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뷰티 진단⑤] '가상공간'에 눈뜬 日... 화장품시장 판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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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뷰티 진단⑤] '가상공간'에 눈뜬 日... 화장품시장 판이 바뀐다
  • 최지흥 기자
  • 승인 2022.01.1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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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기화 오프라인 부진, 온오프라인 연결 대세
앳코스메 도쿄 가상 매장...일본 화장품사 투자 확대
가상 메이크업 서비스, 매출 8배 증가 데이터로 확인
웹사이트 체류 시간 증가와 고객 문의 대체 효과
개인 맞춤형 줌(Zoom) 메이크업 강좌도 인기

<편집자 주>코로나 확산은 전세계의 사회, 경제, 정치, 과학, 문화 등 모든 분야를 바꿔 놓았다. 특히 소비문화의 변화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뉠 정도로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화장품 유통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중심이동이 가속화됐고, 이는 제품 트렌드와 마케팅에도 변화를 줬다. 본지는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의 세계 화장품 시장 동향을 분석해 주요 화장품 수출국인 미국,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시장의 코로나 이후 변화를 진단해 본다.

코로나 장기화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소비자의 구매 경험이 제한되면서 가상 체험 공간을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까지 연결하는 새로운 서비스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사진=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코로나 장기화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소비자의 구매 경험이 제한되면서 가상 체험 공간을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까지 연결하는 새로운 서비스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사진=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가상 체험 공간, 쇼핑까지 소비자 체험 기회 확대

코로나 장기화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소비자의 경험이 제한되면서 가상 체험 공간을 통해 경험부터 구매까지 연결하는 새로운 서비스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일례로 일본 최대 뷰티 정보 플랫폼 앳코스메를 운영하는 아이스타일은 일본 이동통신사 ‘KDDI’와 함께 XR(확장현실) 기술을 활용한 '앳코스메 도쿄 가상 매장'을 오픈해 큰 호응을 얻었다. 소비자들은 앱을 다운 받으면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으로 가상공간 속의 앳코스메 도쿄 매장을 방문해 새로운 쇼핑 경험을 할 수 있게 됐다.

인기 있는 일본 화장품 브랜드 가네보(KANEBO)와 케이트(KATE), 소피나iP(SOFINAiP)를 비롯해 약 600여개의 브랜드가 입점돼 있는 가상 매장은 앳코스메 온라인 플랫폼에 소개된 스킨케어, 메이크업 등 뷰티 정보와 실제 경험을 결합한 신개념 체험형 매장이다.

가상 매장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앳코스메 베스트 코스메틱 어워드의 수상 제품들이 전시돼 있는 거대한 타워도 만날 수 있다. 360도 영상으로 매장 바닥을 걸어 보는 체험도 할 수 있으며 실제 매장처럼 자유롭게 둘러보면서 각 코너로 이동하는 재미도 즐길 수 있다.

제품 진열대 앞에 서면 제품을 집어 들고 테스터를 사용해 보는 체험도 가능하다. 일반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제품의 실제 사이즈 확인이 어렵지만 이 곳에서는 확인이 가능하다. 일부 브랜드에 한정돼 있지만 직접 얼굴을 촬영하고 제품 색상을 가상으로 발라 볼 수 있는 ‘가상 메이크업(VIRTUL MAKEUP)’ 기능도 지원하고 있다.

케이트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개인 맞춤 메이크업을 제안하는 ‘케이트 메이크업 랩(KATE Makeup LAB)’ 서비스를 오픈했다. 뷰티 테크 솔루션 기업 퍼펙트 코퍼레이션의 인공 지능 시스템을 활용해 스마트폰으로 얼굴을 스캔해 개개인의 얼굴 특징을 측정하고 비율을 분석해 적합한 화장법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기준 데이터를 바탕으로 8가지 유형으로 분류되며 각각의 타입에 맞는 메이크업 방법과 컬러 스와치 영상, HOWTO 영상 등을 제공한다. 이밖에도 인기 제품을 확인할 수 있는 ‘랭킹’, 가상 메이크업을 경험할 수 있는 ‘가상 테스터’ 및 분석 결과와 즐겨찾기 항목을 저장할 수 있는 ‘마이 박스’ 기능이 제공된다.

