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게임업계, 소상공인 위해 'PC방 이벤트' 본격 추진... '롤' 첫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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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게임업계, 소상공인 위해 'PC방 이벤트' 본격 추진... '롤' 첫 신호탄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1.11.02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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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소식에 게임업계 'PC방 이벤트' 추진 중
PC방 점유율 1위 게임사 라이엇 3일 'PC방 이벤트' 예고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긍정적 검토 중"
일부 게임사, 코로나 감염 확산에 '신중 모드'
PC방 업주들, "PC방 이벤트는 대표 상생 프로그램... 두 팔 벌려 환영”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시대를 맞아 게임사들이 소상공인(PC방)들과의 최대 상생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PC방 이벤트’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PC방 점유율 1위 게임 ‘리그오브레전드’를 운영 중인 라이엇게임즈는 내일(3일) ‘PC방 이벤트’를 발표할 예정이다. PC방 업주들은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라며 “두 팔 벌려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정부의 위드 코로나 1단계 시행으로 PC방은 24시간 영업이 허용됐다. PC방은 그동안 코로나 감영 예방 조치에 따라 영업시간이 09시에서 22시까지로 제한됐다.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으로 친구들과의 단체 방문도 금지됐다. 특히, PC방은 심야 소비가 많은 업종이기 때문에 정부의 영업 시간 제한 조치는 매출 타격으로 직결됐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정부는 매출 피해액에 따라 소상공인들에 손실보상금을 지급했다. 지급된 금액 규모는 유흥시설 634만원, PC방 432만원, 노래연습장 379만원, 식당·카페 286만원, 실내체육시설 283만원, 학원 260만원, 이·미용업 목욕장 63만원이다. PC방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의 경우 유흥주점 다음으로 매출 피해가 컸다.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코로나 감염 예방 조치로 피해가 가장 큰 업종 2위에 오른 셈이었다.

위드 코로나로 24시간 영업과 게임사들의 ‘PC방 이벤트’까지 추진되면서 PC방 매출은 증가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PC방 이벤트’는 통상 PC방에서 게임을 할 때 높은 능력치 또는 유료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고, PC방 이용 시간에 비례해 특정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때문에 유저들은 더 좋은 캐릭터와 더 좋은 아이템을 얻기 위해 ‘PC방’을 더 찾게 되고, 더 머물게 된다.

일단 ‘PC방 이벤트’ 첫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게임사는 PC방 점유율 1위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 게임사 라이엇게임즈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내일(3일)부터 오프라인 PC방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번 이벤트는 넷플릭스와 협업으로 제작된 장편 애니메이션 '아케인'출시를 기념해 마련됐다. 3일부터 PC방에서 MOBA(멀티 플레이어 배틀 아레나)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FPS 온라인게임 '발로란트'를 플레이하는 경우 각종 보상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어 “12월에는 PC방에서 '발로란트'를 플레이하면 플레이한 시간에 따라 포인트를 지급하는 등 이벤트도 마련할 예정”이라며 “지급된 포인트로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는 방식을 검토 중인데,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라이엇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중단했던 '발로란트-PC방을 부탁해' 유튜브 콘텐츠도 재업로드를 할 예정이다. '발로란트-PC방을 부탁해'는 개그맨 유민상, 유튜버 승우 아빠, 이태준, 미라지 등이 PC방을 방문해 '전성기 매출 달성' 등 미션을 수행하는 콘텐츠다. 올해 7월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해 콘텐츠를 제작했으나 코로나 확산으로 3회 만에 중단했다. PC방 업주들이 가장 사랑하는 프로 중 하나였다.

현재 라이엇 외에도 여러 게임사가 ‘PC방 이벤트’를 검토 중이다. 먼저 MMRPG 게임의 제2의 전성기를 쏘아 올린 ‘로스트아크’(PC방 점유율 6위, 10월 4주차) 게임사 스마일게이트도 “PC방 이벤트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니지, 아이온 등 우리나라 대표 RPG게임을 운영 중인 엔씨소프트도 “긍정적으로 기획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게임사들은 ‘PC방 이벤트’로 코로나 감염 확산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우려해 ‘신중론’을 내비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A, B사는 “지난해 초 코로나 감영 확산 시기에 게임사가 이익을 창출하려고 무리하게 PC방 이벤트를 한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며 “다만, PC방 업주들이 소상공인들이고, 게임사와 소상공인들의 대표 상생 프로그램이자 상생 이벤트이기 때문에 게임업계의 트랜드를 보고 이른 시일 내에 이벤트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사실 게임사들은 코로나 시기 때 PC방 소상공인들과의 상생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강구해왔다. 넥슨은 코로나 확산이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해 2월, 3월 앤미디어플랫폼 PC방 관리 프로그램 가맹점 관리비 면제 정책을 시행했다. 올해 10월에도 PC방 사업 활성화를 위해 이용자가 포인트를 사용하면 최대 100%까지 보상으로 돌려주는 '우리 동네 PC방을 구해줘!' 이벤트도 진행했다.

‘PC방 이벤트’ 소식에 PC방 업주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서울 성북구 정릉동의 한 PC방 업주는 “손실보상금만큼이나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매출 하락으로 매장 절반을 포기했다. 근데 이마저도 임대가 나가질 않는다. 24시간 영업과 함께 PC방 이벤트를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싶다”고 밝혔다.

서울 중구의 한 PC방은 “우리 사업장은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다. PC게임을 켜 놓고, PC방 이벤트 혜택을 보면서 업무를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코로나 시기 때 손님의 90%가 사라졌다. 위드 코로나 시행됐지만 우리 같은 사업장은 ‘PC방 이벤트’ 같은 행사가 절실했다. 다양한 게임사들이 적극적으로 ‘PC방 이벤트’를 시행해 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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