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돈 빌리기 더 힘들다... '가계대출' 더 옥죄는 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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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돈 빌리기 더 힘들다... '가계대출' 더 옥죄는 당국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1.12.05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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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가계대출 증가율 4.5% 제시
대출 바짝 조인 올해보다 더 낮은 수준
실수요 끊이지 않는데... 이자 부담 가중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사진=시장경제 DB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사진=시장경제 DB

시중은행에서 돈 빌리기가 더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당국의 압박에 시중은행이 2022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더욱 축소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규제 일변도 기조 속에서 실수요자들의 고통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은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을 4.5~5%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계획을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중순쯤 은행들에게 내년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 제출을 요청하면서 연간 증가율을 평균 4.5% 수준에서 관리할 것이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가계대출 규제 한파가 몰아닥친 올해 연간 목표(5%)보다 0.5% 낮은 수준이다.

이에 상당수 은행들은 당국이 제시한 평균 수준(4.5%)에 맞춰 내년 목표치를 제출했다. 다만 올해 증가율이 높지 않은 것으로 자체 판단한 일부 은행은 약 5% 정도의 목표를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에서는 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율이 평균보다 높은 은행들에게 페널티를 부여하면서 결국 업계 목표치를 4.5%에 맞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 집 마련을 꿈꾸고 있는 서민들에게는 날벼락 같은 얘기다. 

사실 정부의 규제에도 대출 수요는 여전한 상황이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11월 말 기준 가계대출 총액은 전달보다 2조3,622억원 늘어난 708조6,880억원을 기록했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503조3,285억원으로 전달보다 2조1,122억원 늘었다. 

신용대출 총액도 141조1,33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11월 기준 신용대출 증가액은 3,058억원으로 10월(-1,720억원)이나 9월(1,058억원)보다 불어났다. 신규 신용대출이 중단된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이 주택 잔금이나 부족한 전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마이너스통장의 한도까지 끌어썼을 가능성이 있다.

결국 대출은 어렵고 실수요는 끊이지 않는데 이자가 빠르게 오르면서 서민들의 부담만 가중되는 모습이다. 일례로 2억원의 전세대출을 3%의 금리로 받은 대출자는 연 이자로 600만원을 내야 했지만 금리가 4%로 오르면 총 부담은 800만원으로 늘어난다. 빠듯한 지갑에서 200만원을 더 짜내야 하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조만간 은행들의 가계대출 관리 목표를 확인한 뒤 업계와 조율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3일 열린 연말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에는 올해보다 강도가 더 높은 4~5%대로 가계대출 증가율을 관리하되 실물경제나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서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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