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코로나가 되레 기회, '골목상권 조직화'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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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코로나가 되레 기회, '골목상권 조직화' 나서라
  • 정원석 정책미래소상공인연구소장
  • 승인 2021.12.1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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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미래소상공인연구소 정원석 소장
코로나로 핵심 상권 타격, 문화적 손실로 이어져
동네의 새 발견... 하이퍼로컬 시대 대비해야 
지역 상권의 독특함 보존하기 위한 노력 필요
경쟁 아닌 협력으로 지역 상가 경쟁력 갖춰야
정원석 정책미래소상공인연구소장
정원석 정책미래소상공인연구소장

[네 번째 이야기 P(Preserve)] 상권이 붕괴되고 있다. 코로나로 말미암아 유동인구가 줄었고, 비대면 거래의 확산으로 오프라인 구매와 서비스공급이 저하되면서 지역상권의 경제활동이 축소되고 있다. 상권형성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전통적인 상권이 가진 독특한 매력과 문화가 있는 것에도 의미가 있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주요상권들을 쇠퇴시켰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많은 사람의 거래와 서비스가 이뤄지는 대단위 상권의 활동과 소통이 축소되는 반면, 평소에 눈여겨보지 않았던 거주 지역 상권이나 상점가에 관심을 갖게 됐다. 코로나에서 비롯된 사회적 거리두기는 생활의 반경을 협소하게 만들었으며 지역 정보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에 따른 지역기반의 거래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들이 오픈되기 시작했다. 코로나와 비대면 디지털경제 시대는 상권변화에 대한 추세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두 가지의 새로운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지역중심 동네의 재발견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고, 축척되었던 주요상권에서 독특한 소상공인 문화를 어떻게 유지해야 할지 숙제를 안게 된 것이다. 

 

소상공인, 그 독특한 문화의 소멸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서울 핵심 상권은 사실상 모두 무너졌다. 관광특구, 사무실 밀집지역, 대학가 등 상권의 특성을 가리지 않고 매출이 반 토막 가까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 분석 서비스를 활용해 서울 12개 상권의 5대 외식업(한식, 중식, 일식, 양식, 호프·간이주점) 매출액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20년 1분기 매출은 2019년 동기대비 45.2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분석 대상 중 매출액 감소가 가장 컸던 상권은 이태원역이었다. 2년 만에 분기 매출이 81.82% 줄었다. 야간 영업 축소와 외국인 관광객 감소 등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올해 8월 31일을 마지막으로 서울의 대표 극장인 서울극장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CGV 등 멀티플렉스 극장, 스마트폰 안으로 들어온 넷플릭스 등의 온라인 영화산업의 영향이기도 하다. 안타까운 것은 서울극장과 같은 근대문화유산을 내포한 문화적인 차원에서의 손실이기도 하다는 사실이다. 근대문화의 상징과 같은 지역을 대표하는 기념비적인 건축물이 점차 손실되고 그 손실된 문화 유산물을 중심으로 한 독특한 상권들이 매몰되고 있다는 점이다. 

도심상권은 문화정책과 더불어 그 지역문화를 내포하는 상권의 독특함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서울의 골목상권이나 세밀화 된 지역상권의 독특성을 유지 할 수 있다. 또한 주요상권 재편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주요상권의 고유성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인지, 비대면과 대면시대의 그 고유성의 변화에 대한 비교분석 등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홍대의 젊음의 거리가 클럽문화에서 어떤 예술적인 문화로 변이되는지 모니터링하고 그에 따른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  클럽문화 > 다른 문화로 진화 > 디지털화 (메타버스) 시도 등 온오프의 젊음거리에 대한 정체성을 보존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 청계천의 노가리 거리, 충무로의 인쇄거리 등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상권들은 독특한 서울의 문화를 배포하고 있고 이런 문화적인 가치요소를 상권을 보존함으로 유지할 수 있다. 

상권문제는 정부 기관이 주체가 되는 것 보다는 지역 소상공인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 지역문화 개발을 위한 지자체 개별적인 공모 등을 시행하고 지역 소상공인조직들이 진행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정책이 기획한 것에 대한 추진이 아니라, 코로나와 같은 혼돈의 시기 동안 유기적으로 지역상권과 문화가 개발할 수 있는 지원체계가 필요하다. 

유동인구에 대한 감소에 따른 상권의 가치하락 및 붕괴를 인위적인 방법으로 유지하기는 무척 어렵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상권의 고유적인 문화적인 가치의 손실에 있다. 코로나로 인한 상권 내 모든 상가를 지원하기는 정책 및 예산상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상권의 문화적인 가치가 있는 곳은 최소한 문화적인 보존차원에서도 그 정체성을 유지하고 향후 상권복원을 위해 정책적인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 
 

지역중심 동네의 새로운 발견... "하이퍼 로컬 플랫폼의 시대" 

코로나에서 비롯된 사회적 거리두기는 생활의 반경을 협소하게 만들었지만, 지역 정보에 관심을 갖도록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에 따른 지역기반의 거래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들도 오픈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하이퍼로컬 (Hyperlocal)’ 서비스 시장과 디지털 플랫폼시장의 결합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 지역경제에 관심을 가지고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서비스 시장과 디지털 플랫폼시장의 결합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하이퍼로컬 서비스로 중고거래 “당근마켓”, 동네마트 장보기 플랫폼 로마켓 등이 있다. 하이퍼로컬 시장의 확대는 특히 골목상권을 형성하는 소상공인들 성장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절대적인 기회라 할 수 있다. 하이퍼 로컬 서비스 상에서 소비자는 구매자이며 동시에 판매자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개념에서 소상공인은 생산자이며 소비자이다. 하이퍼로컬 시장에서 소상공인들의 성공적인 요인은 바로 지역소상공인들의 소상공인 조직화라 할 수 있다. 

협력과 공조는 지역이란 테두리 안에서의 조직적인 시스템 안에서 그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 본다. 지역 소상공인들의 가치적인 요소와 그 지역에 맞춰진 장점을 발굴하고 집중해 함으로써 지역사람들의 소비가 자생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 자생력을 기반으로 지역별 상가가 경쟁력을 갖추고, 골목으로 확대되고, 지역 상권으로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의 소상공인 자영업자 비율은 26.5%로 OECD 국가 35개국 중 6번째로 높다. 이처럼 많은 소상공인들이 지역상권 내에서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이러한 경쟁의 시간에서 협력의 시간으로 전환돼야 한다. 

코로나는 소상공인 상권의 판도를 바꿨다. 사회적 거리는 소비가 유명한 상권에서 지역 상권으로 전환되고 있다. 그 와중에 한국의 근대문화를 주도했던 소상공인 문화가 일부 쇠퇴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하이퍼 로컬 시대에 지역소상공인 문화의 가치를 보존하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상호 협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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