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스 소액주주, 이사회 장악할까... '임시주총'서 1차 표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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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스 소액주주, 이사회 장악할까... '임시주총'서 1차 표대결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1.12.25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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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연대, '이사 2인 선임' 주총 소집 요구
회사 측 "주주들 권리남용" 항변... 법원, 배척
주주연대 "현 경영진 불신, 회사경영 직접 참여"
"의결권 확보 우위"... '약한 결집력' 변수
사진=라파스 소액주주연대
사진=라파스 소액주주연대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개발한 의약품 전문기업 라파스와 '투명 경영 강화'를 요구하는 소액주주 사이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법원이 주주들의 손을 들어줬다. 20일 서울남부지법은 라파스 소액주주연대가 낸 '투명 경영을 위한 이사 2인 선임 목적 임시주주총회 소집 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회사와의 법정 공방에서 승기를 잡은 주주연대는 향후 이사회 과반수 이상을 확보해 회사 경영에 직접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소송에 앞서 주주들은 회사를 상대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회사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며 임시주총 소집 요구를 거부했다. 라파스 측은 "주주들의 임시주총 소집 신청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항변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배척했다.

라파스 소액주주들이 법정다툼을 불사하면서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하는 바탕에는 회사 경영진을 향한 뿌리깊은 불신이 있다. 

소액주주연대는 라파스 경영진이 주가가 고점인 상황에서 보유 주식을 대량 매도해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등 신뢰할 수 없는 경영을 이어왔다고 주장했다. 올해 8월 회사가 3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한 사실에 대해서도 주주연대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당시 회사는 전체 발행 물량의 절반을 배정할 수 있는 콜옵션을 특정인에게 부여했는데, 주주연대는 그 당사자로 정도현 현 대표를 의심하고 있다. 정 대표가 콜옵션을 행사해 경영권을 장악, 사익 추구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 주주연대 시각이다. 

주주연대 관계자는 "셀트리온, 헬릭스미스 등 바이오업계를 중심으로 소액주주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며 "라파스 분쟁 이슈가 경영권 심판의 최초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주연대는 임시주총을 통해 전략적 투자자를 영입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현재 라파스 이사회는 정도현 대표를 포함해 7인으로 구성돼 있다. 법원의 인용 결정으로 조만간 소집될 임시주총회에서 주주 추천을 받은 이사 2인이 선임되면, 이사회 구성원은 9명으로 늘어난다. 이들 중 3명은 2022년 임기가 끝난다. 주주연대는 공석 이사 자리에도 후보자를 추천한다는 입장이다. 주주 추천 후보자 선임 안건이 주총을 통과하면 이사회 구성원 과반이 소액주주연대 측 인사로 채워질 수도 있다. 

주주연대 확보 의결권이 경영진보다 많아 소액주주들이 경영진을 밀어내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주주연대는 이 회사 발행 주식의 37.83%(총 325만992주)를 확보했다. 반면 정 대표 보유 주식은 23.87%, 임원과 특수관계자 보유 주식을 포함해도 25.27%이다. 다만 소액주주의 경우 언제든 주식을 매도할 수 있어 변동폭이 크다는 약점이 있다. 

라파스 관계자는 "판결이 늦게 나와 현재는 대표이사에게 내용을 전달만 한 상황"이라며 "아직까지 드릴 수 있는 공식 입장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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