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노크하는 신한은행... 메타버스 시장 선점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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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노크하는 신한은행... 메타버스 시장 선점 '잰걸음'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2.02.2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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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펀즈 선정 후 중장기 서비스 구현
KT와 디지털 동맹... '잘나가게' 연계
"가상점포 1호 개점 위한 정비가 과제"
신한은행 본사 전경 사진=신한은행 제공
신한은행 본사 전경 사진=신한은행 제공

신한은행이 메타버스(Metaverse)를 활용한 투자 플랫폼 개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IT 대기업이 구축한 외부 플랫폼을 이용한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자체적인 디지털 서비스나 영업점을 추진한다는 측면에서 이목이 쏠린다.

메타버스는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말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해부터 '자체개발 독자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8월 17일 '메타버스 기반 디지털 플랫폼 구축' 입찰 공고를 내고 9월 중 메타버스 전문 기업 핏펀즈(fitfuns)를 주 사업자로 선정해 메타버스 서비스를 구체화하고 있다.

핏펀즈는 신한 퓨처스랩 출신으로 신한금융의 '퓨처스랩 메타버스', 신한은행 쏠(SOL) 프로야구 메타버스 '쏠 베이스파크' 등을 구축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은 궁극적으로 뱅킹 서비스가 가능한 가상 영업점이 될 것”이라며 “오프라인 영업점과 동일한 상담은 물론 예금이나 대출 등 금융상품 가입도 제공한다”고 말했다.

올해 초에는 신한은행과 KT가 미래 성장 디지털전환(DX) 사업 협력 차원에서 지분을 교환하며 '핀테크 동맹'을 맺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KT(통신)와 신한은행(금융)의 혈맹 행보에 대해 이례적인 평가가 쏟아졌다. 모두 전통산업으로 치부돼 시장에서 홀대받아온 만큼 주가 부양이라는 공통의 이해관계를 통해 메타버스 시장진출을 노렸다는 분석이다. KT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2배, 신한은행의 모회사 신한금융지주의 PBR은 0.47배로 엇비슷한 상황이다.

양사는 금융과 통신이 융합된 공동경제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골자로 플랫폼 구축 연계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동경제시스템'은 오프라인 포인트와도 연동할 수 있고 여러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 결제와 회원 간 가치이전 등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AI, 메타버스, NFT, 빅데이터, 로봇 등 영역에서 미래금융DX과 플랫폼 신사업을 중심으로 23개 공동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체불가능한토근(NFT)은 메타버스 못지않게 기업들의 주가 부양의 '재료'로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탄탄한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대체불가능한토근(NFT)에 기반한 디지털자산을 발행·거래할 계획이다.

미래금융DX 분야에서는 KT의 데이터분석, 자연어처리(NLP) 등 AI 역량과 신한은행의 금융데이터 기반으로 차별화된 사업모델을 완성해 시장성과를 거둔다는 계획이다. 금융특화 AICC(AI컨택센터)가 대표적이다. AI를 기반으로 업무 생산성과 고객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언어모델 개발 등 중장기적 협력도 적극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이미 선도적으로 AI뱅커가 고객 응대하는 미래형 점포 ‘디지로그(DIGILOG)’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KT의 AI, 로봇, 미디어월 등 혁신 솔루션을 더해 새로운 개념의 미래형 점포로 고도화하고 완성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타버스 통신·금융 융합서비스로 연내 소상공인 사업에도 나선다. 신한은행과 KT는 양사가 보유한 강점과 뛰어난 CX(고객의 경험)를 기반으로 특화서비스를 만들어 양사의 융합된 혜택을 소상공인과 MZ세대가 누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KT ‘잘나가게’ 플랫폼의 입지상권데이터 등과 연계한 대안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해 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양사는 메타버스 등 플랫폼 신사업을 통해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가령,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를 구축하고 KT의 메타버스 플랫폼에 금융 인프라를 탑재해 양사 메타버스 플랫폼의 유통 포인트를 공동 발행한다. 외부 제휴사 메타버스 플랫폼과 연계한 포인트 교환 등 고객의 활동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KT가 보유한 상권정보 등을 접목해 차별화된 부동산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도 검토하고 있다. KT가 보유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양사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 전자문서 사업도 공동 추진한다. 다양한 유형의 전자계약서, 전자증명서, 모바일 전자고지와 같은 비정형 데이터로 구성된 전자문서의 보관 뿐만 아니라 공인전자문서중계자 사업과 연계해 구체적인 사업 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플랫폼 구축을 넘어 미션·보상시스템·아이템 활용 등의 게임 요소를 금융·비금융 콘텐츠에 접목시키기도 했다. 최근 신한은행은 게임 환경을 차용해 아바타·가상공간·커뮤니케이션 기능 등을 적용한 메타버스 환경을 구축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10월에는 LG유플러스와 가상현실(VR) 전문 콘텐츠 개발사인 맘모스 등과 함께 숙명여대를 통해 대학캠퍼스라는 공간을 메타버스로 최초 구현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통한 금융교육서비스도 연계 중이다. 신한은행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을 활용한 금융교육 프로그램 '신한 쏠버스(SOLverse) 메타금융스토리'를 올해 2월부터 시행 중이다. '쏠버스 메타금융스토리'는 메타버스 플랫폼에 금융교육장을 구현한 것으로 초등학생들이 금융을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도록 유도한다.

신한은행은 이러한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기 위해 ‘히로익 클라우드(Heroic Cloud)’ 등 메타버스 기반 인프라를 도입했다. 클라우드 도입을 통해 메타버스 서비스 수용 가능한 설계 구조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히로익 클라우드는 자바스크립트, 유니티(Unity), 언리얼(Unreal) 등 게임엔진을 위한 확장 가능한 오픈 소스 게임 서버인 나카마(Nakama)로 구축된 클라우드 기반 프로덕션 게임 서버다. 구글, AWS와 같은 타 클라우드에서도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신한은행의 목표는 가상 영업점 개점에 닿아 있다. 다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신한은행이 실질적인 가상 영업점 개점을 위해서는 법적인 제도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상세계를 통한 업무 범위가 어디까지 허용될 것인지에 따라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방하는 법률적 문제다.

금융당국도 가상 뱅킹의 필요성을 요구하는 추세를 인지하고 제도 보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메타버스를 규정하는 법률이 없어 메타버스 금융 영업점 운영 시 불완전판매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정보보호 문제와 메타버스 플랫폼 특성을 반영한 제도적 체계가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작년 은행들이 제시한 메타버스 구축 과정에서 필요한 제도 개선 등 내용에 맞춰 법령 체계 개편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메타버스 금융’의 미래를 가늠해보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은행연합회를 통해 시중은행별 메타버스 사업 계획과 진행 상황을 공유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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