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기차 기업들이 군침 흘리는 그 기술, 현대차 '파워트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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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전기차 기업들이 군침 흘리는 그 기술, 현대차 '파워트레인'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1.12.07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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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파워트레인' 기술 분석
계열 부품 전문기업 '현대트랜시스' 개발 주도
전기차용 파워트레인, 독자 설계 기술 확보
전기차용 4륜 구동 시스템 '세계 최초' 개발
부피 작아, 공간 설계 유리... 원가 절감, 효율도 높여
파워트레인 매출 급증... 지난해 5조 넘어
현대트랜시스가 자체 개발한 감속기-전기모터-인버터 일체형 ev 구동 시스템. 사진=현대트랜시스
현대트랜시스가 독자 개발한 감속기-전기모터-인버터 일체형 'ev 구동 시스템'. 사진=현대트랜시스

2045년 내연기관 차량 판매 전면 중단을 선언한 현대차·기아그룹이 전기차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차세대 파워트레인 개발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의 전기차용 파워트레인 개발은 계열 부품 전문기업 현대트랜시스가 주도하고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최근 4년간 6000억원이 넘는 현금을 연구개발(R&D)에 쏟아부었다. 회사의 연간 R&D 투자규모는 2019년 1500억원, 지난해에는 2500억원을 넘어섰다. 

현대트랜시스는 2019년 그룹 부품계열사인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의 합병을 통해 탄생했다. 현대위아의 수동 변속기 생산라인까지 품에 안으면서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주력 제품은 파워트레인과 차량용 시트이다. 지난해 매출은 약 7조3000억원으로 연간 생산능력은 파워트레인 851만대, 시트 442만대이다. 특히 파워트레인 분야에서 그룹 안팎의 기대감이 높다.

파워트레인은 엔진에서 발생된 동력을 차축에 전달하는 구동시스템을 말한다. 클러치, 토크 컨버터, 트랜스미션(변속기), 프로펠러 샤프트, 드라이브 샤프트, 디퍼렌셜 등으로 구성되며, 좁은 의미로는 트랜스미션만을 의미하기도 한다. 차량의 주행 안정성과 균형감, 정숙성, 내구성 등을 담보하며, 차량 전체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시스템이다. 파워트레인의 설계 능력은 당해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평가하는 바로미터라고 할 수도 있다. 

전기차에 있어 파워트레인은 원가 비중이 가장 높다. 전체 부품 중 파워트레인 원가 비중이 70%에 달한다. 전기차에는 내연기관의 엔진과 변속기 등을 대신하는 전용 구동체계가 요구된다. 전기차용 이차전지와 결합하는 파워트레인 구동 효율은 주행거리 향상을 위해 필수적이다. 

전기차 전용 파워트레인의 시장 전망은 상당히 밝다. 시장조사기관인 그랜드뷰리서치는 전기 파워트레인(Electric Powertrain) 시장이 2020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13.6%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 파워트레인 독자 설계 능력 보유
변속기 분야 경쟁력, 글로벌 최상위권 

전기차를 앞세워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변신을 추진 중인 현대차에게 파워트레인 설계와 제조 노하우는 중장기 사업 전략을 좌우할 수 있는 전제조건이다. 현대차 계열 부품 기업 가운데서도 현대트랜시스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대트랜시스의 변속기 독자 설계 기술은 세계 최정상급 수준이다. 무엇보다 이 분야는 기술 장벽이 매우 견고해 후발 기업들의 진입이 까다롭다. 중국의 자동차 기업들이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을 등에 업고 기술 확보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지난달 말 기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2581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회사의 R&D투자 기조는 2019년부터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합병 이후 연구개발 시너지가 극대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트랜시스의 최근 4년간 연구개발비 추이를 살펴보면, 현대다이모스·현대파워텍 합병 전인 2018년 816억원에 그쳤으나 2019년 1561억원으로 91%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2500억원을 넘기며 기록을 갈아치웠다. 매출에서 연구개발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2.96%에서 2020년 4.40%로 확대됐다.

회사는 전체 연구개발비의 50% 이상을 파워트레인 분야에 투자했다. 회사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최근 3년간 파워트레인 부문 R&D비용으로 3000억원 이상을 썼다. 지난해 말 기준 파워트레인 연구인력은 460명으로 2018년과 비교해 50명이 늘었다.
 

파워트레인 매출,
18년 1조8천억에서 지난해 5조 '급증'
 

연구개발 비중 확대는 매출 확대라는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회사의 파워트레인 매출은 2018년 1조8403억원에서 2019년 5조5195억원으로 200%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5조원을 돌파했다. 올해의 경우 3분기까지 4조6338억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했다. 이 추세라면 연 매출 기록 경신이 확실시된다. 

전문가들도 현대차그룹의 변속기와 엔진 독자 설계 기술이 향후 전기차 시장에서 가치를 재조명 받을 것이란 긍정적 분석을 내놨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현대트랜시스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변속기 전 라인업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라며 "독자적인 변속기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세계적 기업이 많지 않고, 중국 회사들이 쫓아오려고 기를 썼지만 실패한 기술이 바로 변속기"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세계적으로 내연기관차가 급격히 줄면서 전기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며 "미래 전기차 변속기(감속기) 기술도 이어갈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생존의 핵심 요건"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최초' 전기차용 AWD 디스커넥터 시스템 개발

현대트랜시스는 전기차 파워트레인 연구개발에 집중한 결과, '3 in 1 일체형 EV 구동시스템'을 독자 개발했다. 모터와 인버터, 감속기를 일체형으로 결합한 구동장치다.

EV구동시스템에서 모터는 내연기관의 엔진, 배터리는 연료탱크, 감속기는 변속기와 역할이 같다. 인버터는 배터리와 모터 사이에 위치하는 전력 변환 장치로, 모터의 회전상태에 맞춰 전력 공급을 제어한다.   

현대트랜시스의 3-in-1 EV 구동시스템은 크기가 작아 차체 설계에 유리하고, 냉각방식을 개선해 배터리 안정성과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원가 경쟁력도 높아 전기차 판매가를 낮출 수 있는 이점도 있다. 

회사는 전기차용 사륜구동(AWD) 디스커넥터 시스템 독자 개발에도 성공했다. 내연기관용 AWD 디스커넥터 기술은 있었지만, 전기차용 개발은 현대트랜시스가 세계 최초이다.  

이 시스템은 감속기에 연결돼 주행상황에 따라 구동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눈길이나 비포장 오프로드에서는 AWD를 쓰고 고속주행이나 시내 주행에서는 보조 구동축 연결을 차단해 2WD로 전환,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동력 손실을 약 6~8% 정도 줄일 수 있고 그만큼 주행거리도 늘어난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적용됐으며 아이오닉5에 처음 탑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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