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회용컵 규제... "이 시국에 알바 뽑으라고?" 자영업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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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회용컵 규제... "이 시국에 알바 뽑으라고?" 자영업자 한숨
  • 김보라 기자
  • 승인 2021.11.17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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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유예된 일회용품 규제 재개 전망
환경부 "내년 6월부터 '컵 보증금제' 도입"
소상공인 "취지 공감하지만 비용 부담 가중"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사진=시장경제DB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사진=시장경제DB

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점 등 식품접객업소 매장에서 사용하는 일회용품이 단계적 거리두기 완화가 이뤄지면서 다시 퇴출되는 모습이다. 정부가 개개인의 방역 차원에서 일회용품 사용에 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맞물려 다시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소규모 카페를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은 일회용품 사용규제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 6월부터 '컵 보증금제'를 도입해 코로나 이전 진행했던 다회용컵 사용 문화를 다시 정착시킬 방침이다. 지난 2018년 8월부터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식품접객업소 안에서의 1회용품 사용을 금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1월 국내서 첫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이후 정부는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경계' 이상인 경우 식품접객업소의 1회용품 규제를 일시 제외할 수 있다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적용해 한시적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허용했다.

이와 관련 대형 프랜차이즈들은 자체적으로 플라스틱 감축에 나서고 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지난 6일부터 서울 12개 점포에서 일회용 컵 없는 매장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일회용컵 대신 다회용컵(리유저블컵)만 사용하는 매장이라 컵 보증금을 추가로 받는다. 커피를 마시고 반납기에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시스템이다. 스타벅스는 내년까지 서울의 모든 매장을 일회용컵 없는 매장으로 바꾸고 2025년에는 전국 모든 매장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커피전문점에서 일회용품과 다회용컵을 이용하는 손님. 사진= 김보라기자.
커피전문점에서 일회용품과 다회용컵을 이용하는 손님. 사진= 김보라기자.

이디야커피는 친환경 종이컵을 사용하기 위해 지난 6월 한솔제지와 업무협약을 맺고 제품 개발에 나섰다. 현재 11개 직영점에서 비닐 코팅이 없는 종이컵 '테라바스'를 사용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와 할리스는 다회용컵을 기본으로 제공하되 고객이 원할 경우 일회용컵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폴 바셋은 2023년까지 매장 내에서 사용되는 일회용품을 모두 친환경 소재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GRS는 최근 전국 롯데리아 매장에서 브랜드 로고 인쇄를 뺀 아이스 음료컵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인쇄 잉크가 있는 컵은 재활용이 불가능하지만 양각 페트컵은 재활용이 가능하다

대형 프랜차이즈와 달리 소규모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환경 보호 측면에서 공감하지만, 규제에 대한 비용 부담 증가로 유예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어르신들도 이용하는 동네장사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도'를 이해할지 잘 모르겠다"며 "머그컵(다회용컵)을 이용하는 손님이 늘게될 경우 설거지를 하는 직원도 늘어나야 하는데, 인건비 때문에 고용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일회용컵을 선호하는 손님이 많은 코로나 시국에 소상공인에게 무리가 되는 제도 시행은 미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정안과 관련해 환경부 관계자는 "코로나 장기화로 식품접객업소 내 1회용품 사용이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폐기물 증가와 환경오염 문제가 날로 커지고 있다"면서 "더이상 식품접객업소를 1회용품 사용규제 제외대상으로 유지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내년 6월 10일부터 1회용 빨대, 1회용 젓는 막대, 1회용 우산 비닐도 1회용품 대상으로 새롭게 추가한다. 대신 1회용 컵에 보증금을 붙여 음료를 유상판매한 뒤 다 쓴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컵 보증금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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