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View] 김교현 체제 롯데케미칼... 수소·배터리 기업 전환 속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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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View] 김교현 체제 롯데케미칼... 수소·배터리 기업 전환 속도낸다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2.03.06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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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현 대표, 화학BU 총괄 부회장 승진
코로나 이전 수준 실적 회복... 성과 인정
청정수소 대량 생산에 4조4천억 투자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 사업 진출... 수입대체 효과
경쟁사 대비 포트폴리오 재편 늦어... 사업 선점 한계 지적도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롯데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롯데

올해 초 롯데그룹 임원 인사에서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BU장 겸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이 화학군 총괄대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룹 관계자는 "김 부회장은 그룹 내 최고 석유화학 전문가로, 코로나 이전으로 실적을 회복한 성과를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2018년 상반기 이후 3년 만이다. 같은 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8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8%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매출액은 4조4419억원으로 45.9% 늘었다. 코로나로 녹록지 않은 기업 경영환경 속에서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시장에서는 회사의 올해 연간이익이 2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김 부회장이 그룹 화학부문 사업을 총괄하면서 그의 경영 행보에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기존 석유화학 사업과 함께 친환경, 모빌리티, 신소재 등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케미칼은 그 동안 석유화학 기초소재 생산에 투자역량을 집중하는 등 포트폴리오 확대에 다소 보수적 성향을 유지했다.

김교현 체제가 안정화되면 롯데케미칼 사업 분야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김 부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기존사업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신사업 발굴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동남아 등 해외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미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화학단지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프로젝트명은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뉴에틸렌'의 단어 앞글자를 딴 '라인(LINE)'이다. 2025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는 '라인(LINE)' 프로젝트가 본 궤도에 오르면 연간 에틸렌 100만 톤, 에틸렌글리콜 70만 톤, 부타디엔 14만 톤, 폴리에틸렌 60만 톤, 폴리프로필렌 60만 톤 등을 생산할 수 있다.
 

2030년까지 청정수소 60만톤 생산 
수소충전소, 이차전지 전해질 유기용매 사업 확대  

포트폴리오 확대와 관련돼 시장의 관심을 끄는 분야는 수소와 배터리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7월 수소사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2025년까지 2조원, 2030년까지 2조2000억원을 추가 투입해 모두 4조4000억원을 수소사업에 투자한다는 내용의 '친환경 성장 로드맵'을 발표했다. 핵심은 2030년까지 청정수소 60만톤을 생산해 국내 수요의 30%를 공급한다는 것이 목표이다. 회사는 연간 7만톤 수준의 부생수소를 생산해 이 중 3만톤 정도를 외부에 판매하고 있다.

수소충전소 사업도 회사가 준비 중인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이다. 롯데케미칼은 SK가스와 손잡고 수소충전소 사업을 전담할 별도 법인을 설립키로 했다. SK가스가 보유한 기존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를 활용, 2025년까지 액체 수소충전소 50개 구축이 1차 목표이다. 2030년에는 그 수를 200개까지 늘리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배터리 부문에서는 기존 석유화학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리튬이온전지 액상 전해질 유기용매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충남 서산 대산공장에 전기차 배터리용 전해액 유기용매 에틸렌 카보네이트(EC), 디메틸 카보네이트(DMC) 생산시설을 건설 중이다. 사업비는 3000억원, 2023년 하반기 완공 목표다.

EC와 DMC는 리튬이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중 전해액에 사용되는 유기용매다. 양극과 음극 사이 리튬이온의 원활한 이동을 돕는 기능을 한다. 전해액 유기용매는 전해액 원가 비중의 약 30%를 차지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나 지금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DMC는 EC를 원료로 하고, EC는 산화에틸렌(EO)을 원료로 하는데 롯데케미칼은 고순도산화에틸렌(HPEO) 설비를 갖추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배터리 소재 사업 진출은 경쟁사와 비교할 때 다소 늦은 편이다. 화학 업종 호황기가 끝나가는 상황인 만큼 친환경 신사업을 미래 캐시카우로 어떻게 키워나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설비, 실증 완료
상업화 목표 설계 착수... 23년 하반기 완공 목표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하는 CCU사업은 롯데케미칼이 주목하는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꼽힌다. 회사는 국내 화학업계 최초로 기체 분리막을 적용한 탄소 포집·활용(CCU) 설비 실증을 완료하고 상업화를 위한 설계에 들어갔다. 경제성 검토를 거쳐 사업 추진이 확정되면, 2023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충남 대산 공장에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연간 이산화탄소 포집·저장능력은 20만t 규모이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이차전지 전해액 유기용매 EC·DMC,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카보네이트(PC), 드라이아이스, 반도체 세정액 생산 등에 이용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사업에 10년간 4조 4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는데 청사진을 구체화하는 방안에 업계 안팎의 시선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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