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민영화'로 비상(飛翔)... 우리금융 손태승의 성장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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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민영화'로 비상(飛翔)... 우리금융 손태승의 성장방정식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1.12.0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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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질적 성장으로 비은행 확대
내부등급법 최단 기간 승인 저력
3분기 누적 순익 2.2兆 역대 최대 '기염'
디지털혁신 박차... "금융권 뉴노멀 이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 제공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 제공

우리금융그룹의 양적·질적 성장토대를 마련한 손태승 회장이 비은행 부문 육성을 통한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우리금융은 23년간의 숙원이었던 완전 민영화를 확정 짓고 공적자금관리위원회를 통해 잔여 지분 낙찰자 5개사를 선정했다. 업계에선 완전 민영화를 계기로 손태승 회장이 비은행 계열사를 확대하며 종합금융그룹으로 성큼 다가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우리금융은 최근 비은행 계열사들을 차례 차례 편입·육성하며 보폭을 키워왔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지난 5월 21일 우리금융캐피탈을 100%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우리금융지주는 2019년 당시 우리은행, 우리에프아이에스, 우리금융연구소,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우리PE자산운용 6개 자회사로 출범했다. 같은해 9월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으로부터 우리카드 지분 100%, 우리종합금융 지분 59.8%를 취득했다. 이후 곧바로 국제자산신탁, 동양자산운용, ABL글로벌자산운용을 인수하며 각각 우리자산신탁, 우리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으로 이름을 바꿨다. 

지난해 12월에는 사모펀드 웰투시인베스트먼트로부터 아주캐피탈의 지분 74.04%를 매수했다. 당시 우리금융은 아주캐피탈 자회사인 아주저축은행까지 인수했다. 아주캐피탈은 얼마 후 우리금융캐피탈로, 아주저축은행은 우리금융저축은행으로 사명을 교체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8월 새롭게 마련한 강남타워 신사옥에 우리금융저축은행과 우리자산신탁을 입주시킨 데 이어 9월 말 우리금융캐피탈의 이전을 마무리하며 당초 계획한 3사 통합 이전을 완료한 바 있다. 우리금융은 은행과 비은행 자회사간의 협업을 더욱 강화하고 그룹 시너지를 본격화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방침이다.

통합 이전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손태승 회장은 "지주 출범 후 3년 가까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그룹 체제가 확고히 안착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룹 4년 차인 내년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와 기존 비은행 자회사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추진해 비은행부문을 그룹의 강력한 성장동력으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획기적인 실적 반등을 달성했고 최근 예금보험공사가 보유 중인 지주 지분 10%를 매각하기로 하면서 완전 민영화가 사실상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탄탄한 실적과 성공적인 민영화의 탄력을 기반으로 인수·합병·증자를 통해 그룹 내 비은행부문 강화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10월 5일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우리금융강남타워에서 비은행 부문 3개사 자회사 대표들과 함께 통합 이전 마무리를 축하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창하·이창재 우리자산신탁 공동대표, 손태승 회장, 박경훈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신명혁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 사진=우리금융 제공
지난 10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우리금융강남타워에서 비은행 부문 3개사 자회사 대표들과 함께 통합 이전 마무리를 축하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창하·이창재 우리자산신탁 공동대표, 손태승 회장, 박경훈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신명혁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 사진=우리금융 제공

우리종합금융은 최근 한국신용평가로부터 기업신용등급 전망을 상향 조정받았다. 한국신용평가는 우리종합금융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했다. 

영업자산 확대와 업무영역 다각화를 통해 이익창출 능력이 개선된 점이 주효했다. 이에 우리종금의 주가는 연초 대비 65%가량 상승했다. 1년 전 3,800억원 안팎이었던 시가총액도 7,600억원으로 2배나 늘어 중형 증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시총이 늘어났다. 

우리종금의 올해 예상 PBR은 1.3배로 전체 금융주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왔다. 실제 우리종금은 지난 2014년 흑자전환 후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올 3분기까지 665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최대 실적을 거뒀다. 

우리자산운용 이사회는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이하 템플턴운용)의 집합투자업 사업부문을 인수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템플턴운용의 집합투자업 사업부문 펀드 규모는 약 2,200억원 수준이다. 우리자산운용은 이번 인수를 통해 해외펀드 라인업을 강화하는 등 펀드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글로벌 자산운용사들과 협업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100% 손자회사로 편입된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상향 조정받았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장기신용등급은 기존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됐다. 유상증자 이후 사업기반 강화 예상과 시장 지위 개선, 대손비용 관리에 따른 양호한 수익성 유지 전망, 우수한 재무안정성 지표 유지가 반영됐다. 이에 앞서 우리금융은 우리금융저축은행에 1,000억원을 유상증자했다.

