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실적 효자 '윤활유'... 영업이익률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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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실적 효자 '윤활유'... 영업이익률 최고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2.02.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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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4사, 윤활유 영업익 비중 20~50% '쑥'
윤활유 사업 전체 매출 비중 10% 안팎
자동차 이용 증가와 제품 고급화로 수요 증가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CLX)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CLX)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정제와 화학 등 정유사의 핵심 사업에 밀려 비주력 취급을 받던 윤활유 사업이 자동차 이용 증가와 제품 고급화로 '실적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윤활유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안팎에 그치지만 이익 비중은 40% 가까이 이른다. 영업이익률도 정유사업은 2~5%대에 불과한 반면, 윤활유 사업은 20~30%를 훌쩍 뛰어넘었다. 

윤활유 부문은 윤활기유와 윤활유 완제품으로 나뉜다. 윤활유는 윤활유의 원료인 윤활기유 80%, 첨가물 20%를 더해 만들어진다. 윤활기유를 만드는 원료는 값싼 벙커C유를 휘발유와 경유로 만드는 고도화공정에서 생산된다. 고도화설비에서 나오는 기름을 윤활기유 공장에서 재처리하면 윤활기유가 된다. 여기에 각종 첨가제를 혼합하면 자동차나 선박에 쓰이는 산업용 윤활유 제품이 만들어진다. 

사진=시장경제DB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는 윤활기유와 윤활유 제품 실적을 합친 것으로 발표된다. 사진=시장경제DB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는 지난해 윤활유 사업부문에서 호조세를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윤활유 사업부문에서 9609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하며 전체 영업익 1조7656억원의 54%를 차지했다.

에쓰오일도 윤활유 부문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에쓰오일은 전체 영업익 2조3064억원 가운데 윤활유 부문이 1조17억원(43%)을 기록했다. 이는 에쓰오일 주력 사업인 '정유 사업' 영업이익(1조277억원)과 비교할 시 98%로 비등한 수준이다.

같은기간 GS칼텍스 지난해 윤활유 사업부문에서 5674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하며, 전체 영업익 2조189억원의 28%를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윤활유에서만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3014억원으로, 전체 영업익 1조1424억원의 26%를 기록했다.

윤활유 사업은 수익성 면에서도 뛰어났다. 에쓰오일과 GS칼텍스의 지난해 윤활유 사업 영업이익률은 각각 38%, 33%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의 윤활유 사업 영업이익률도 각각 29%, 27%를 기록했다. 에쓰오일의 정유 사업 영업이익률이 5.1%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수익성을 기록한 것이다.

이처럼 윤활유 사업은 탄탄한 수익 창출력과 높은 영업이익률로 정유업계의 안정적인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 윤활유 시장 호조는 자동차시장 상황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이동량이 늘어나는 등 수요 측면에서 회복 조짐을 보였다.

특히 국내 정유사들이 그룹 2, 3에 해당하는 고품질·고부가가치 윤활기유 생산에 치중한 것도 주효했다. 윤화기유는 품질에 따라 그룹 1~3으로 나뉜다. 그룹 3쪽으로 분류될수록 고품질이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는 고품질 윤활기유 '유베이스'를 생산한다. 이 제품은 고급 윤활유의 원료인 고급기유(그룹3) 윤활기유 시장에서 35%의 점유율로 전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도 전기차 전용 윤활유를 개발하는 등 윤활유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2019년부터 윤활유제품 '지크 제로'를 생산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전기차용 윤활유제품 '킥스 이브이'를 선보인데 이어 올해는 야자·코코넛·콩·유채씨 등 100% 재생가능한 식물 원료로 만든 친환경 엔진오일 '킥스 바이오원'을 출시했다. S-OIL 역시 지난해부터 전기차용 윤활유제품 '세븐 이브이'를 생산하고 있다.

고품질 윤활유 제품에 대한 수요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윤활기유 스프레드는 가동율 증대로 공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전기차 수요 증가와 배기가스 규제 등 친환경 관련 수요도 늘면서 고품질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 수준이 지속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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