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人] "男風당당 메이크업 시대... 남성 그루밍 톱브랜드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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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人] "男風당당 메이크업 시대... 남성 그루밍 톱브랜드 될 것"
  • 최지흥 기자
  • 승인 2021.12.01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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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레디(BeReady)' TF 팀 허도윤 리더 인터뷰
아모레퍼시픽 사내 벤처 프로그램으로 론칭
남성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로 출사표
국내 최초 5가지 컬러 파운데이션 첫선
사장실 직속 편제...전폭적인 지원 도움
시장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 깨고 승승장구
비레디 TF 팀 허도윤 리더에 따르면 2019년 아모레퍼시픽의 린 스타트업 4기로 탄생한 ‘비레디(BeREADY)’는 남자들이 즐겁고 당당하게 메이크업 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 할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메시지를 내세우고 있다. 사진=정상윤 기자
비레디 TF 팀 허도윤 리더에 따르면 2019년 아모레퍼시픽의 린 스타트업 4기로 탄생한 ‘비레디(BeREADY)’는 남자들이 즐겁고 당당하게 메이크업 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 할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메시지를 내세우고 있다. 사진=시장경제DB

아모레퍼시픽은 2016년부터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린 스타트업(Lean Startup)’을 통해 기존에 없었던 창의적인 브랜드 개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5년 9월 창립 70주년 기념 미디어 간담회에서 전사 차원의 성장 비전을 발표했던 아모레퍼시픽은 사내에 린 스타트업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작은 규모의 민첩하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창의적인 브랜드를 육성하는 기반을 다지고 창조적인 니치(niche) 브랜드의 신규 개발을 장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린 스타트업은 짧은 시간 동안 제품을 만들고 성과를 측정해 다음 제품 개선에 반영하는 과정을 반복해 성공 확률을 높이는 방법론을 의미한다. 내부적으로도 끊임없이 가설을 세우고, 방향을 바꾸면서 지속적인 시도와 단계별 시행착오를 통해 변화를 추구하는 테스트 앤 런(Test & Learn) 방법론을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따라 아모레퍼시픽은 2015년 하반기부터 사내 벤처 프로그램을 기획했으며, 내부 심사를 통해 창조적인 아이디어, 추진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팀을 선정했다. 그 결과 2016년 1월부터 3~4명의 팀원으로 구성된 2개의 린 스타트업 TFT 1기가 결성된데 이어 매년 차별화된 아이디어가 결합된 신규 브랜드가 탄생되고 있다.

‘Z세대 남성메이크업 브랜드’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2019년 아모레퍼시픽의 린 스타트업 4기로 탄생한 ‘비레디(BeREADY)’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아모레퍼시픽 내부에서도 남성 메이크업 제품은 힘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브랜드 론칭 1년여만에 국내 남성 메이크업 시장에 새로운 트렌드를 보여주고 있다는 극찬을 받고 있다. 본지는 비레디 TF 팀 허도윤 리더(과장)에게 짧은 시간 주목 받을 수 있었던 원동력과 비결을 물었다.

허도윤 리더는 "중·고등학생 10명 중 4명은 이미 메이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Z세대에게는 남성 메이크업이 대단할 것 없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라고 말했다. 사진=시장경제DB

- 비레디 브랜드 제안 이유와 기획 배경을 알고 싶다.

“다양한 통계 자료를 통해 알려졌지만 남성화장품 시장은 매년 크게 성장 중이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국내 남성화장품 시장은 2020년 기준 1조 2,000억원을 넘어섰다. 그 중에서 메이크업 시장도 800억 규모로 추정된다. 하지만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여성 메이크업 브랜드들에 비해 남성은 현저하게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제품 종류도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일례로 여성들을 위한 파운데이션 쿠션은 12컬러 이상의 다양한 컬러 쉐이드를 가지고 있지만 남성은 양질의 합리적인 브랜드가 없고 컬러 역시 밝은 톤, 어두운 톤 2가지에 불과하다.

처음 브랜드를 기획했을 당시, 팀원들과 함께 ‘이제 우리나라도 남성들을 위한 좋은 메이크업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뜻을 모았다. 실제로 비레디(BeReady)라는 브랜드명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 단단히 먹어’로, 뷰티 앞에 남녀가 평등한 세상 그리고 남자들이 즐겁고 당당하게 메이크업 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 할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메시지를 내세우고 있다.”

- 국내에서 남성 메이크업 시장은 여전히 생소하다. 어떤 부분에서 도전 가치가 있다고 확신했나.

“남성 메이크업 시장이 국내에서 아직 생소하다는 것은 기성세대가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해외보다 오히려 국내 남성 메이크업 시장 규모가 더 크고 실제로 남성 브랜드에서는 앞다퉈 남성 메이크업 제품을 출시하거나 준비하고 있었다.