 

내부등급법 승인으로 증권사 M&A '탄력'

우리금융은 지난달 2일 내부등급법 최종 승인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획득했다. 

지난해 6월 중소기업(비외감법인·개인사업자)과 가계부문에 대한 승인을 받은 후 1년 5개월 만에 외감기업과 카드 부문 모형까지 내부등급법 최종 승인을 이끌어낸 것이다. 2019년 1월 우리금융지주 출범 후 2년 10개월여 만이다.

우리금융은 지주 설립 후 내부등급법 승인을 위해 계열사들과 함께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그룹 리스크거버넌스와 리스크관리시스템 구축 등 전반적인 그룹 리스크관리체계 구축을 완료했다. 금감원은 이러한 우리금융의 리스크 관리체계 구축 노력을 높이 평가해 최단 기간 내 내부등급법 사용을 승인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내부등급법 승인으로 BIS 비율이 약 1.3%p 수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이 당국으로부터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증권사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현재의 자본 여력이나 시장을 고려할 때 우리금융이 중소형 규모의 증권사를 인수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에 따라 우리종금의 역할도 함께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종금사 라이선스의 업무 범위가 다양하기 때문에 그룹이 종금사·증권사 투 트랙(Two Track)을 유지하다가 상황에 따라 합병을 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3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이성욱 우리금융 CFO는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으면 자본 규모로는 2조원, 위험가중자산은 20조원 이상 흡수할 수 있게 된다"고 운을 뗀 뒤 "현재 매물 품귀 현상이 있기는 하지만 가장 시너지가 큰 증권사 인수를 먼저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역대급 실적으로 실탄도 확보된 상태다. 우리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2조1,983억원을 시현했다. 3분기 순이익은 7,786억원으로 지주사 전환 후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러한 성과는 지주 전환 후 지속된 수익 기반 확대 전략과 성공적인 건전성·비용관리 결과로 풀이된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합한 순영업수익은 3분기 누적 6조1,8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6%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중소기업 중심의 대출 성장과 핵심 저비용성 예금의 증가로 수익 구조가 개선되며 5조885억원을 기록했다.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7.2% 증가한 1조919억원을 달성하며 호실적을 이끌었다. 자회사 편입 효과 뿐만 아니라 CIB 역량 강화에 따른 IB부분 손익, 신탁 관련 수수료 등 핵심 수수료이익 증가에 기인했다.

자산건전성 부문은 3분기 방역 강화 조치에 따른 일시적 경기 둔화 우려에도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0.31%, 연체율 0.24%를 기록하며 매우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우량자산비율과 NPL커버리지비율은 각각 89.2%, 177.5%으로 미래 경기 불확실성에 적극 대비하고 있다. 그룹의 판매관리비용률은 전년 동기 52.5% 대비 7.3%p 감소한 45.2%으로 비용효율성 개선 노력에 대한 결실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계열사별 연결 당기순이익은 우리은행 1조9,867억원, 우리카드 1,746억원, 우리금융캐피탈 1,287억원, 우리종합금융 665억원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3분기 들어 NIM 개선세는 일시 정체됐으나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과 적극적인 대손비용 관리로 3분기 만에 2조원을 초과하는 역대 최대 실적을 거양했다"고 말했다. 그는 "잔여 지분 매각 후 코로나 극복으로 경기회복이 본격화되면 우리금융그룹의 기업가치는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예금보험공사의 잔여지분 매각, 비은행 계열사들의 안정적인 수익창출, 내부등급법 승인에 따른 포트폴리오 확충 가능성이 맞물리며 우리금융지주의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모습이다. 

손태승 회장은 올해 12월이나 내년 1월 중 미국 또는 싱가포르 등 글로벌 금융도시에서 해외IR을 실시할 계획이다. 지난 2년간 중단됐던 해외 기관투자자 대면 IR을 재개함으로써 2021년 그룹의 경영성과와 중장기 그룹비전을 홍보하고 잔여 지분 매각에 따른 오버행(Overhang) 이슈 해소와 성공적인 완전 민영화를 알릴 계획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9일 우리금융그룹 본사 비전홀에서 '2021년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을 비대면으로 개최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그룹사 임직원에게 '가슴뛰는 변화! 내일을 열다, 속도를 더하다'라는 타이틀을 제시하며 속도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 제공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하반기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임직원들에게 속도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모습. 사진=우리금융 제공

 

디지털 혁신으로 뉴 노멀(New Normal) 제시

손태승 회장의 미래 수익성 다각화를 위한 또 하나의 복안은 디지털 혁신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5월 그룹 디지털 비전인 'Digital for Better Life'를 선포하고 손태승 회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함께 이끄는 디지털혁신위원회를 출범했다. 