소피나iP는 2021년 9월, 퍼스널 스킨케어 서비스 ‘스킨 아이디(Skin id)’에 세계 최초로 칙칙함 측정 기능을 탑재한 ‘Dullness AI Finder’를 선보였다. ‘Skin id’는 환경, 계절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변화하는 피부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피부 타입 체크와 뷰티 정보 제공, 맞춤 제품을 추천하고 AI를 활용해 24시간 연중무휴 고객 문의에 응대하는 디지털 서비스다.

2019년 서비스를 시작한지 2년이 지난 현재 친구 등록수는 58만명을 넘어 섰으며 피부 타입 체크 기능 이용 횟수는 500만회로 일본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세(Kose)는 얼굴의 ‘생동감(liveliness)’을 측정할 수 있는 ‘감성평가 AI’를 개발 했다. 감성평가는 ‘생동감’, ‘안정감’ 등 감각적으로 지각할 수 있는 인상을 평가 하는 방법으로, 얼굴의 감성적인 인상 중 특히 중요한 ‘생기’를 개선하기 위해 뷰티 전문가들의 숙련된 상담 스킬을 재현하고자 고안된 기술이다.

얼굴의 생기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매장을 방문해 대면 상담이 필요하지만, 생기를 평가하는 기술을 정량화함으로써 뷰티 전문가들이 언제든지 정확하게 상담을 할 수 있도록 AI 기술이 개발됐다. 생기의 정도는 7점 척도로 평가되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얼굴 영상과 비교해 평가값을 예측한다.

또한 감성 평가 AI를 활용해 생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얼굴 부위를 시각화 할 수 있으며, 이미지만으로 생기 정도를 평가할 수 있어 인상을 개선할 수 있는 실질적인 뷰티 조언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임프레스 비즈니스 미디어(impress business media)에서 보도 한 내용에 따르면 가상 메이크업 서비스 도입으로 화장품의 CVR(ConversionRate, 전환율: 유입된 방문객수 대비 구매로 전환된 비율)은 2배, 매출은 8배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임프레스 비즈니스 미디어(impress business media)에서 보도 한 내용에 따르면 가상 메이크업 서비스 도입으로 화장품의 CVR(ConversionRate, 전환율: 유입된 방문객수 대비 구매로 전환된 비율)은 2배, 매출은 8배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가상 메이크업 서비스, 매출 8배 증가 효과

최근 일본에서는 AI(인공지능)와 AR(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가상 메이크업(Virtual Makeup) 서비스가 매출 신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임프레스 비즈니스 미디어(impress business media)에서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가상 메이크업 서비스 도입으로 화장품의 CVR(ConversionRate, 전환율: 유입된 방문객수 대비 구매로 전환된 비율)은 2배, 매출은 8배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Amazon)과 시세이도(Shiseido)가 도입한 가상 메이크업은 서비스 도입 후 CVR이 2배에서 많게는 6배를 기록한 경우도 있었다.

2020년 8월, 시세이도는 스냅챗(Snapchat)의 PC 카메라 앱 ‘스냅 카메라’를 통해 메이크업 브랜드 마끼아쥬(Maquillage)의 최신 메이크업을 즐길 수 있는 AR필터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마이크로소프트 팀(Microsoft Teams), 줌(Zoom), 스카이프(Skype), 구글 챗(Google Chat)과 같은 주요 PC 화상회의 도구와 함께 사용할 수 있다.

가상 메이크업 서비스는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점이 있다. 과거에는 매장에서 색조화장품을 테스트해 보려면 제품을 지우고 다시 바르는 과정이 필요해 체험해 볼 수 있는 제품 수가 제한적이었지만, 가상 메이크업은 실제로 메이크업을 하지 않고도 실제와 가까운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30초 안에 30가지 색상을 시도해 볼 수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제품에 대한 체험 접근성을 높이며 구매 기회를 이끌어 낸다.

