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총수 일가' 부당지원 혐의 첫 공판... 한화솔루션 "모든 혐의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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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총수 일가' 부당지원 혐의 첫 공판... 한화솔루션 "모든 혐의 인정"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2.03.3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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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물량 밀어주기‧위험물 운송 끼어넣기' 기소
한화솔루션 "개선 조치 자료 추가 제출"
재판부, 검찰에 공소장 변경 여부 검토 요청
정진욱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2020년 6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서 한화솔루션의 한익스프레스에 대한 부당지원 행위와 관련, 시정명령과 과징금 229억원을 부과하는 내용 등을 담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진욱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2020년 6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서 한화솔루션의 한익스프레스에 대한 부당지원 행위와 관련, 시정명령과 과징금 229억원을 부과하는 내용 등을 담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승연 회장 일가에 일감을 몰아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화솔루션 변호인단이 검찰 공소사실과 관련 증거를 모두 인정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한화솔루션은 김 회장 친누나가 대주주로 있는 한익스프레스에 2008년 6월부터 2019년 3월까지 국내 물류·운송 관련 업무를 위탁하는 방법으로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건을 조사한 공정거래위원회는 한화솔루션 내부 직원들이 작성한 보고서와 이메일 등 기록을 바탕으로 한화솔루션에 과징금 156억8700만원 과징금 부과와 검찰 고발을 의결했다. 한익스프레스도 72억8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두 기업은 공정위 의결에 불복,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다만 김 회장 등 총수일가는 고발 대상에서 빠졌다. 위 부당지원 기간 한화솔루션 대표를 지낸 김창범 부회장도 피고인 명단에서 제외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29일 14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화솔루션 사건 1회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검찰은 공소요지를 설명하면서 ▲컨테이너 운송 물량 밀어주기 ▲위험물 운송 끼워넣기(통행세) 등을 쟁점 사안으로 정리했다.

'컨테이너 운송 물량 밀어주기' 의혹은, 한화솔루션이 한익스프레스에 수출용 컨테이너 운송 물량 전부를 몰아주고 정상적인 거래보다 현저히 높은 운송비를 지급해 총 87억원 상당을 부당지원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위험물 운송 끼워넣기'는 2010년 1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염산·가성소다’를 판매하면서 실제 역할이 없는 한익스프레스에 운송업무를 맡겨 거래규모 합계 약 900만톤, 거래대금 합계 약 1500억원의 통행세를 받도록 한 혐의다.

한화솔루션 변호인은 "공소사실과 검찰 증거 모두 인정한다"며 "개선 조치 자료만 참고자료로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한화솔루션 의견서를 보면, 공소장 일부 기재된 내용이 실질적으로 공소사실 핵심이 되는 범죄사실과 관련성이 먼 부분이 있다고 한다"며 "검찰 (공소장)은 재벌가 일감 몰아주기에서 지위의 남용이 고려돼야 한단 취지인 듯한데, 엄밀하게 구성요건에 비춰봐서 예단을 불러일으킬 수 있거나 굳이 필요하지 않다면 검토해서 의견을 제시해 달라"고 말했다.

이 사건 기소에서 김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는 모두 배제됐으나 사건 본질이 불공정거래행위(부당지원)라는 점을 고려할 때, 공소장 기재 내용에서 총수 일가 관련 언급은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공판에서 이 부분이 어느 정도 수위로 다뤄질지 여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날 공판은 10여분만에 마무리됐다. 다음 공판기일은 4월12일 오전 10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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