요즘 젊은 세대들, 특히 중·고등학생 10명 중 4명은 이미 메이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Z세대에게는 남성 메이크업이 대단할 것 없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비레디도 제품 출시 후 코로나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오히려 주목 받으며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포스트 코로나에는 더욱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허도윤 리더는
허도윤 리더는 "초기 사내에서는 남성 메이크업은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기대를 상회하는 높은 수치의 달성률과 거듭되는 성장으로 현재 비레디는 사내에서도 중요한 남성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 말한다. 사진=시장경제DB

- 아모레퍼시픽 사내 벤처로 사업을 시작했다. 지원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시작 단계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제품 기획부터 출시까지의 전폭적 지원과 그 이후에도 필요 시 전략 예산 등을 추가로 지원 받았다. 사장실 직속 편제로 사장과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예산 확보에 관한 논의도 할 수 있었다.

현업에서는 업무 진행 시 여러 단계를 거치고 의사결정에도 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사내 벤처의 경우는 이런 부분을 대폭 줄이고 스스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부여해 주는 것이 큰 강점이다. 어떠한 지원보다 자율권을 보장해 주는 것이 가장 큰 지원이 아닐까 생각된다.”

- 론칭 후 시장 반응과 아모레퍼시픽 사내 반응도 궁금하다.

“2019년 9월 론칭 후 다양한 매체에서 인터뷰를 요청해왔고 현재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첫 제품 론칭 후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주목할 만한 고객의 반응으로는 “기존 남성 브랜드와는 확실하게 다르다”, “이번에 비레디가 정점을 찍을 것 같다” 등도 있었다.

화장품 플랫폼으로 유명한 글로우픽, 화해 등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보이고 있다. 비레디는 브랜드 론칭 이후 네이버 남성 메이크업 검색 순위 1위 유지(2019년 9월 - 현재, 1020남성), 2020 화해 뷰티 어워드 남성 메이크업 부문 1위(비레디 레벨 업 파운데이션), 글로우픽 2019&2020 어워드 남성화장품 1위(비레디 레벨 업 파운데이션), 2021 상반기 어워드 남성 화장품 2위(비레디 마그네틱 피팅 쿠션), 국내 최대 남성 뷰티 커뮤니티(비욘드 그루밍) 버즈량 1위(타 남성 브랜드 대비 20배 이상)를 기록 중이다.

매출도 2년 만에 상징적인 성과를 올렸다. 2019년 9월 론칭 이후 현재까지 브랜드 연평균 성장률은 158.2%였으며 주요 상품인 파운데이션과 쿠션 역시 전년대비 135.9% 성장했다.

초기 사내에서는 남성 메이크업은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기대를 상회하는 높은 수치의 달성률과 거듭되는 성장으로 현재는 사내에서도 중요한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

- 비레디가 경쟁사들과 다른 차별성이 있다면?

“비레디 브랜드의 대표 신조는 ‘고객과 함께 만들어 가는 브랜드’다. 제품 기획 단계부터 고객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크리에이터, 인플루언서와 함께 개발해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여러 보이스를 듣고 제품을 기획하는 것이 일반적인 과정보다 많은 시간과 수고가 필요하지만, 그만큼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을 거치고 있다. 앞으로도 고객이 원하는 제품, 인플루언서 협업 제품을 통해 고객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론칭 당시 첫 제품으로 선보인 ‘레벨 업 파운데이션 포 히어로즈’는 다섯 가지 컬러의 남성 파운데이션이다. 사진=비레디
론칭 당시 첫 제품으로 선보인 ‘레벨 업 파운데이션 포 히어로즈’는 다섯 가지 컬러의 남성 파운데이션이다. 사진=비레디

- 대표 제품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론칭 당시 첫 제품으로 선보인 ‘레벨 업 파운데이션 포 히어로즈’는 다섯 가지 컬러의 남성 파운데이션이다. 비레디는 브랜드 론칭 기획 단계부터 Z세대 팬덤 만들기를 고려해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는 것에 집중했다.

비레디 팀원들이 직접 제작하고 출연해 메이크업 방법, Z세대 트렌드, 남성화장품 정보 등을 영상으로 유쾌하게 풀어냈다. 2,000여명의 Z세대 남성고객 설문결과 가장 사용하고 싶은 메이크업 제품이 파운데이션이라는 것을 알게돼 제품 개발에 반영했다.

대다수 남성 피부톤은 남성호르몬 영향으로 멜라닌 합성이 촉진돼 여성 피부톤에 비해 어둡다는 것에 주목해 01호(매우 밝은 피부톤)부터 02호(약간 밝은 피부톤), 03호(보통 피부톤), 04호(약간 어두운 피부톤), 05호(매우 어두운 피부톤)까지 다섯가지 컬러로 출시했다.

