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소주도 오른다... 기름값 리터당 1800원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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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소주도 오른다... 기름값 리터당 1800원 전망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2.02.2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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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대표 먹거리 두부, 소주 판매가 잇따라 올라
두부 8%, 소주 7.9%, 인상... 서민 가계 부담
"원재료, 인건비 상승에 출고가 인상 불가피"
정부 유류세 인하 연장 불구 기름값 오름세 여전
공정위 "치킨 등 외식품목 배달수수료 공개"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연초부터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기름값 오름세가 정부의 유류세 인하조치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꺽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서민들이 주로 찾는 대표 먹거리인 두부, 소주 등 가공식품 판매가까지 잇따라 인상되면서 물가당국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조치 연장과 외식물가 원가 공개 등 정책 역량을 총 동원해 대응에 나섰다.  

CJ제일제당과 풀무원은 최근 원재료비 인상을 이유로 두부 값을 평균 8% 가량 올린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이 판매 중인 '국산콩두부 찌개용 300gx2'는 4980원에서 5290원으로, '양념이 잘배는 찌개두부 300g'은 1300원에서 1400원으로 각각 올랐다. 풀무원' 부침두부 290g'는 1350원에서 1450원으로, '찌개두부 290g'은 1250원에서 1350원으로 인상됐다. 다른 두부 제조기업도 콩 등 원재료와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판매가 인상을 결정했다.

국민 대표 주류인 소주, 맥주값도 물가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점유율 1위 하이트진로는 이달 23일부터 소주 출고가를 7.9% 인상한다. ‘참이슬 후레쉬’, ‘참이슬 오리지널’ 360㎖ 병 제품과 일부 페트 제품군이 적용 대상이다. 업계 1위 기업이 주력 제품 가격 인상을 결정함에 따라 다른 기업들도 판매가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소주 출고가 인상은 음식점 판매가 변동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업계에서는 현재 3000~4000원 하는 음식점 소주 판매가가 6000~7000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맥주 출고가는 개정 주세법이 적용되는 올 4월 이후 인상이 유력하다. 개정 주세법에 따르면 맥주에 붙는 주류세는 ℓ당 20.8원 오른다. 수입 맥주는 이미 인상된 주류세가 적용돼 올 초부터 가격이 올랐다. 편의점서 판매 중인 500㎖ 4캔에 수입 맥주 가격은 평균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뛰었다. 탁주는 지난 연말부터 출고가와 판매가 모두 인상됐다. 

기름값은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등 글로벌 악재가 겹치면서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일 기준 서울지역 주유소 휘발유 ℓ당 가격은 평균 1700원 대이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유류세를 20% 인하하면서 한때 1600원 대로 내려갔으나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서울지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ℓ당 1800원까지 오를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의 역대급 유류세 인하 조치에도 불구하고 기름값 상승이 계속되는 이유는 세율 조정 효과의 한계 때문이다. 

대표적 유종인 휘발유 가격은 세금과 '세전 판매가'를 합친 금액이며, 세금은 유류세와 부가가치세를 의미한다. '세전 판매가'는 국제 휘발유 가격, 관세(원유 가격의 3%), 석유 수입 부과금, 기타 유통비용 등을 포함한다.

세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류세는 교통·에너지·환경세와 주행세, 교육세 등으로 구성된다. 유류세 산정 기준은 ‘정률’이 아니라 ‘정액’이다. 국제유가가 요동쳐도 정부가 부과하는 유류세는 일정 금액으로 고정돼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해도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세전 판매가' 인상분이 월등히 크면, 국내 석유류 판매가 인상은 불가피하다.  

지난해 11월 둘째 주, 국내 도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평균 82.5달러였으나 이달 첫째 주 87.9달러까지 올랐다. 특히 이달 4일 기준 두바이유 현물 가격(싱가포르 거래소 기준)은 배럴당 90.22달러까지 치솟았다. 

기획재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한다는 계획이다.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유류세 20% 인하 조치가 4월 말 종료 예정이나 국제유가 동향을 보면서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매주 치킨과 햄버거 등 12개 외식품목의 배달 수수료 현황을 공개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기업들의 가격 인상을 억제하면 일시적 물가 안정 효과는 있겠지만, 오히려 다음 정부에 부담을 떠넘길 것이란 비판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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