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R&D 현주소④] 버는 족족 '新기술'에 올인, 아모레퍼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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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R&D 현주소④] 버는 족족 '新기술'에 올인, 아모레퍼시픽
  • 최지흥 기자
  • 승인 2022.03.2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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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 연구소 설립
매년 매출액 대비 2,5% 연구개발에 지속 투자
인삼, 레티놀, 슬리핑뷰티, 에어쿠션 등 성과
최근 세라마이드 피부장벽 형성 기술로 관심
67년간 연구 성과 바탕으로 미래 화장품 준비

<편집자 주>코로나 장기화와 함께 중국에서 K-뷰티 열풍이 주춤하면서 대한민국 화장품 위기설이 돌고 있다. 수출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내수 부진과 글로벌 브랜드들의 온라인 중심 공격적 할인 행사로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의 경쟁력도 큰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늘 위기를 기회로 바꾸었던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혁신 제품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국내 화장품 업계는 매 위기 때마다 차별화된 혁신 제품들을 출시하며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작게는 선밤부터 크게는 비비크림과 쿠션까지 국내 시장은 물론, 전세계 화장 문화까지 바꿔놓은 혁신 제품들은 연구개발 노력의 결과물이다. 또한 100년도 안된 짧은 역사에도 불구, 세계 3위의 화장품 수출 강국을 있게 했다.

본지는 코로나 장기화로 그 역할이 더욱 주목되고 있는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연구개발 투자 노력과 이를 통해 개발된 신성분, 신기술, 그리고 상용화돼 인기를 모은 히트 제품들을 정리해 봤다.

아모레퍼시픽은 ‘철저히 기술과 품질로 고객에게 인정받겠다’는 원칙으로 1954년 한국 최초의 화장품 연구소를 설립했으며, 설립 이후 유럽과 일본 등 당시 화장품 선진 기술 보유 기업과 활발한 기술 교류로 선진 기술을 습득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철저히 기술과 품질로 고객에게 인정받겠다’는 원칙으로 1954년 한국 최초의 화장품 연구소를 설립했으며, 설립 이후 유럽과 일본 등 당시 화장품 선진 기술 보유 기업과 활발한 기술 교류로 선진 기술을 습득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한국 최초의 화장품 연구소 설립

아모레퍼시픽은 ‘철저히 기술과 품질로 고객에게 인정받겠다’는 원칙으로 1954년 한국 최초의 화장품 연구소를 설립했다. 설립 이후 유럽과 일본 등 당시 화장품 선진 기술 보유 기업과 활발한 기술 교류로 선진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노력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시장 위축과 매출부진 등의 상황이 있더라도 매년 매출액 대비 2.5%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또한 연구개발이 진행될 수 있도록 연구장비, 기기, 인프라 도입을 위한 투자도 계속적으로 이어왔다. 

1960년부터는 건강식품으로만 생각되던 인삼을 최초로 화장품 성분으로 활용하기 위해 연구를 시작해 주목을 받았다. 또한, 1965년 민간연구소 최초로 효소 연구를 진행했으며, 1980년대에는 세계에서 4번째이자 한국 최초로 히알루론산 원료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에는 화학, 생물학, 의약학을 비롯해 기계공학, 심리학, 정보기술(IT)까지 다양한 전공 분야의 연구원 540여명이 모여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세계 화장 문화를 바꾸어 놓은 쿠션 화장품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오페의 ‘에어쿠션’을 2008년 개발해 내놓았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세계 화장 문화를 바꾸어 놓은 쿠션 화장품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오페의 ‘에어쿠션’을 2008년 개발해 내놓았다. 사진=아모레퍼시픽

 

대한민국 화장품 기술 진보 주도

아모레퍼시픽은 창업 때부터 신소재, 식물, 한방 원료들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특히, 1960년부터 인삼 연구를 시작해 1966년 세계 최초 한방 화장품 ABC인삼크림을 출시했다. 또한 인삼 중심의 한방 미용법 연구로 전통 약용식물의 피부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체계화했다.

1997년에는 한방화장품 ‘설화수’를 선보였으며, 2006년 4월에는 경희대학교 한의학대학과 협력해 국내 최초의 한방미용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아모레퍼시픽은 먹고 바르는 토탈 뷰티 케어를 위한 한방 미용 건강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제품의 발림성과 흡수성은 높이고 수분과 영양은 더욱 풍부하게 담아 지친 피부를 부스팅 해주는 ‘퍼스트 세럼’ 기술을 개발하고, 설화수 ‘윤조에센스’와 헤라 ‘셀 에센스’를 통해 선보이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연구개발의 결과물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라네즈의 ‘워터 슬리핑 마스크’로 대표되는 ‘슬리핑 뷰티’ 기술을 통해 잠든 사이 피부 컨디션을 회복시켜주는 제품을 개발했다. 피부 써카디언 리듬(Circadian rhythm)을 바탕으로 흡수력이 커지는 밤 사이 피부 수분막을 형성해줘 낮 시간 동안 자극 받은 피부를 맑고 투명하게 정화시키고 다음날 화장이 잘 먹는 건강한 상태로 만들어주는 시스템이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세계 화장 문화를 바꿔 놓은 쿠션 화장품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오페의 ‘에어쿠션’을 2008년 개발해 전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의 주요 성과 중 대표적인 것은 화장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보습과 미백, 주름개선 관련 기술, 성분 개발에 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의 주요 성과 중 대표적인 것은 화장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보습과 미백, 주름개선 관련 기술, 성분 개발에 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화장품의 핵심 ‘보습, 미백, 주름개선’ 기술개발

아모레퍼시픽 연구소의 주요 성과 중 대표적인 것을 꼽자면 보습과 미백, 주름개선 성분과 기술 개발에 있다. 해당 기술은 화장품의 핵심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피부에 꼭 필요하며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성분 개발에 오랜시간 노력해 왔으며 이를 통해 보습 성분으로는 ‘세라마이드 PC 104’ 신소재를 개발했다. 또한, 미백에서는 ‘멜라솔브’ 소재, 주름개선에는 ‘레티놀’ 소재의 안정화 기술을 개발해 냈다. 이들 소재와 기술의 우수성은 특허와 논문, 기술상 수상을 통해 인정받았으며 꾸준한 제품 상용화와 업그레이드를 통해 고객과 만나고 있다.

