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대란' 급한 불 껐다더니... 통학·통근버스 멈출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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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대란' 급한 불 껐다더니... 통학·통근버스 멈출 판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1.11.24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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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확보 물량 시내버스 우선 공급
전세버스엔 공급 거의 안 돼... 우선 순위 밀려
서울 전세버스 중 60% 이상 요소수 필요 차량
요소수 없는 통근버스... 관광버스 투입 미봉책
관광버스 충전 요소수도 고갈 직전... 통학·통근버스 대란 우려
전세버스들이 차고지로 가장 많이 사용 중인 서울 탄천주차장. 사진=시장경제DB
전세버스들이 차고지로 가장 많이 사용 중인 서울 탄천주차장. 사진=시장경제DB

정부가 국·내외에서 확보한 요소수 물량을 시내버스 등 공공부문에 배분했지만, 초·중등 학생 통학과 기업 임직원 통근용으로 쓰이는 전세버스에는 물량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은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다. 이에 따라 초·중등학교 통학버스와 기업 통근버스 운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전국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와 서울전세버스공제조합 등에 따르면 서울 전세버스 2362대 중 1474대(62.4%)가 요소수 필요 차량이다. 협회 측은 운행 시 요소수가 반드시 필요한 2015년 이후 출시 경유 버스 수량을 새로 집계하고 있다. 요소수는 경유 차량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을 정화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물질로, 요소수를 넣지 않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정부는 이달 12일부터 확보한 요소수 약 20만 리터를 버스와 청소차 등 공공부문에 우선 공급했다. 이 가운데 서울시가 배분받은 요소수는 1만5000리터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1만2000리터는 마을버스에, 나머지는 시내버스에 배분했다. 국민 생활과 안전에 직결되는 분야인 만큼, 일단 큰불을 끄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사진=연합뉴스 화면 캡쳐.
사진=연합뉴스 뉴스 화면 캡처.

문제는 초·중등 학생 통학과 기업 임직원 통근용으로 쓰이는 전세버스에는 요소수 공급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서울전세버스공제조합 관계자는 "시민의 발인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운행이 중단될 위기에 놓여 요소수 물량 일부를 양보했다"며 "대신 서울시로부터 향후 요소수 2차분 물량은 전세버스에 할당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지만, 당장 사용할 요소수 물량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했다.

서울시로부터 약속은 받았지만, 당장 통학·통근버스 운행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세버스 업체들은 규모가 영세해 요소수를 비축할 여력이 없다. 

서울 전세버스 중 관광버스와 통학·통근버스 비율은 각각 70%, 30%이다. 삼성·LG·SK 등 대기업이 임직원 통근용으로 사용하는 통근버스 중 상당수는 그 실질이 전세버스이다. 서울전세버스공제조합 관계자는 "당장 급한대로 코로나로 운행을 멈춘 관광버스를 통학, 통근용으로 투입해 사용 중인데 요소수 공급 중단이 장기화되면 이들 버스도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승용차는 요소수를 한 번 충전하면 평균 1만~1만5000km를 주행할 수 있지만, 대형 차량은 300~400km 마다 요소수를 공급받아야 한다. 그만큼 더 많은 요소수가 필요하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서울 본사 통근버스 운행이 중단되면 당장 직원들의 출퇴근 길이 불편해질 텐데 걱정"이라며 "정부가 요소수 물량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 차원에서 따로 물량을 구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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