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화장품학회 분과 활동 강화, 타 산업과 협업 늘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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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화장품학회 분과 활동 강화, 타 산업과 협업 늘릴 것"
  • 최지흥 기자
  • 승인 2021.12.06 0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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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호 신임 대한화장품학회장
코로나 이전 단계가 아닌 진일보한 학회 목표
분과별 영역 세분화, 시스템화 통해 발전기여
네트워크 확장 추진...학회의 영향력 증대 노력
지난 11월 18일과 19일 양일간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서 진행한 추계학술발표대회 기간 중 열린 2021년 1차 정기총회에서 신임회장으로 선임된 아모레퍼시픽 박영호 기술연구원장(전무)은 2년간의 임기 시작에 앞서 '오고 싶은 학회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사진=최지흥 기자
지난 11월 18일과 19일 양일간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서 진행한 추계학술발표대회 기간 중 열린 2021년 1차 정기총회에서 신임회장으로 선임된 아모레퍼시픽 박영호 기술연구원장(전무)은 2년간의 임기 시작에 앞서 '오고 싶은 학회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사진=최지흥 기자

지난 11월 18일과 19일 양일간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서 열린 대한화장품학회 1차 정기총회에서는 신임회장으로 아모레퍼시픽 박영호 기술연구원장(전무)을 선임했다. 박영호 학회장은 내년부터 2년간 대한화장품학회를 이끌게 된다.

최근 바이오 성분과 기술이 적용된 화장품들이 잇달아 출시돼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더 좋은 화장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감안해 연구자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화장품 제조 기술이 꾸준하게 발전하고 있음에도 이를 가로막는 규제는 여전한 실정이다. 이에 화장품 연구자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역할이 중요하게 거론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이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산업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본지는 박영호 학회장을 만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는 화장품 전문가들의 행보 등에 대해 물었다.
 

- 대한화장품학회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지난 1968년 설립된 대한화장품학회는 한국에서 화장품 분야에 종사하는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국내 대표 화장품 학술 단체다. 다양한 학술 행사를 통해 한국 화장품의 품질 및 기술 향상에 공헌하고 있다.  

화장품 신소재와 신제형 개발, 안전성과 효능, 법과 제도, 관련 분야 연구 발표 등을 통해 품질, 기술 향상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2021년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주무관청으로 사단법인으로 전환하며 2022년 새로운 출발을 준비 중이다”
 

- 취임식에서 대한화장품학회를 소통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의무적으로 활동하는 학회가 아니라 가고 싶은 학회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이야기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 학회는 타 학회와 달리 아카데미 중심이 아닌 화장품 기업들이 주축이 돼 운영되는 특이성을 갖고 있었다. 학회의 역사는 길지만 외형은 커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외형 확장은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선 내실을 튼튼하게 다져갈 생각이다.

이를 위해 첫 번째로 학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학회는 코로나 시기 동안 정상적인 진행이 이뤄지지 못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이전의 학회로 돌아갈 생각은 없다. 코로나 이전 보다 진일보한 학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또한 학회 회원들이 정확하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회원들이 오고 싶은 학회', '오면 느끼고, 배우고, 무엇인가 얻어갈 수 있는 학회'를 만들고자 한다.

그 일환으로 분과 학회를 활성화해 분야별 전문성을 강화하고 다양한 산업군과 긴밀한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화장품 산업은 융합 산업이라고 말할 정도로 타 산업군과의 긴밀한 연결 고리를 갖고 있다. 화장품 제조 기술은 물론 연구개발에 모든 과정이 이제는 단순 포뮬러 개발에 머물지 않는다.

폐쇄적인 생각은 발전이 정체될 수밖에 없다. 분과별로 화장품 산업에 있지 않아도 분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예를 들면 화장품과 관계없는 다른 산업군에도 임상을 하는 기업이나 연구자가 많다. 화장품 영역만을 고집하기 보다는 모든 곳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이들을 찾아 볼 생각이다. 학회의 역할은 학술적인 것에만 머물지 않는다. 국내 화장품 산업이 큰 발전을 했고 위상이 높아진 만큼, 학회 역시 업계 발전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경주해 갈 것이다.”

박영호 대한화장품학회 신임 회장은 외형 확장에 앞서 내실을 튼튼하게 다져갈 방침을 밝혔다. 사진=최지흥 기자
박영호 대한화장품학회 신임 회장은 외형 확장에 앞서 내실을 튼튼하게 다져갈 방침을 밝혔다. 사진=최지흥 기자

- 지난해 사단법인으로 전환 후 본격적인 활동은 사실상 올해부터다. 새롭게 기획하거나 생각한 것이 있나?

“국내 화장품 산업이 그동안 큰 발전을 했지만 학회는 정체돼 있었다. 학회 내에서도 많은 노력을 했지만 실제 학회 내의 변화는 많지 않았다. 학회 상주 인원이나 오래된 홈페이지 등이 대표적인 것 중 하나다.

우선적으로 선행 과제들을 하나 둘 정리하고 바꿔나갈 생각이다. 또한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현재 운영하고 있는 세미나, 심포지엄도 세분화하고 체계적으로 변화시킬 계획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협의가 필요하겠지만 여러 주제의 세미나는 한 분야만을 선택적으로 듣고 싶은 이들에게는 부담일 수 있다. 때문에 분과 학회를 강화하면서 하나의 주제를 깊게 체계화 할 수 있는 세미나나 심포지엄 등을 추진해 갈 생각이다.

또한,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해 예산의 자율성을 높이고, 학회 위상에 맞는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 갈 것이다.”
 

- 최근 정부의 화장품 R&D 사업 지원에 대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화장품 관련 연구지원이 이뤄지는 사례가 적고, 타 산업에 비해 지원 금액이 적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정부의 결정이 무조건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다. 지원에 대한 부분은 결국 신뢰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타 산업에 비해 얼마만큼의 기여도가 있는지, 금액은 적절한지, 얼마나 우수한 기획인지가 관건이다. 특정 회사 한 두 곳이 독점하는 식의 지원이 아니라 산업 전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획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 부분에서도 학회의 역할이 분명히 있다. 학회도 정부기관과 소통을 통해 긍정적인 부분을 만들어 낼 필요가 있다. 그동안 학회는 전문적인 의견을 지속적으로 내놓았다. 앞으로도 필요에 따라서는 이러한 모습을 유지할 것이다."
 

- 화장품 연구자들 중에는 '화장품 과학자'로 불리는 것을 꺼리는 이들이 많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고 생각하는가.

“화장품 산업이 발전했지만 연구개발 분야에서 우리가 기대한 수준에 못 미친다는 생각이 크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실제 화장품 과학자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는 이들도 많지 않다. 화장품 보다는 독성, 화학, 생물 등 자신의 전문 분야를 내세우는 이들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융합 산업이라고 불리지만 여전히 화장품이 갖는 과학적인 측면에서의 영역이 제한적인 것도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때문에 소통이 필요하다. 기업 비밀 등 민감한 사항은 어렵겠지만 학술적인 부분만큼은 지금보다 소통을 더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화장품 분야는 아니지만 자기 분야에서 확고한 전문성을 갖고 있는 이들은 많다. 중요한 것은 모든 연구개발에는 가치가 있어야 하고, 이것이 다른 누군가에게 신뢰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변화에 대한 대응을 혼자서는 할 수 없다. 서로 소통하며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학회 역시 분위기 조성에 적극 나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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