손태승 회장은 자회사 CEO들과 함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초개인화 마케팅 방안, 그룹 모바일플랫폼 체계 구축안 등 디지털 혁신 주요 과제를 선정하고 더욱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해 줄 것을 주문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10월 우리금융남산타워 사옥명을 우리금융디지털타워로 변경하고 지주 디지털·IT부문과 우리에프아이에스 디지털 개발본부를 이전했다.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을 중심으로 각 그룹사 디지털 부문이 디지털타워로 집결하면서 헤드라인이 본격화된 것이다.

또한 그룹사간 디지털 협업에 최적화된 근무환경을 조성했다. IT자회사인 우리에프아이에스 디지털 개발인력이 디지털타워에서 근무하게 되면서 그룹사 간 동반 기획은 물론 개발 기간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게 됐다.

나아가 우리금융은 디지털 퍼스트 문화 확산과 마인드 제고를 위해 지주사 전 직원을 대상으로 디지털 특강을 실시하고 있다. 특강은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에프아이에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디지털 분야 실무 담당 직원들이 직접 강사가 돼 △메타버스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마이데이터 △디지털 트렌드 등 전문 분야별 이론·사례를 매월 2회, 총 12회에 걸쳐 주기적으로 실시한다. 

자회사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전담 지원 제도 '디딤(DIDIM)'도 운영하고 있다. 디딤은 'Digital, ICT, Data Innovation Manager'의 약자로, 그룹 차원에서 자회사의 디지털 혁신 도약을 위한 지지대 역할을 의미한다. 디딤은 우리금융캐피탈·우리종합금융·우리금융저축은행 등 디지털 경험이 부족한 신규 편입·소규모 자회사를 대상으로 한다. 

지주사 디지털 실무자들은 각 자회사와 DT(Digital Transformation) 관련 핵심 소통 채널을 구성하고 전담 지원 역할을 담당한다. 자회사 디지털부서 임직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디지털 이슈를 발굴하고, 우리은행·우리카드·우리FIS 등 디지털 역량이 충분한 자회사와 연계해 전문지식과 노하우를 전수한다.

손태승 회장은 "그룹사와 각 사업부서는 물론 경영진과 실무자간 격의 없는 소통, 빠른 의사결정이 우리금융그룹 디지털혁신의 중요한 추진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디지털은 미래를 담보할 생존의 문제로 전 직원이 디지털 마인드를 갖추고 그룹 전체에 디지털 문화를 더욱 확산시켜 달라"고 당부했다.

디지털 전문인력 육성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우리금융과 KT는 지난해 10월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디지털 전문가 양성을 위한 공동연수를 2회에 걸쳐 실시했다. 연수에는 계열사 직원 40명이 참석해 KT의 빅데이터 활용사례를 실습하고 은행 업무에 적용할 과제를 도출했다. 

지난 3월에는 KT, 교보생명과 협약을 맺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분야 인재양성을 위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산학연계 교육과정을 개설했다. 교육은 지주사,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에프아이에스 직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약 3개월간 진행했다. 

최근 금융권의 트렌드라 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와 초개인화 서비스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마이데이터 기반의 개인화된 재무설계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은행에 데이터를 맡기는 대신 혜택을 받는 서비스, 생활에 실질적으로 보탬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고객의 신용정보, 자산, 가처분소득 등의 금융정보와 기타 비금융정보를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돈을 어떻게 모으고, 쓰고, 불리고, 또 빌려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고객별 맞춤형 재무설계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우리은행은 우리카드, 교보생명, 미래에셋증권, 한화손보, NICE평가정보사와 국내 초대형 민간 금융데이터댐 구축을 위한 금융트렌드 공동연구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데이터 수집⋅적재⋅유통을 위한 가명처리 프로세스 간소화와 공동연구개발, 데이터 공유⋅활용과 판매에 협업하는 금융공동체를 말한다. 

우리 금융은 협약을 통해 △데이터 융복합을 통한 신규 사업 발굴·금융 거래 고객 특성 지수(Index) 공동 개발 △가명처리 정보 취합 프로세스 간소화∙정례화 △금융데이터댐 내 분석 결과 데이터 사업화 △소상공인과 스타트업 지원 등 정부의 데이터 산업 공공 지원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앞으로도 기존 포트폴리오의 구조 개편과 함께 비은행부문 확충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추진해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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