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통통] "한번 잡솨바~ '아재네' 고기"... 정육점 '라방'에 3만 동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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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통통] "한번 잡솨바~ '아재네' 고기"... 정육점 '라방'에 3만 동접
  • 유경표 기자
  • 승인 2021.11.2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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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동 축산물시장 '아재네' 정육점 조준희 대표
창업과 동시에 온라인 시장으로 눈돌려
"인터넷 판매, 물건 확실·정확해야 신뢰"
라이브 방송 직접 진행... 2~3만명 시청

<편집자주> 유례없는 코로나 팬데믹은 전통시장·소상공인들에게 큰 타격을 줬다. 한 때 인파로 북적였던 우리네 전통시장은 발길이 뚝 끊기며 혹한의 시기를 보내야 했다. 하지만 겨울이 가면 봄이 오듯, '위드코로나' 시행과 더불어 그동안 억눌려있던 소비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전국 방방곡곡 전통시장들도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시장경제신문>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의 콘텐츠 제휴를 통해 '시장통통' 코너를 새롭게 연재한다. 점차 다변화하는 소비시장에 대응해 두각을 나타내는 사례를 발굴·소개하는데 포커스를 맞췄다. 이 코너가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소상공인·전통시장에 한 줄기 위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한우와 운명적으로 만나다

시부모님 코로나 백신 접종 준비로 고기 주문했습니다. 믿고 보낼 수 있는 곳.mina****
꼼꼼한 포장과 빠른 배송 감사해요. 고기 파티함.urgi****
경남 지역인데 상태 좋게 왔어요! 이 시국에 식당가기 그래서 시켜봤는데 만족.ckwl****
아이들 먹이려고 구매했어요. 육즙가득~dmsw****

수만 건이 넘는 후기와 평점 4.8점(한우선물세트 기준)을 기록 중인 아재네 정육점. 온라인 장보기 우수사례점으로 이만한 곳이 없을 것 같다. 평일 기준 5000명 이상, 명절이면 7만 명까지 찾는 아재네는 24시간 ON! 아재네 정육점을 찾아가 온라인에서 성공한 비결을 들어봤다.

조준희 대표는 마장동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마장동을 떠나 본 적이 없다. 40여 년 간 수입육을 취급한 아버지(월성무역 000 대표)의 터전이 마장동이었기 때문이다. 조준희 대표는 청년시절 무술도장 부관장으로 아이들을 가르쳤고, 잠시 수입차 딜러를 했던 적도 있지만 결국 25살에 마장동축산물시장에 발을 들였다.

그는 “마장동에서 나고 자랐지만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수입차 딜러 시절 고객 분이 한우 관련업을 하셨는데, ‘해보면 어떻겠냐?’ 길을 알려주셨죠. 참 친숙한 삶의 일부였는데 그때서야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운명적으로 내가 갈 길이 이 곳인걸 느꼈죠”라고 말했다.

사실 수입육을 취급하는 아버지 회사에 들어가 탄탄대로를 걸을 수도 있었지만 그는 한우를 택했고, 밑바닥부터 시작을 했다. 한우가공점에 취직을 해 5년간 발골부터 한우 유통에 관한 모든 것을 배우고 5년이 지난 2016년 30살의 나이로 창업을 했다. 

“시작할 당시 상호명은 ‘월성한우’였어요. 아버지와 연결고리를 갖고 싶었죠. 그러다 인터넷에서 물건을 팔아볼 생각을 하면서 쉽고 친숙한 이름을 찾다보니 아재네 정육점이 된 거죠.”
 

사진=아재네 정육점 블로그 캡쳐
사진=아재네 정육점 블로그 캡쳐

젊어서 가능했을까? 조 대표는 창업을 하면서 바로 온라인 시장을 두드렸다. 2016년 당시 G마켓, 11번가 등에서 의류 판매 등이 전성기를 달릴 때였는데, 그는 한우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한우를 판다고? 망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지만 그는 “인터넷 판매를 안 해도 망하기 직전이었기 때문에(웃음) 뭐든지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네이버 푸드 윈도도 초창기에 시작했는데 당시에는 환경이 굉장히 열악했고, 판매자도 거의 없어 유지만 하고 있었죠.”라고 말했다. 

