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료, 개인용↓ 영업용↑... 소상공인 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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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보험료, 개인용↓ 영업용↑... 소상공인 부담 가중
  • 노경민
  • 승인 2022.04.1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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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용 차량 보험료 1%대 인하
영업용 보험료 2~4% 인상
보엄업계 "화물·택배 사고 증가 원인"
"라이더, 택배, 퀵서비스 등 취약계층 사정 외면" 지적
"사고 빈도 등 기준으로 보험료 산정 세분화 필요"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손해율 하락에 따라 흑자를 달성한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4년 만에 개인·업무용(법인차량)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키로 했다. 반면 영업용(화물차, 배달차량 등) 자동차에 대해서는 손해율 상승을 이유로 보험료를 올려, 서민 가구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날 책임 개시 계약부터 손해보험 대형 4사(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의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가 1% 가량 낮아진다.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 인하율은 △삼성화재 1.2% △DB손해보험 1.3% △현대해상 1.2% △KB손해보험 1.4% 등이다. 이들 4대 보험사의 개인용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은 80%를 웃돌고 있다.

개인용 차량 보험료는 10년 전(2012년) 67만원 수준이었으나 현재 80만원 선까지 오른 상태다. 지속적으로 손해율이 악화된 탓이다. 이번 보험료 인하로 가입자들이 누릴 수 있는 절감액은 연간 1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무용 자동차 보험료는 △삼성화재 1.2% △DB손해보험 0.8% △현대해상 0.8% △KB손해보험 0.3% 인하키로 했다.

개인용, 업무용과 달리 영업용 자동차 보험료는 △삼성화재 3% △DB손해보험 2.1% △현대해상 3% △KB손해보험 4%(이달 말) 각각 인상된다. 영업용 차량은 이른바 '라이더'로 불리는 배달종사자와 택배기사, 퀵서비스 기사, 영세소상공인들이 생계를 위해 운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장기화로 차량 운행량이 줄고 사고가 감소함에 따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효과를 고객과 나누기 위해 보험료 인하를 결정했다"면서도 "코로나 영향으로 화물차나 택배 차량 운행이 늘면서 사고가 증가해 영업용 자동차 보험료 상승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보험료 조정은 2020년 1월 3% 인상 이후 2년 만에 이뤄졌다. 최근 5년 간 자동차 보험이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17년과 2021년 뿐이다. 그러나 영업용 자동차 보험료만 인상한 것을 두고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적지 않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운수업조사' 결과를 보면 화물차, 택배, 퀵서비스 등 도로화물 종사자는 60만 7625명으로 전년 대비 5만 7541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영업자나 종업원수는 줄어들어 코로나 사태로 가게 문을 닫거나 직장을 잃은 이들이 소화물 운수업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수원에 사는 운수업 종사자 이모씨는 "단순히 금액만 가지고 따지면 부담이 되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사고를 낸 적도 없는데 왜 부담을 같이 떠안아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보험 구조가 그렇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납득하긴 어렵다"며 "경기도 안좋은데 기름값도 오르고 보험료까지 오르니 답답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보험료 계산 방법을 세분화 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 현재 자동차 보험료는 '자동차보험요율서'에 따라 △기본보험료 △특약요율 △가입자특성요율 △특별요율 △우량할인 및 불량할증요율 △사고건수별 특성요율 등을 반영해 산정된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시장 논리를 기준으로 보험사 입장에서 보면,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이용료를 올리겠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같은 보험료를 내는 운전자 중에서도 피해를 보는 이들이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보험료 인상폭이 얼마 되지 않더라도 이는 심적 부담으로 다가온다"며 "공공요금을 비롯해 물가가 워낙 빠르게 상승하는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은 이중으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사고 빈도 등이 다른데 개인용, 영업용 등 그룹을 정해 놓고 리스크에 따라 가격을 올렸다 내렸다 하는 건 맞지 않는 것 같다"며 "개개인에 맞춰 보험료를 산정하는 계산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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