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ESG 현주소ⓛ] 착한경영 선도... 신한銀, 상생 선순환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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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ESG 현주소ⓛ] 착한경영 선도... 신한銀, 상생 선순환 '앞장'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2.03.2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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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가입 원칙 가입, 녹색금융 실천
ESG와 결합한 상품서비스 잇달아 출시 
소상공인 적극 지원, 문화 연계 활동 활발
“ESG 화폐가치 글로벌 지표 개발해 리딩할 것"
신한은행 본사 전경 사진=시장경제DB
서울 남대문 신한은행 본사 전경. 사진=시장경제 DB

<편집자주>순이익과 시가총액을 통해 순위를 가려온 은행들이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트렌드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의 보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수익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영 방침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사회공헌에 초점을 둔 과거와는 달리 최근 착한경영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은행들도 ESG 친화정책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종이통장 발급 최소화, 친환경 금융상품 출시, 문화·예술 지원까지 경영 전략이 다변화하는 상황이다. 본지는 주요 은행들의 ESG경영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기획 시리즈를 준비했다. 첫 번째 순서는 시중은행 최초 적도원칙 가입, ESG위원회 신설 타이틀을 거머쥔 신한은행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단단한 ESG경영 계획을 선도적으로 수립한 만큼 타 은행보다 한발 앞서 환경·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문화 활동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글로벌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해외 기구와 손잡고 ESG 지속경영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ESG위원회에 참여하는 외부 전문가들은 은행의 ESG경영 현황을 살펴보고 조언하는 역할을 맡는다. ESG 영역이 다양해지는 만큼 구체적으로 사업을 다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체계적인 ESG 프로그램 운영

신한은행은 지난 2020년 9월 시중은행 최초로 다양하고 체계적인 ESG 프로그램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에는 제1차 ESG경영위원회에서 ESG경영 전략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며 관련 사업 계획을 수립했다. 당시 위원회는 국내외 다양한 ESG경영 지표를 참고해 목표 수준을 결정했다. 

특히 신한은행 ESG경영위원회는 환경적인 관점에서 경영 활동에 ESG를 적용했다. 이후 1000만달러 이상 프로젝트 파이낸싱(PF·해외대체투자), 5억달러 이상 기업 대출에 적도원칙 스크리닝 프로세스를 적용해 심사를 하고 있다. 또한 환경·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프로젝트의 위험도를 평가하고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금융계획에 반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한은행은 임직원들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ESG를 실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일례로 신한은행은 구내 식당의 도시락 용기를 친환경 제품으로 교체했다. 건물의 친환경 건축 자재 비율도 30%까지 확대하며 환경성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임직원들에게 ESG 실천 가이드를 공유, 전기용품 플러그 뽑기와 개인 손수건 사용하기 등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지난 3일 새롭게 만든 ESG위원회에는 전문가는 물론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한다. 앞서 꾸린 ESG경영위원회보다 디테일한 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위원장으로는 사외이사인 박원식 의장을 선정해 독립성을 확보했다. 첫 회의에서는 7대 ESG 핵심 추진 과제를 결의했다. 7대 ESG 핵심 추진 과제는 △친환경 금융 선도 △사회적 금융 선도 △사회적 기여 확대 △내·외부 다양성 확장 △미래 금융전문가 양성 △소비자 보호 강화 △ESG 구동 체계 확립 등이다.

 

환경·상생·신뢰... ESG경영 속도

신한은행은 지난 2019년 5월부터 적도원칙(Equator Principles) 4차 개정본 내용을 반영한 프로세스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가입 요건 분석, 선진 은행 벤치마크, 세부 개선 과제 도출, 솔루션 수립·이행, 전산시스템 개발 등의 과정을 통해 적도원칙 가입을 준비해 왔다는 설명이다.