우선 아모레퍼시픽이 개발한 세라마이드 PC 104는 구조적으로 제형 내 안정화가 용이하고 피부 보습과 피부 장벽 강화 효과가 있다. 고함량의 세라마이드는 제형 내에서 불안정해 겔링이 자주 발생하지만, 세 차례에 걸친 제형 기술의 향상을 통해 안정화 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일리윤의 ‘세라마이드 아토’ 라인과 마몽드의 ‘프로바이오틱스 세라마이드 인텐스 크림’에 적용돼 피부 건조와 보습에 고민을 가진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멜라솔브는 기존의 미백제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에서 개발이 시작됐다. 피부에 안전하면서 피부를 밝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실효능이 있는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페놀계 화합물이 아닌 소재를 탐색했고, 기존의 타이로시나이제의 직접적인 저해가 아니라 발현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새로운 소재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여기에 멈추지 않고 소프트 오일 캡슐과 리포솜 등의 다양한 제형 기술을 접목해 멜라솔브 제형에서의 상용성 및 피부 흡수 등을 증진시킴으로써 제품의 미백 효과를 극대화했다. 현재 헤라의 ‘멜라솔브 프로그램’ 라인과 아이오페의 ‘멜라솔브 스팟 클리어링 에센스’, 라네즈의 ‘래디언씨 크림’에 적용돼 판매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명사라고 할 수 있는 레티놀은 노화, 탄력 등에 효과적인 소재로 현재까지 안티에이징 최고 정점에 있는 성분이다. 우수한 주름개선 고기능성 성분이지만 제형화가 까다로워 제품 개발이 쉽지 않았던 소재였다. 아모레퍼시픽은 1997년 대한민국 최초로 기능성 화장품으로 허가를 받으며 이후 10번에 걸친 기술 진화를 통해 고함량의 순수 레티놀을 안정화 하는데 성공했다.

27년간 전문 연구로 개발한 큐브셀 시스템은 항산화 시스템으로 레티놀을 안정화 시켜주며, 캡슐 코팅을 하지 않아 흡수가 빠르다. 현재 레티놀 엑스퍼트로 기존 대비 고함량 레티놀을 함유해 2주만에 확실한 주름 개선 효과를 보여주는 제품들을 주요 브랜드에 적용해 판매 중이다.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22년 경영화두로 모든 고객들이 ‘뉴 뷰티(New Beauty)’를 통해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발견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22년 경영화두로 모든 고객들이 ‘뉴 뷰티(New Beauty)’를 통해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발견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모든 고객들의 ‘뉴 뷰티’ 실현 목표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22년 경영화두로 모든 고객들이 ‘뉴 뷰티(New Beauty)’를 통해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발견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아모레퍼시픽은 내외면의 조화와 웰니스로 이어지는 광의의 라이프 뷰티를 추구하고, 디지털 연결을 통해 초개인화 솔루션을 제공하며, 다양성과 대자연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새로운 비전을 실현해 나갈 방침이다.

연구개발 전략도 이러한 비전에 발맞춰 바이오 웰니스 뷰티, 고객 경험을 위한 맞춤 개인화 솔루션, 그리고 보다 적극적인 환경개선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은 디지털 전환, ESG 실현을 위한 대응전략과 실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속 가능한 혁신 연구 강화를 위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9월 R&D 내 연구센터(Sustainable Life Research Center)를 설립했다. 전사적 ESG 추진 전략에 맞춰 브랜드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을 가속화할 방침을 세운 것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로 종이포장재가 적용된 선 케어 제품이 2021 대한민국 올해의 녹색 상품 수상하기도 했다. 해당 기술은 종이 포장재의 한계를 개선해 최장 36개월간 유통이 가능하며 플라스틱 사용량을 70%까지 줄일 수 있다.

연구센터는 외부 혁신 기술의 적극 도입을 통해 이러한 환경성 개선 연구를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며, Less Plastic을 구현하고 환경발자국을 개선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을 확대해갈 방침이다.

또한 아모레퍼시픽은 바이오 디지털 융합 기술 기반의 새로운 진단 서비스를 확대하고 맞춤형 화장품을 개발해 차별화한 고객 경험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러한 연구 성과로 아모레퍼시픽은 맞춤형 배스봇과 맞춤스킨케어 플랫폼 기술로 2022 CES 혁신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내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바이오테크의 진화와 맞물려 피부과학 기술은 더욱 고도화되고 있다”면서 “아모레퍼시픽은 67년간의 피부과학 연구 자산을 바탕으로 새로운 바이오기술을 접목해 더욱 진화된 화장품 소재를 개발하고 고객이 실효를 체감할 수 있는 고기능성 화장품을 개발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글로벌 환경규제가 가속화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업의 책임도 강화되고 있다”면서 “아모레퍼시픽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과 책임에 공감하며 환경영향을 개선하고 더 나아가 생태계 보전 및 복원을 위한 연구 투자를 늘려가고 있으며 고객의 안전, 안심을 넘어 환경에도 유익한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해 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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