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세적 투자 나선 삼성SDI "독자 공장, 미국 설립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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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세적 투자 나선 삼성SDI "독자 공장, 미국 설립 검토"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2.03.18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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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호 사장 "현지 케파 확보 필요"
"스텔란티스 합작 美 공장, 상반기 착공 예상"
신북미무역협정 25년 발효 예정
'무관세 혜택' 위해선 미국 內 배터리 셀 생산 불가피
설비 투자 확대... 배당규모, 전년과 동일
최윤호 삼성SDI 사장. 사진=삼성SDI
최윤호 삼성SDI 사장. 사진=삼성SDI.

올해부터 삼성SDI를 이끌게 된 최윤호 사장이 전기차 제조 기업 스텔란티스와의 조인트벤처(JV) 배터리 공장 설립을 시작으로, 미국 현지 자체 생산시설 구축 의사를 밝혔다.   

17일 최윤호 사장은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중장기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스텔란티스와 공장 설립을 준비하며 현지 케파 확보의 필요성을 느꼈다. (미국에) 자체 공장 설립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 SK온에 비해 해외 투자가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최 사장의 이날 발언은 적극적인 해외 투자에 나서겠다는 시그널로 해석될 수 있어 시장의 비상한 주목을 받았다. 

최 사장은 당면한 최우선 과제로 스텔란티스와의 미국 내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을 꼽으며, 동 프로젝트가 당초 예정된 일정에 따라 순조롭게 마무리 될 수 있도록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우선 과제는 스텔란티스 JV 공장 설립

삼성SDI는 지난해 10월, 스텔란티스와 연간 생산능력 23GWh 규모의 전기차용 이차전지 생산 공장 건설에 합의했다. 양산 시점은 2025년, 향후 시설을 확대해 연간 생산능력을 40GWh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는 삼성SDI가 신북미무역협정(USMCA) 무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 올해 상반기 내 부지 선정을 끝내고,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글로벌 탄소중립 취지에 발맞춰 전기차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관련 정책은 삼성SDI를 비롯한 국내 배터리 기업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배터리 등 첨단 부품의 중국 의존도를 대폭 낮추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의사가 확고하고, 미중 무역갈등으로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 현지 생산라인 구축에 제동이 걸린 사정도 국내 배터리 기업들에겐 호재이다.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배터리 제조 3사는 미국 완성차 기업과의 협업을 강화하면서 북미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변수로 등장한 것이 USMCA이다. 

2025년 7월 발효 예정인 동 협정에 따르면, 완성차가 무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미국 내 부품 생산 비중이 75% 이상이어야 한다. 현지 전기차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무관세 혜택이 필수적인만큼 미국 완성차 기업들은 자국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앞다퉈 미국 현지 생산시설 확대에 나서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최 사장은 "현재 (합작 공장) 부지 선정을 어느 정도 마친 상태이며 조만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공장 설립에 2년여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삼성SDI는 미국 내 배터리 셀 생산시설이 없다. 미시건에 배터리 모듈·팩 조립 라인이 있으나 핵심 부품인 셀은 제조하지 않는다. 삼성SDI의 배터리 셀은 한국 울산, 중국 시안, 유럽 헝가리에서 생산된다. USMCA 발효가 불과 3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미국 현지 배터리 셀 생산라인 구축은 회사의 최대 현안이 됐다. 회사가 자체 공장을 건설한다면 조립라인이 있는 미시건이 유력하다는 견해도 있다.  

한편 최 사장은 이날 주총에서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회사는 배당규모를 지난해 수준으로 조정하면서 주주들의 양해를 구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3조 5532억원, 영업이익은 1조6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 20%, 59% 증가했으나 시설 및 R&D 투자가 늘면서 배당 규모 확대에 어려움이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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