그러다 그의 삶을 크게 흔들어 놓은 사건(?)이 생긴다. 조 대표는 첫 고객과의 에피소드는 평생 잊을 수 없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큰 기대를 품고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지만 반전은 없었습니다. 열의도 떨어져 갔죠. 그때 서울대역 쪽에서 첫 주문이 들어왔는데, 그날 저녁에 못 판 고기를 다음날 택배로 보냈습니다. 고객분이 물건을 받고 리뷰에 온갖 나쁜 말을 다 써놓으신 거예요. 당연한 결과였죠.” 조 대표는 그 후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를 드리고, 다시 고기를 준비해 직접 들고 가서 교환을 해줬단다. 그 고객은 물건을 받고 감동해 전후 사정을 모두 담아 리뷰를 다시 올렸는데, 그 이후로 주문이 폭발했다고 한다.

조 대표는 “큰 경험이었습니다. 고객의 리뷰가 중요하다는 것도 알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품질이 좋아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이라도 판매자의 물건이 확실하고 정확해야 온라인 단골도 생기겠구나.’ 많이 배웠죠. 그날의 경험이 오늘까지 아재네를 이끄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사진=아재네 정육점 블로그 캡쳐
사진=아재네 정육점 블로그 캡쳐

 

온라인에도 단골손님이 있다

‘온라인에서 고기를 사는 분들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할까?’ 조 대표가 늘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묻는 질문이다. ‘좋은 제품을 받지 못하면 얼마나 화가 날까? 제때 받지 못하면 또 얼마나 속상할까?’ 마치 주문처럼 마음속으로 되뇐다. 그의 고민과 노력이 통한 걸까? 아재네 정육점 온라인 주문자의 25% 가량이 단골고객이란다.

아재네는 1+ 이상의 고퀄리티 한우를 취급하기 때문에 품질에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 조 대표는 “정량, 정품, 청결은 기본이고, 식품인증, 쇠고기이력제, 린드스트롬(위생복 고온 살균을 통한 최고 수준의 청결을 유지하는 것) 등 다양한 인증을 받고 작업하고 있습니다. 고기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온라인으로 구매해도 신선한 제품을 집에서 맛볼 수 있도록 매일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아재네의 고기는 굉장히 부드럽고 맛이 좋기로 유명한데 비결이 있었다. 저온 3주 숙성으로 고기를 맛있게 해주는 웻에이징 습식기법이란다. 웻에이징 처리한 고기는 진공 포장해 1℃~2℃ 사이 냉장고에서 숙성을 시키면 그 맛이 일품이다. 

맛도 맛이지만 아재네가 높이 평가받는 것 중 하나가 칼 같고 완벽한 배송 능력이다. 제품의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진공 포장법을 시행하고 있고, 고기 신선도에 문제가 없도록 아이스팩은 넉넉히, 그것도 모자라 냉기를 더 오래 보존하기 위해 크라프트지 포장을 사용한다. 마지막 포장재인 아이스박스도 시중에서 밀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요청사항(배송메모)란에 ‘0월 0일 0요일 출고해주세요.’라고 작성을 해두면 무슨 일이 있어도 맞추는 아재네다. 초창기에 갑작스럽게 주문이 쏟아지고 고기를 다 준비 못하는 상황이 생겨도 그는 모든 주문자들의 물건을 어떻게든 보냈단다. 첫해 택배로 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고객들을 위해서 7~8만원 상당의 퀵으로 주문 상품을 보낸 것이 2000건이 넘는다고 했다. 손해는 당연했지만 단골이 생기기 시작했다. 
 

조준희 대표가 인터넷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아재네 정육점 블로그 캡쳐
조준희 대표가 인터넷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아재네 정육점 블로그 캡쳐

조 대표는 고기를 살 때 ‘재미’를 느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라이브 방송을 직접 진행하는 이유이기도 한데, 매 방송마다 평균 2만~3만 명의 시청자가 들어와 소위 대박을 터트린다. 당장은 구매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방송을 본 고객은 판매자가 뇌리에 깊게 박혀 나중에 필요할 때는 해당 판매자를 찾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방송을 매끄럽게 진행하기 위해 쇼호스트 학원에 등록해 공부를 할 정도로 열의가 높다. 

조 대표는 이벤트의 왕이기도 하다. 시즈닝&허브솔트 무료증정은 기본적으로 실시하고 있고, 설문이벤트에 참여하면 1만원 할인 쿠폰을 보내준다든지, 아재네 신제품이 출시되면 서비스로 챙겨줘 그 맛을 꼭 알린다. 아주 큰 이벤트가 종종 이뤄지는데, 한우세트를 사면 LA갈비세트를 주고,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더 주는 1+1이벤트도 진행한 적이 있다.