2020년 9월 국내 시중은행 중 최초로 적도원칙 가입에 성공한 신한은행은 대규모 프로젝트의 환경적 사회적 리스크를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 적도원칙은 대규모 개발 사업이 환경 훼손이나 인권 침해와 같은 환경·사회문제를 야기할 경우 자금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자발적 행동협약이다. 대규모 개발 사업이 주로 적도 부근 열대 우림 지역의 개발도상국에서 시행되는 경우가 많아 적도원칙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현재 38개국 109개 금융사가 적도원칙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적도원칙 적용 대상 금융거래는 환경영향평가서 등 자료 검토를 거쳐 프로젝트의 원칙 준수 여부를 심사해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보완한 후 최종적으로 부합하는 경우에만 취급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적도원칙에 가입한 첫 시중은행으로서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기 위해 지난해 1분기 말까지 검토 대상에 대한 이행보고서를 선제적으로 발간했다. 결과보고서를 살펴보면 22건의 적도원칙 적용 대상 중 금융의 경우 B등급은 2건, C등급은 17건이었다. 프로젝트 금융 자문서비스는 C등급 3건으로 모두 적도원칙의 준수 사항에 부합했다.

적도원칙 등급 분류는 A~C등급으로 등급이 높을수록 환경 사회적 악영향이 크다고 판단된다. B등급은 위험요소가 제한적이고, C등급은 부정적 영향이 거의 없다고 본다. 적도원칙 전담부서는 각 등급별로 식별된 △환경·사회 리스크 관리 계획 수립 여부 △주요 허가와 승인 취득 여부 △환경·사회 리스크 완화 조치 여부 △시공·운영단계 온실가스 배출량 확인 △환경영향평가 관리 계획 이행 등 심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준수 여부를 판단해 프로젝트에서 발생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한다.

적도원칙 가입 금융기관은 정보 공개·투명성에 따라 원칙 이행 여부를 협회에 보고하고 연 1회 이상 공개해야 한다. 신한은행은 현재 PF에 대해 적도원칙 스크리닝 프로세스를 준용한 심사를 수행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 법인을 시작으로 글로벌 네트워크에 대해서도 적도원칙 검토 프로세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탈(脫)석탄 금융'을 공식 선언하며 환경·상생·신뢰 3가지 원칙을 기본으로 ESG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탈석탄 금융은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PF에 참여하지 않으며, 석탄발전소 건설 책원(策源)을 인수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이와 함께 신한은행은 은행 전략기획부 내 ESG기획팀을 신설하고 지난해 약 30대의 업무용 전기차 도입을 추진하는 등 친환경 경영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한은행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쏠(SOL)에는 전기차 가격과 보조금을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또한 페이퍼리스(Paperless) 서비스 확대를 통해 금융혁신과 환경보호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지난해에는 종이통장 사용을 줄이는 '나무통장 캠페인'을 시행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ESG 채권 발행에도 적극적이다. ESG 채권은 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 등 사회적 책임 투자를 목적으로 발행한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사진=신한은행 제공
진옥동 신한은행장. 사진=신한은행 제공

 

사회 선순환 촉진... 긍정적 영향력 전파

신한은행의 ESG경영 활성화 노력은 환경 부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신한은행은 기업시민으로서 우리 사회의 선순환을 촉진하고 긍정적인 영향력을 전파하기 위해 ‘新성장산업 금융지원, 新디지털금융 선도, 新성장생태계 조성’을 핵심으로 하는 ‘신한 N.E.O Project’를 추진하고 있다.

‘신한 SOHO사관학교’는 상생을 추구하는 신한은행의 대표적인 ESG 프로그램이다. 음식점·병원·숙박업 등 다양한 업종의 자영업자와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마케팅 전략, 경영 노하우 등 맞춤형 컨설팅을 실시하고 있다. 20·30대 청년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16기(지난해 6월) 교육에선 8주간 집중 컨설팅을 제공했다.  

