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 톺아보기] 구본걸 '비상장社 활용' 도마... 승계 물밑작업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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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 톺아보기] 구본걸 '비상장社 활용' 도마... 승계 물밑작업 진행중?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2.02.2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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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패션'에서 종합의류회사로 발돋움
구본걸 소유회사 통해 LF 지분 매입 활발
해우촌·LF네트웍스, LF 지분 7.77% 보유
베끼기 논란에 무효소송했지만 기각 당해
LF사옥 전경. 사진= LF
LF사옥 전경. 사진= LF

1974년 반도상사가 패션사업부를 발족한 후 '반도패션'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이 LF의 시작이다. 같은해 서울 명동에 1호점을 열었다. 이후 1975년 신사복, 1978년 액세서리, 1979년 캐주얼 패션을 각각 론칭하며 종합 의류회사로 발돋움했다. 

1994년에 사업문화단위(CU) 승격 후 1995년 럭키금성상사가 LG상사로 바뀌면서 브랜드명을 'LG반도패션'으로 변경했다. 이어 1996년 'LG패션'으로 사명을 바꾸고, 사옥을 강남구 신사동으로 이전했다. 2014년에는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후 지금의 'LF'로 변경했다.

역대 주요 브랜드는 TNGT, 타운젠트, 마에스트로, 라푸마, 닥스, 헤지스, 질 스튜어트 등이 있다. 특히 반도-LG패션 시절 '티피코시'의 광고모델로 서태지와 아이들, 김건모 등을 기용하며 대중들에게 이름을 각인시켰다.

 

탄탄한 지배구조... 이목 쏠린 '해우촌·LF네트웍스'

구본걸 LF 회장. 사진= LF
구본걸 LF 회장. 사진= LF

LF는 범 LG가(家)처럼 탄탄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LF가 주요 계열사 지분을 100%를 갖고 있고, 대부분의 계열사에 대해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구본걸 회장 등 특수 관계인이 LF 지분 45.8%를 소유하고 있다.  

최근 눈에 띄는 LF 지분율 변화는 구본걸 회장 보유분 감소와 해우촌·LF네트웍스 등 비상장 회사의 보유분 증가이다.

구 회장의 지분율은 2019년 말 19.93%에서 2020년 6월 19.11%로 줄었다. 구 회장의 LF 지분이 줄어든 것은 LG상사에서 분리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앞서 구 회장은 2020년 5월에 보유한 주식 24만주를 조카인 구민정, 구성모 씨에게 각각 12만주씩 증여했다. 구 회장의 지배력에 영향을 미칠만큼은 아니지만 LG상사 분할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 업계 이목을 끌었다.

구 회장의 개인회사인 '해우촌'은 한 때 비정상적인 자금흐름으로 구설에 올랐다. 구 회장은 LF비상장 계열사인 '태인수산'의 지분 100%를 보유하다 해우촌을 흡수합병하고 사명을 '해우촌'으로 변경했다.

해우촌이 논란이 된 이유는 41억원의 자본잠식 기업이 지난해 2월부터 5월까지 총 10차례 걸쳐 1.06%의 LF지분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자금은 구 회장 개인에게서 나왔다. 이에 해우촌이 보유하고 있는 LF지분은 0.53%에서 1.59%로 뛰었다. 여기에 구 회장이 들인 돈은 총 53억원 가량이다.

해우촌은 LF의 핵심 사업인 패션과 관계 없는 해조류 전문 기업이다. 최근 홈쇼핑에서 LF의 계열사인 LF푸드와 함께 자사 김 브랜드를 판매하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해우촌의 대표이사는 LF푸드의 외식사업본부장을 지낸 김승회 전무가 맡고 있다. 

LF지배구조도. 표=시장경제디자인팀
LF지배구조도. 표=시장경제디자인팀

여기에 오너일가가 소유한 비상장 기업 'LF네트웍스'도 논란을 더했다. 이 회사는 LF주식이 전혀 없었지만 2020년 10월부터 LF 주식을 꾸준히 사들여 지난해 5월 기준 4.31%의 LF 지분을 보유했다. 이후 LF네트웍스는 추가로 지분을 매입해 지난해 12월 기준 6.18%의 LF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오너 일가 기업 두 곳이 보유한 LF지분은 해우촌(1.59%)과 LF네트웍스(6.18%)를 합쳐 7.77%다. 이는 LF 오너 일가 중 구본걸(19.11%), 구본순(8.55%)에 이은 3번째로 많은 지분 보유량이다. 두 회사를 통한 LF 지분 매입으로 오너일가는 47.74%로 지배력이 커졌다.

업계는 LF 오너 일가가 비상장 기업을 통해 핵심 계열사 지분을 매집하는 것은 승계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해우촌은 자본잠식 등으로 자산가치가 낮아 향후 LF네트웍스 등 오너일가 소유의 비상장사로 매각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베끼기·잦은 가격오류 등 논란

LF는 이밖에도 다양한 구설수에 오른바 있다. 먼저 2020년 7월에 LF 자사 블내드인 질스튜어트에서 불거진 '이어폰 케이스 베끼기' 논란을 들 수 있다.

소규모 4인 기업 프로퍼빌롱잉즈가 2018년부터 팔던 이어폰 케이스와 흡사한 제품을 반년 뒤 LF가 판매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LF는 소송이 시작되자 판매를 중단했고, 디자인이 범용적으로 쓰일 수 있는 부분을 심사받고자 무료심판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지난해 6월에는 LF몰에서 프로스펙스의 신발, 의류 등을 정상가 대비 90% 할인해 판매하다 사고가 났다. 10만원이 넘는 다수의 제품들을 4,400원에 판다는 입소문이 퍼지며 순식간에 품절됐지만 입점업체의 판매 가격 오등록으로 제품 주문이 취소되면서 고객 불만이 폭증했다. 이에 LF몰은 자사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사과문을 올렸지만 논란을 수그러들지 않았다.

같은해 7월에는 소비자 기만 행위로 도마에 올랐다. 옥션에서 판매하던 닥스 숄더백을 판매자 측 가격 등재 오류로 자체 환불 처리하는 과정에서 '재고 부족'으로 환불 처리 한다고 안내 메세지를 보내놓고 이후 가격을 수정해 다시 판매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또 고객 동의 없이 임의로 상품 회수 처리하면서 '황당하다'는 소비자 비난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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