티셔츠나 작은 소품을 살 때도 1+1이면 득템이라고 생각하는데, 한우 1+1 이벤트는 진행할수록 큰 손해 아닌가 라는 기자의 질문에 조 대표는 “이벤트를 한다는 것은 고객 감사의 의미가 크기 때문에 무조건 손해를 본다는 생각으로 진행합니다. 규모가 큰 이벤트는 자주 진행할 수는 없지만 아끼면 이벤트의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조건 손해를 봅니다.(웃음)”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덧붙여 “저희는 매일 매일 철저하게 위생 관리를 하고 있는 청결한 가공공장에서 생산부터 손질, 포장까지 다 책임지고 있습니다. 우리 손으로 모든 것을 다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유통에서 오는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할 수 있는 것이죠. 또한 광고 등 다양한 노출을 위해 드는 마케팅비가 제품 값에 포함되기도 하는데, 저희는 마케팅도 직접 하다 보니 가격을 낮출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벤트 기간에는 일할 물량이 폭발적으로 늘기 때문에 직원들이 많이 힘들어 한다고. 조 대표는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최고의 능력을 발휘해 주는 직원들에게 감사한 마음도 전했다.  
 

인테리어 하듯 쇼핑몰도 꾸미고 관리해야 

조 대표는 인복이 많은 사람이다. 사람과의 관계를 늘 중요시 여기는 그이기에 좋은 사람들이 곁에서 그를 지지하고 있다. 수기로 송장을 적던 시절 갑작스럽게 밀려드는 주문에 팔이 떨어져라 송장을 적었는데, 한 장씩 밀려 쓰는 바람에 물건이 다른 곳들로 배송된 적도 있었단다. 그때 아무 말 없이 탑차를 끌고 와 전국 배송을 도맡아줬던 지인이 있었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현재 온라인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그이지만 처음 시작할 때 막막함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그때 큰 도움을 주신 임헌수 소장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제 막 온라인 시장에 도전했거나 도전을 고려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자신도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도매나 소매는 상권 안에서만 판매를 하지만 온라인 시장은 전국을 대상으로 판매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잘하면 꼭 성공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온라인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아직 시작을 못한 분들이 있다면 충분히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시작해 보시기를 적극 권해드립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인터넷 쇼핑몰을 너무 소자본으로 시작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계신데, 온라인 판매도 많은 시간과 노력, 금액적 투자도 병행돼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가게 인테리어를 한다고 해도 수천만 원의 돈이 들 수 있는데, 전국의 모든 사람이 보는 온라인 가게를 무조건 소자본으로 꾸미려고 한다면 큰 오산입니다”라고 말했다. 
 

사진=아재네 정육점 블로그 캡쳐
사진=아재네 정육점 블로그 캡쳐

조 대표는 한 분야의 전문가라면 일반 사람들에게 새로운 것을 알려줄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늘 최신 트렌드에 촉각을 세우고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늘 고민한다. 한우로 시작을 했지만 필요에 따라 육우나 수입육 등 다방면으로 손을 뻗는 이유다.

한 예로 안심스테이크가 인기가 있을 때였다. 가격대가 너무 높다 보니 한우 안심을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이 적었는데, 그때 조 대표는 육우 안심에 시선을 돌렸다. 한우 안심보다 7배나 저렴한 육우 안심은 그 맛도 한우 아심과 큰 차이가 없었다. 조 대표는 발 빠르게 육우 안심스테이크를 출시했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당시 마장동에 있는 육우 안심을 전부 소진시켰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꼬들스지’도 아재네만의 특화된 신제품이다. 살치살 근막(근육의 막)인데, 이를 제품화 할 수 있는 곳은 아재네 뿐이란다. “누군가는 뭐 이런 걸 파느냐고 하지만 제가 이 일을 하면서 먹어본 꼬들스지는 맛이 훌륭합니다. 그리고 국, 탕, 볶음, 구이 등 활용도가 아주 높아요. 그리고 저렴해요. 고객분들께 알려드려야죠. 제품화 안 할 이유가 없죠.” 

그의 생각은 통했다. 아재네 인기상품 Best 3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으니 말이다. 판매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신상품에 대해 낯선 고객들을 위해 동영상을 첨부해 먹는 법도 친절하게 알려준다. 

이 외에도 캠핑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통갈비 허브스테이크’를 출시하거나 코로나로 집콕하는 사람들을 위해 전문점에 가야 먹을 수 있는 ‘토마호크 스테이크’를 출시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글·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정리=유경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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