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KT&G 주총서 장점마을 '집단 암 배상' 의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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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KT&G 주총서 장점마을 '집단 암 배상' 의결하라"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2.03.2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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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마을 주민들 "29일 주총서 해결의지 보여야"
KT&G "적법한 절차 의해 처리... 위법행위 확인된 바 없다"
사진= 정상윤 기자
사진= 정상윤 기자

시민단체와 전북 익산 장점마을 피해 주민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29일 열리는 KT&G 정기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 등 소액주주들이 환경 참사 재발 방지 의지를 적극 보여야 된다고 요구했다.

28일 오전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개혁연대민생행동, 공익감시 민권회의, 글로벌 에코넷, 행·의정 감시네트워크 중앙회 등 회원들과 전북 익산 장점마을 피해주민들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및 KT&G 주주 여러분 긴급 의결 촉구'를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장점마을 피해와 관련해 "KT&G가 당시 비료생산업체인 '금강농산'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KT&G가 피해자들에게 책임 있는 배상과 보상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이날 송운학 공익감시 민권회의 상임대표는 "담배제조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만들어지는 부산물인 담배 잎 찌꺼기를 뜻하는 연초박 처리과정에서 평화롭고 살기 좋은 전북익산 장점마을이 죽음의 암 마을로 바뀌었다"며 "무책임한 환경부와 전북도청 및 익산시청 등이 친(親)기업 정책에 매몰돼 진실을 은폐하고 KT&G와 야합해 만들어낸 참혹한 환경참사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들에 대한 충분한 배상과 보상 및 가해자들에 대한 엄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 정상윤 기자
사진= 정상윤 기자

더불어 송 상임대표는 "KT&G와 같은 악덕기업들은 국민연금이 국민을 대신해 경종을 울려야 한다"며 "국민연금이 앞장서 이번 주총에서 배상과 보상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적절한 방안 마련을 의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KT&G의 주식 9%대를 보유한 최대주주 중 하나이다.

최재철 장점마을 피해주민대책위 위원장은 "KT&G가 전북익산 장점마을 폐기물처리 겸 비료생산 공장에 제공한 연초박 때문에 주민 90여명 중 40여명이 암에 걸려 17명이 사망하고 23명이 투병 중"이라면서 "연초박을 공급해서 한 마을이 초토화됐는데도 KT&G는 단 한마디 사과도 없이 모르쇠하면서 침묵으로 일관한다"고 규탄했다.

사진= 정상윤 기자
사진= 정상윤 기자

최 위원장은 이어 "현재 아프지 않은 주민들도 언제 암에 걸릴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며 "마을 주민들은 2019년 여러 번 상경해서 KT&G 사장과의 면담과 공식 사과 등을 촉구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행·의정 감시네트워크 중앙회 김선홍 상임회장은 "KT&G가 제공한 연초박에서 1급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청지기정신을 발휘해 내일 열릴 KT&G 주총에서도 '익산 장점마을 환경참사 피해'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취지로 배·보상을 실시하자고 의결해야 한다"며 "KT&G가 글로벌 대기업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실추된 명성을 회복하도록 앞장서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KT&G는 "오늘 기자회견과 관련한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장점마을 이슈에 대해서 "KT&G는 법령상 기준을 갖춘 비료생산업체인 금강농산에 적법하게 퇴비 원료로 위탁 처리했다"며 "금강농산이 유기질비료 제작을 위해 연초박을 불법으로 고온건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 건에 대한 검찰, 경찰 수사 및 감사원 조사에서도 금강농산의 연초박 처리와 관련해 당사의 위법행위가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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