‘신한 두드림스페이스’도 신한은행의 대표적 청년 지원 사업으로 꼽힌다. 고용노동부·신용보증기금과 업무협약을 맺고 디지털라이프스쿨, 두드림 매치메이커스 등 창의적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의 취업·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돕기 위한 ‘우리동네 응원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영업점 내 설치된 디지털 창구, 포스터, 전광판 등을 활용해 인근 소상공인의 가게를 홍보하고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신한은행의 사회공헌 서비스다. 디지털 포스터가 설치된 전국 205개 영업점에서 신청 가능하고, 최대 1년까지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신한은행이 임직원 재능 기부로 운영하는 ‘신한 어린이 금융체험 교실’, 이동 점포(뱅버드)를 활용한 ‘찾아가는 금융체험교실’, 교육부와 연계한 ‘1사 1교 금융교육’ 등은 선도적인 금융·경제교육 프로그램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신한은행은 지난해 금융감독원장상을 받기도 했다.

문화계 지원도 한창이다. 신한은행은 서울문화재단과 지원 협약을 맺고 매년 잠실창작스튜디오에서 입주 작가 전시회를 개최해 왔다. 서울문화재단 잠실창작스튜디오는 국내 최초로 장애 예술가들에게 창작 공간을 지원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문화예술부문 침체에도 소속 예술인들에게 변함없이 창작 공간과 역량강화 프로그램(Residence Program)을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도 신한은행은 ESG 상품·서비스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ESG 경영 우수기업과 협력사를 대상으로 금리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신한 ESG 우수 상생지원대출’을 출시했다. 신한은행이 자체적으로 선정한 ESG 경영 우수 기업은 연 0.2~0.3% 금리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금융소비자들에게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서약을 받는 상품도 출시했다. 신한은행의 ‘아름다운 용기 정기예·적금’은 일회용기가 아닌 다회용기 사용을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는 아름다운 용기를 응원하겠다는 취지로 출시됐다. 신한은행은 컵 보증금 제도를 운영하는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의 주 협약은행이다.

 

기업 시선에서 사회적 문제 해결 

신한은행은 사회 다양성을 포용하고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는 데 있어 책임을 다하는 금융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올바른 거버넌스 확립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은 지배구조 영역에서 신한의 ‘SH’, 여성의 ‘She’, 영웅의 ‘Heroes’를 합성한 ‘쉬어로즈(SHeroes)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양성평등 문화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은행은 매년 대상과 규모를 확대하고 있으며, 현재 신한 쉬어로즈를 통해 배출된 여성 임원·본부장은 후배들의 성장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한 신한은행은 지난해 3월 ‘Anti-피싱 플랫폼 2.0’을 이행하고 모니터링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다. 날로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는 금융사기·범죄에 노출된 고객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신한은행은 플랫폼 도입 후 한 달여 만에 금융소비자 232명의 41억1300만원 규모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하는 성과를 거뒀다. 향후 예방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나아가 신한은행은 ESG 활동 전반에서 창출되는 사회적·경제적 가치를 화폐가치로 환산하기 위해 연세대학교와 공동으로 ‘신한 SVMF(신한 Social Value Measurement Framework)’를 개발했다. SVMF는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투입되는 자발적 자원의 총합을 ‘Input’으로 두고, 그 결과 산출되는 ‘Social Savings(투입 자원 상당의 사회적 비용 절감액)’와 ‘Social Value Added(창출된 부가가치의 화폐가치 측정치)’의 합으로 ‘Outcome(수혜자를 통해 측정되는 사회적 변화의 계량치)’를 도출해 궁극적으로 ‘Influence(사회적 가치 창출 활동 확산 측정치)’ 값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이와 함께 아시아 금융사로는 최초로 ESG 화폐가치 측정 글로벌 표준 모델을 개발하는 글로벌 기업 연합 ‘Value Balancing Alliance(VBA)’에 가입했다. 신한은행은 다양한 분야의 ESG 리딩 기업이 보유한 사회적 가치 측정 관련 노하우를 SVMF에 접목하고 시스템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이 얼마나 사회에 기여했는지를 측정하고 이를 경영활동·의사결정 과정에 반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며 “글로벌 금융사 최초로 자체 측정 모델을 만든 VBA(Value Balancing Alliance) 가입을 통해 표준 모델 개발에도 함께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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