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석 보좌관 "對官 담당, 지·학연 아닌 전문·차별성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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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석 보좌관 "對官 담당, 지·학연 아닌 전문·차별성 갖춰야"
  • 유경표 기자
  • 승인 2021.12.3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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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정책 전문가 과정 아카데미' 4주차
이은석 국회 정무위원회 정책 보좌관 특강
(사)의회정책아카데미 주최, 시장경제신문 후원
대관 담당자가 갖워야 할 'A to H' 소개
전문성 갖춰야 기업 리스크 대응 가능
합법적 협력관계 발전, 소통능력에 달려
이은석 국회 정무위 정책보좌관이 2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제1기 시장과 정책 전문가과정’에 참석해 강연하는 모습. 사진=시장경제DB
이은석 국회 정무위 정책보좌관은 2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제1기 시장과 정책 전문가과정’에 참석, 기업 대관 담당 임직원과 입법보좌관의 상관관계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사진=시장경제DB

“기업과 정치권의 논리(logic)는 다르다. 기업 입장에선 국정감사에서 각 부문 대표가 출석해 자세히 설명하려 하지만, 이를 정치권에선 기업 회장이 임원에게 총대를 메도록 하려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이은석 국회 정무위원회 정책보좌관은 2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제1기 시장과 정책 전문가과정’에서 기업 대관 담당자들이 실무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여러 사례를 소개하며 이 같이 말했다. 대관 담당자들이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할 경우, 정치권과의 소통 간극이 커져 기업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조언이다. 

네 번째로 열린 이번 강의 주제는 ‘국정감사를 통한 국회 사용설명서’다. 이 보좌관은 민·관을 아우르는 대관업무의 각 사례를 소개하고,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먼저, 이 보좌관은 기업 대관 담당자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전문성과 차별성, 정교한 전략적 판단 등을 들었다. 그러면서 ▲접근(Approach) ▲행동(Behaviour) ▲협력(Cooporation) ▲차별화(Differentiate) ▲발전(Evolve) ▲열매(Fruitful) ▲사회공헌(Goal share) ▲위험 대비(Hedge) 등 각 영단어 머리글자를 딴 'A to H'로 풀어 설명했다. 

이 보좌관은 “대관 담당자가 국회 상임위 관계자를 접촉하는 과정에서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가급적이면 좋은 관계, 고상한 관계로 나아가는 것이 좋다”면서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어필하면 국회 보좌관들도 단순한 기업 관계자가 아닌, 전문가로서 대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민원이나 개발, 각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관심사와 연관된 깊이 있는 자료 제공 등 합법적인 상호 협력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기업 관련 법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된다”고 부연했다. 

‘제1기 시장과 정책 전문가과정’ 강연 모습. 사진=시장경제DB
‘제1기 시장과 정책 전문가과정’ 강연 모습. 사진=시장경제DB

특히, 이 보좌관은 ‘차별화’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 공기업의 대관 담당자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백이면 백 모두 훌륭한 인품을 가졌다는 평가를 들었는데, 그 담당자의 얼굴이 항상 밝고 긍정적이었기 때문이었다”며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무엇보다 ‘성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한 예로, 이 보좌관은 국정감사 증인신청 과정에서 출석을 요구한 모 그룹 A회장의 사례를 거론했다. 당시 A회장은 국감에 출석시키기가 매우 어려운 인물로 정평이 나 있었는데, 상임위에서 출석을 요구하자 의원 지역구 사무실로 해당 기업 임원이 찾아왔다고 한다. 해당 의원과 같은 지역 출신인 인물이었다. 

이에 대해 이 보좌관은 “속으로는 A회장의 출석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는데, 면담 과정에서 해당 임원이 도를 지나친 당당함으로 일관하면서 ‘헛발질’을 했다”며 “결국 A회장이 국감에 출석하게 되면서 대관 담당자는 피곤한 한 해를 보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단순히 학연이나 지연에 의지하는 것은 오히려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조언이다.

기업이 경영활동 중 정책적·정무적 리스크가 발생했을 시, 대관 담당자가 전문성과 차별성, 전략적 판단 등을 갖추고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이 보좌관의 견해다. 그는 정무적 판단의 속성에 대해 “오늘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고 바로 내일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몇 년 후에는 반드시 안 좋은 결과로 돌아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를 그린 ‘칼의 노래’라는 소설에는 싸워야 할 전장과 죽어야 할 전장을 알아야 한다는 대목이 나온다”며 “기업이 스스로 적절히 대응해야 할 때를 찾지 못하고 수동적으로 일관한다면 결국 국감 등을 통해 여론의 뭇매를 맞게 된다”고 부연했다. 

한편, ‘시장과 정책 전문가과정 아카데미’는 (사)의회정책아카데미 주최하고 의회정책연구원·엘엔피파트너스(주)가 주관하며, 대한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중앙회, 법무법인 이유,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KEF, 크라운랩스, 시장경제신문 등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앞서 이달 7일 열린 첫 강연에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참석했고, 14일에는 장성철 대구카톨릭대학교 특임교수가, 21일에는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연단에 오른 바 있다. 내년 1월 18일까지 매주 화요일마다 주 1회씩 총 7회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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