또한 과다피지로 유분생성이 많아 메이크업 지속력이 떨어지는 부분도 놓치지 않았다. 파워 세팅 폴리머(Power Setting Polymer)가 피부에 자연스럽게 코팅돼 제형의 밀착력을 높여 주고, 서피스 텐션 오일(Surface Tension Oil)을 함유해 손으로 발라도 얇고 부드럽게 펴발려 퍼프사용에 서툰 남성들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최근 주목 받고 있는 '마그네틱 피팅 쿠션 포 히어로즈 SPF 50+/PA+++’ 역시 수정 화장이 번거로운 남성 고객들의 특성을 반영해 완벽한 밀착·지속력으로 하루종일 무너짐 없는 깔끔한 피부 표현이 가능하다. 아모레퍼시픽만의 독자적인 기술인 ‘마그넷 래스팅’ 기술을 적용해 마스크 사용 시에도 메이크업이 거의 묻어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며, 뛰어난 밀착력을 지녀 일명 ‘자석쿠션’으로 불린다.

또한 ‘레벨 업 파운데이션’과 동일한 다섯가지 색상으로 구성해 남성 쿠션 중 가장 많은 색상을 제공하고, 강력한 자외선 차단 효과(SPF 50+/PA+++)와 함께 물방울 모양의 쿠션 퍼프가 코 주변과 눈가 등 굴곡진 곳까지 섬세하게 커버해준다.

특히 이 제품은 남성 데일리 메이크업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는 뷰티 크리에이터 ‘스완’이 제품 기획 단계부터 개발까지 직접 참여했다. 유튜브 채널 ‘스완SWAN_현실남자뷰티’와 최초의 남성 뷰티 커뮤니티 ‘비욘드 그루밍’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는 스완은 적극적인 정보 공유와 구독자 소통을 통해 남성 팬덤을 빠르게 키워가고 있다.”

비레디는 앞으로 코로나로 위축된 남성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해 더욱 당당하게 그루밍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정상윤 기자
비레디는 앞으로 코로나로 위축된 남성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해 더욱 당당하게 그루밍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시장경제DB

- 특별한 사회공헌 활동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비레디는 우리 사회를 위해 희생하는 영웅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겪는 어려움을 돕고자 판매 수익의 5%를 기부하는 ‘세이브 더 히어로즈(Save the Heroes)’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비레디는 첫 번째 캠페인 영웅으로 소방공무원을 선정하고 지난해 11월 5일 정신건강 장비 1대와 치유 장비 71대를 기부했다.

올해 비레디는 캠페인의 두 번째 영웅으로 최근 산악구조대를 선정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도움이 필요한 영웅을 찾기 위해 비레디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10대, 20대 1,304명 중 33%에 해당하는 많은 사람들이 가장 돕고 싶어 하는 영웅으로 산악구조대원을 뽑은 결과다. 지난 11월 17일 강원 소방본부에서 진행한 전달식에서 비레디는 산악구조대를 위해 산악 구조복 50벌을 기부했다.

또한 비레디는 지난 11월 1일 산악구조대의 노고를 더욱 널리 알리기 위해 산악구조장비에서 영감을 받은 캠페인 굿즈를 발매한 바 있다. 해당 굿즈는 아모레퍼시픽 본사 지하 1층, 남성 편집숍 스트롤 광교점에 설치된 캠페인 자판기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비레디는 앞으로도 어려움을 겪는 우리 사회의 숨은 영웅들을 찾아 ‘세이브 더 히어로즈’ 캠페인을 지속해서 진행할 계획이다.”

- 앞으로 계획은 어떤가?

”코로나로 위축된 남성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해 더욱 당당하게 그루밍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마스크를 벗어 던지는 시기가 도래할 때 해당 시장의 카테고리 리더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준비 예정이다. 또한 중국, 일본 시장에도 진출해 국내를 넘어 아시아에서 사랑받는 남성 넘버원 메이크업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미 론칭 당시부터 비레디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목표로 한국, 미국, 중국 3개 국가에 상표 등록을 완료했다.“

- 스타트업이나 사내 벤처에 도전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모레퍼시픽 사내 벤처는 실제로 외부 스타트업과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각자의 자율권이 보장받는 제도다. 예측할 수 없는 시장의 흐름 속에서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담당 한명 한명의 손에 달려 있는 것이다. 120%의 노력을 해야 100%의 결과물이 나온다는 생각을 했다.

현업에서 근무했을 당시에는 야근을 싫어했는데, 이곳에서는 내 사업을 하고 있다는 기분에 즐거웠던 기억이 더 많다. 아이디어가 많고 가슴 속에 열정이 꿈틀거리는 이들이라면 도전해 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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