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김정태'... 하나금융 차기 회장 누가 될까?
상태바
'포스트 김정태'... 하나금융 차기 회장 누가 될까?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2.02.06 16: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은행 통합 성공적으로 이끈 함영주 부회장
'다크호스' 떠오른 박성호·윤규선... 경합 팽팽
(왼쪽부터) 함영주 하나은행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 사진=각 사 제공
(왼쪽부터)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하나금융지주가 10년 만에 새 수장 맞이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내부 유력 후보인 함영주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의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오는 3월 말 김정태 회장의 임기 만료에 따라 10년 만에 새 경영자(CEO)를 선정하게 된다. 김정태 회장은 1952년생으로 올해 만 70세가 됐다. 2012년 하나금융 회장에 오른 뒤 2015년, 2018년, 2021년 연임에 성공했다. 하나금융은 내부 지배구조 규범에서 나이 제한(만 70세)을 두고 있다. 이에 김정태 회장은 오는 3월 25일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하나금융은 지난달 12일부터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가동하고 후임 선출 작업을 하고 있다. 회추위는 써치펌(위부 자문기관)에서 추천한 후보를 검토한 뒤 내부 후보 6명, 외부 후보 5명 등 총 11명의 롱 리스트를 선정했다. 이후 28일에는 함영주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 이성용 전 베인앤드컴퍼니 코리아 대표, 최희남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을 최종 후보군(숏 리스트)으로 압축했다. 회추위는 조만간 프리젠테이션과 심층 면접 등의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조직 안정화 차원에서 내부 출신 인사가 차기 회장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많다. 

먼저 함영주 부회장은 연륜과 경력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하나·외환은행의 통합을 이끌고 초대 통합은행장을 지낸 공로를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합 과정에서 불거진 직제·임금체계 등 혼란스러웠던 문제를 빠르게 봉합하면서 하나은행이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함영주 부회장은 여러 굵직한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이후 초대 하나은행장을 맡아 하나은행의 화학접 통합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취임 당시 하나은행의 순익을 1년만에 2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경영능력도 보여줬다.

함 부회장은 은행장 시절이던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지주 부회장을 겸직하면서 굵직한 사업을 도맡아왔다. 현재 그룹내 최대 과제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총괄을 맡고 있다. 

박성호 하나은행장과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도 ‘다크호스(Dark Horse)’로 떠오르고 있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차기 회장 숏리스트에 올랐다. 회추위는 박성호 행장이 그룹의 핵심 전략인 디지털·글로벌 부문에서 강점을 지녔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박 은행장은 2015년 12월부터 약 3년간 하나금융그룹의 IT 전문 관계사 ‘하나금융티아이’의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하면서 통합 하나은행의 성공적인 전산통합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어 2017년에는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국내 금융권 최초로 그룹 통합테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작업도 수행했다.

또한, 2019년 6월에는 인도네시아 하나은행 법인장에 취임해 인도네시아의 성공적인 현지 영업성과를 달성하는 등 해외사업의 초석을 다졌다. 

박성호 행장은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하나은행의 실적 개선을 이끌고 디지털·글로벌 부문 강화에 집중했다. 이후 하나은행에선 디지털 펀드 플랫폼 ‘펀샵(Fun#)’, 10대 전용 금융 플랫폼인 ‘아이부자앱’ 등 혁신 아이템이 이어지고 있다.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은 하나금융 내 대표적인 장수 CEO로 꼽힌다. 그는 은행권에서만 30년가량 재직했고 5년째 하나캐피탈을 이끌고 있다. 2017년 1월에는 하나금융지주 회장 후보 롱리스트 16명 가운데 들어간 바 있다. 당시 김정태 회장과 함영주 부회장 등과 함께 리스트에 속했다. 하지만 윤규선 사장은 숏리스트 선별을 위한 인터뷰에 응하지 않아 최종 후보군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회추위는 윤규선 사장이 하나캐피탈을 이끌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해외사업 진출, 안정적 수익 증대 등 뚜렷한 성과를 남겼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윤규선 사장은 1988년 금성투자금융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1995년 보람은행으로 옮겼다. 2006년에는 하나은행 수원지점장을 역임했다. 10년 뒤인 2016년 하나은행 기업지원그룹 그룹장 부행장에 올랐다. 하나은행 채널1영업그룹총괄 사업부장과 영업기획본부장을 거쳐 외환은행 마케팅그룹장을 잠시 맡기도 했다. 2017년 2월에는 하나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윤규선 사장은 2021년 3월 두 번째 연임에 성공하며 임기 1년을 부여받았다. 

한편, 하나금융 회추위는 위원장인 허윤 서강대 교수를 포함해 총 8명으로 구성됐다. 차기 회장은 다음달 25일 열리는 주주총회 2주 전가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추위는 앞서 지난달 12일 “금융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변화와 도전의 시기에 안정적으로 하나금융의 성장을 이끌면서 디지털 전환, 글로벌화, ESG 등 그룹의 핵심 전략을 추진할 적임자들을 후보자들을 선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