가네보(KANEBO)는 2021년 3월부터 AR기술을 활용해 가상 메이크업과 가상 마스크를 동시에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아이 메이크업 제품을 사용했을 때의 모습을 가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마스크 착용이 일상이 된 시대에 맞춰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다.

고세(Kose)가 인수한 미국 천연화장품 브랜드 타르트(tarte)의 사례를 보면 웹사이트 체류 시간 및 장바구니 추가율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르트는 자체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가상 메이크업 기술을 도입한 결과, 장바구니 추가율이 30% 증가했으며 체류 시간도 세 자릿수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 역시 200% 증가하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집에서도 가상 메이크업을 통해 자신에게 딱 맞는 파운데이션의 색상을 확인하고, 원하는 색상을 간편하게 살펴 볼 수 있어 마치 매장에 온 것처럼 온라인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가상 메이크업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은 자신의 피부색에 가까운 파운데이션 컬러를 용이하게 검색하고 테스트해 볼 수 있기 때문에 문의 건수도 늘었다.

가네보 화장품의 메이크업 브랜드 코프레도르(COFFRETDOR)는 ‘코프미(COFFmi)’ 서비스를 선보였다. 수분, 유분, 기미, 피부결, 얼굴 특징 등을 디지털로 분석해 약 7,000여가지 방법으로 사용자의 얼굴에 맞는 메이크업을 제안하고 가상으로 시뮬레이션 하는 서비스로, 라인(LINE) 메신저를 통해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첫 주에 10만회 이상 사용됐으며 라인 공식 계정에 연결된 친구 수는 2주만에 30만명을 돌파했다.

가상 메이크업 기능이 있는 제품과 없는 제품의 웹페이지를 비교해 봤을 때 PV(pageview, 사용자가 사이트 내 웹페이지를 열람 한 횟수)는 11.4배, 평균 체류시간은 2.48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일본에서는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줌(Zoom) 화상 회의를 통해 진행 하는 온라인 메이크업 강좌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최근 일본에서는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줌(Zoom) 화상 회의를 통해 진행 하는 온라인 메이크업 강좌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개인 맞춤형 줌(Zoom) 메이크업 강좌도 인기

최근 일본에서는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줌(Zoom) 화상 회의를 통해 진행하는 온라인 메이크업 강좌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어, 메이크업 아티스트 나가이 가오리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비정기적으로 개인 메이크업 레슨을 진행하고 있다. 줌을 이용해 개개인에게 맞는 메이크업을 1:1 대화 형태로 가르치는 방식이기 때문에 자신의 스타일에 적합한 메이크업 기술을 보다 빨리 향상시킬 수 있어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외모뿐만 아니라 사고방식과 마인드, 인생까지 변화시키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뷰티 강좌도 등장했다. 뷰티 전문가 코다이 토후는 ‘인생을 바꾸는 뷰티’라는 주제로 마음 가짐과 뷰티 습관을 바꿔 궁극적으로 인생까지도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는 줌 강좌로 관심을 모았다.

그는 아름다운 삶을 위한 아침 루틴 등 라이프 스타일을 주제로 한 레슨부터 건조하지 않은 피부를 만들어 주는 스킨케어 방법, 아름다운 바디를 만들어 주는 다이어트,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메이크업 등 다양한 뷰티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컬러에 대해 보다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는 온라인 메이크업 강좌도 있다. 뷰티 전문가 세토 아사미는 아이섀도와 블러셔 컬러의 조합 방법을 알고 싶거나 그동안 시도해 보지 않았던 다양한 색상을 활용해 보고 싶은 이들을 대상으로 컬러에 대한 이론부터 이를 활용한 메이크업 기술까지 폭넓은 내용을 다루는 줌 온라인 강좌로 관심을 모았다.

교재 배송도 포함해 초급 과정의 경우 90분씩 7회 기준으로 4만 7,435엔(한화 약50만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중급, 고급 과정도 구성돼 있으며 실시간 수업에 참여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별도 영상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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