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용접불티 가장 위험, 공사장 안전수칙 철저히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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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용접불티 가장 위험, 공사장 안전수칙 철저히 지켜야
  • 박해영 부산강서소방서장
  • 승인 2022.03.0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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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영 부산강서소방서장
박해영 부산강서소방서장

1920년대에 미국의 한 여행 보험회사 관리자인 허버트 W는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을 거론했다. 작은 사고를 방치하면 큰 사고로 이어진다는 산업재해 법칙이다.

흔히들 신축공사장에서는 화재가 발생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화재가 발생해도 탈 것도 없고 상주 인원도 적어 인명피해가 적을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신축공사장의 환경을 한번 주의깊게 생각해 보자.

우선 난방이 없어 모닥불이나 가스불을 피운다. 현장에는 합판이나 단열재, 위험물 등 각종 가연물이 많이 산재돼 있다. 더구나 그 주위에서 용접 및 절단 등 불티가 발생하는 작업도 진행한다. 그런데 소방시설은 고작 임시로 설치해 그 효용성이 현격하게 떨어진다.

특히 축구장 크기 이상의 대형공사장은 그 내부공간이 미로 형태처럼 복잡하고, 공사기간 단축을 위해 많은 인원이 투입돼 동시다발적으로 작업이 이뤄진다. 이런 곳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다수의 인명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또한 많은 양의 건축자재 등으로 화재하중이 커서 대형화재로 이어지면 인명구조나 화재진압을 위한 소방관 진입도 매우 어려운 환경이 된다.

대형 신축공사장의 화재로 지난 2020년 경기 이천 물류창고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 38명이 목숨을 잃은 후 2년도 지나지 않아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또 다시 대형 화재가 발생해 화재진압에 나선 소방관 3명이 순직했다. 지난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에서도 소방관 1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공사장 화재 발생의 가장 큰 요인을 뽑는다면 단연 용접·용단 시 발생하는 불티 관리 주의 위반이다.  소방청 발표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6~2020년) 용접작업 중 불티로 인한 화재가 5,909건 발생해 469명(사망 29명, 부상 440명)의 사상자를 냈다. 용접 및 용단 작업 시에는 수천 개의 불티가 발생하고 비산한다.

더구나 공사 현장에는 가연성 도료, 인화성 물질, 단열을 위한 석유화학제품 등 불에 잘타는 가연물이 넘쳐난다. 또한, 밀폐된 공간에서 용접·용단 작업 등을 실시하는 경우가 많아 화재 위험과 연소 확대 위험이 더욱 증폭된다. 이런 용접·용단 작업을 안전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안전수칙을 지키며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먼저 인화성 액체의 증기나 가스 등의 제거를 위해 작업 전에는 충분한 환기를 해야한다. 또 작업 전 작업공간 주변에 있는 가연성 물질, 인화성·폭발 위험물을 제거·격리해야 한다. 

용접불티 비산에 따른 화재·폭발 예방을 위해서는 용접불티 비산방지 덮개, 방화포, 소화용구 등의 비산 방지기구를 구비해 놓아야 한다. 또, 화재의 위험을 감시하고, 화재 발생 시 사업장 내 근로자를 대피유도하는 업무만을 담당하는 화재감시자를 지정하고 작업자를 보호해야 하며, 유독가스의 폭발이나 산소 결핍 여부를 지속해서 확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용접 작업 후에는 작업장 주변 불씨가 남아 있는지 일정시간(1시간 이상) 확인해야 한다.

공사장 화재는 주로 용접 불티와 사용자의 부주의, 그리고 설마하는 안전불감증에서 발생한다. 이를 단속하는 소방기관의 노력만으로는 화재예방에 한계가 있어 공사장 관계자의 깊은 관심과 협조가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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