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R&D 현주소②] 에스티로더·SK-II... 조급증 버리니 세계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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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R&D 현주소②] 에스티로더·SK-II... 조급증 버리니 세계가 '주목'
  • 최지흥 기자
  • 승인 2022.03.2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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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브랜드 제품 뒤 꾸준한 연구개발 노력
에스티로더, SK-II 좋은 예...국내기업 변화 중
연구개발 투자 확대로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

<편집자 주> 코로나 장기화, 중국 시장 고전 등 K-뷰티에 위기설이 돌고 있다.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내수 부진 현상도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국내 화장품 브랜드의 경쟁력 역시 하향 곡선을 그리는 실정이다. 설상가상으로 글로벌 브랜드들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어 향후 전망도 암울하다. 

업계에서는 위기 극복을 위해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혁신 제품 개발에 매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내 화장품 업계는 매 위기 때마다 혁신 제품을 내놓으며,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을 이겨냈다. '선밤', '비비크림', '쿠션' 등 우리가 개발한 혁신 제품들은 세계 화장 문화까지 바꿔놓은 노력의 결과물이다. 이를 통해 K-뷰티는 짧은 역사에도 세계 3위의 화장품 수출 강대국 반열에 올랐다. 

본지는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연구개발 투자 노력과 이를 통해 개발된 신성분, 신기술, 그리고 상용화돼 인기를 모은 히트 제품들을 정리해 봤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선두기업들은 물론, 김정문알로에와 리만코리아 등 방문판매 전문 기업들, 대한민국 대표 한류 마스크팩 메디힐,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닥터지와 바노바기, 소재 연구 전문 기업인 넥스젠바이오와 셀아이콘랩 등 다수의 화장품 기업들이 연구개발 투자 확대로 미래 화장품 준비에 나서고 있다. 사진=엘엔피코스메틱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선두기업들은 물론, 김정문알로에와 리만코리아 등 방문판매 전문 기업들, 대한민국 대표 한류 마스크팩 메디힐,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닥터지와 바노바기, 소재 연구 전문 기업인 넥스젠바이오와 셀아이콘랩 등 다수의 화장품 기업들이 연구개발 투자 확대로 미래 화장품 준비에 나서고 있다. 사진=엘앤피코코스메틱

- 명품 넘어 장수 브랜드 되기 위해서 집중적인 연구개발 필수

국내 화장품은 짧은 시간 폭발적인 성장을 해왔지만 세계적으로 소위 명품이라고 불리는 브랜드가 아직 없다는 것에 대해 정부와 업계 모두 반성이 필요하다. 

원천기술과 원료 부족에도 다양한 신소재와 신기술을 개발한 대한민국 화장품은 왜 아직 명품이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짧은 역사, 판매를 목적으로 발전해 온 국내 화장품 산업의 특성, 정부의 지원 부족 등을 꼽는다.

그동안 민간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로 세계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 화장품을 개발한 것을 생각하면 짧은 역사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결국 판매를 목적으로 발전해 온 국내 화장품 산업의 특이점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사용감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국내 화장품 브랜드 중 독자 성분을 보유하고 해당 성분만을 꾸준히 발전시켜 온 사례는 많지 않다. 효능, 효과보다 판매를 목적으로 하다보니 트렌드 성분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변경을 밥 먹듯이 한 것이다.

이는 오랜 시간 소비자들에게 꾸준하게 사랑받은 해외 유명 브랜드들과 결정적인 차이다. 일례로 세계적으로 ‘갈색병 세럼’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에스티로더의 ‘어드밴스드 나이트리페어’는 1982년 출시한 최초의 세럼으로 현재까지 사랑받고 있는 제품이다.

스포이드가 내장된 갈색 용기로 인해 '갈색병 세럼'이라는 애칭이 붙은 이 제품은 40여년 동안 안티에이징 또는 화이트닝 기능을 강화하며 리뉴얼해 왔다. 한 해 40만병, 1분에 약 9병이 팔리며 안티에이징 화장품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제품이다.

SK-II 역시 100년이 넘는 기간 피테라 에센스 연구에 집중하며 기술 진보를 만들어 온 대표적 브랜드이다. 국내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베네피트 틴트' 역시 샌프란시스코의 한 스트립 댄서의 유두를 물들이기 위해 처음 제작된 이후 입술과 볼 등에 사용하는 화장품으로 50여년 간 전세계 여성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 베네피트의 경우는 한 가지 제품을 집중해 발전시켜 온 대표적인 예다.

최근 국내 화장품 업계도 이러한 예들이 계속해 나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쿠션 화장품을 비롯해 최근 다시 등장한 레티놀 화장품, 그리고 AHC의 얼굴 전체에 바르는 아이크림의 계속된 업그레이드는 국내에서도 해외와 비슷한 사례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열고 있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연구개발 투자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코리아나화장품 등 선두기업들은 물론, 김정문알로에와 리만코리아 등 방문판매 전문 기업, 대한민국 대표 한류 마스크팩 메디힐,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닥터지와 파티온, 소재 연구 전문 기업인 넥스젠바이오와 셀아이콘랩, 퓨젠바이오 등 다수의 화장품 기업들이 연구 분야 투자를 통해 미래 화장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업계 한 관계자는 “익숙해지면 버려진다는 어느 화장품 광고 카피처럼 멈춰있는 기술은 이미 죽은 기술이며 이런 화장품은 소비자들에게 결국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면서 “새로운 제품, 소비자들이 찾는 트렌드 제품도 중요하지만 브랜드의 가치를 지켜가며 소비자들에게 대를 이어 사랑 받을 수 있는 제품 개발이 있어야 우리나라도 명품이라고 불리는 제품이 탄생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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