책 논의의 여력이 생길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정혜련 경찰대학교 교수는 미국 유니콘 성공사례를 중심으로 한 '리걸테크와 소비자후생'에 대해 발표했다. 정 교수는 "미국 리걸테크 업계 최신 트렌드를 소개하며 미국 내 리걸테크 기업의 숫자가 2016년도 1100여 개에서 2020년 1887개로 늘었다"며 "미국 법률시장에서는 리컬테크를 대세로 인식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법률 서비스에 AI와 빅데이터 기술이 도입되며 리걸테크 기업 숫자가 급증하는 추세라는 것이다.

각계 전문가들의 열띤 토론도 이어졌다. 김지원 과기정통부 디지털신산업제도과 과장은 "리걸테크 세부 분야별로 특성적 차이는 존재하지만 각각 소비자의 정보 탐색 비용을 낮추고 리뷰를 통해 소비자 권익 보호에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소비자 편익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안기순 로앤컴퍼니 이사도 "서비스 이용후기를 통해서 변호사 정보가 제공되고 소비자 피해 예방 기능도 함께 하고 있다"고 소비자 권익 보호를 강조했다. 이어 "판례 검색과 법률 업무 솔루션 분야는 변호사 업무 효율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리걸테크는 소비자는 물론 변호사에게도 큰 편익이 있다"며 "일어나지 않는 위험을 과대평가해 규제하기보다는 소비자의 이익과 위험을 실질적으로 분석하고 위험 요소를 걸러낼 수 있는 보완 장치 마련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세미나는 이성엽 고려대학교 기술법정책센터장 교수와 안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연구소 소비자법센터장 교수가 주최하고, 코리아스타트업이 후원했다. 총 3회에 걸쳐 진행되며, 1회는 '리걸테크를 실현하는 법률플랫폼과 변호사법', 2회에는 '리걸테크와 소비자법의 이슈와 과제'를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