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앙은행 '테이퍼링' 예고... "국내 증시 영향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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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앙은행 '테이퍼링' 예고... "국내 증시 영향 제한적"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1.10.3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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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국채·유동화증권 매입규모 축소 예고
한은, 내달 15일 금리인상 가능성 높아
전문가 "주가 단기 하락 가능성, 장기 악재 아니야"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국내 금융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테이퍼링 소식에 10월 한 달간 주식·채권시장이 불안한 장세를 보인 바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팬데믹 등 예외적인 상황에서 풀린 천문학적 유동성을 어떤 식으로든 회수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 등 더 큰 악재가 올 수 있다면서 이제 테이퍼링을 기점으로 경제·금융 정책 전반의 '출구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31일 금융권에 의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11월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하고, 한국은행 역시 11월 중 기준금리 인상 방침을 거의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에서는 미국 연준이 다음달 2-3일(현지시간) 사이 개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을 공식 선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확정될 경우 현재 연준이 매달 사들이는 국채와 모기지유동화증권(MBS)의 매입 규모가 줄어든다. 미 연준 월 평균 국채, MBS 매입 규모는 각각 800억, 400억 달러 규모이다.  

'테이퍼링'(tapering)이란 '점점 가늘어지다'라는 뜻으로 갑작스러운 공급 중단으로 정부가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 조금씩 시장에 풀린 돈을 거둬들이는 행위를 말한다. 

테이퍼링은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하고 인플레이션을 방지하는 주요 수단으로 꼽힌다.

유럽중앙은행(ECB)도 기준금리 0%를 계속 유지하면서 채권 매입 속도를 올해 4분기부터 늦출 예정이다. 채권 매입을 통해 시중에 풀린 돈을 줄여나간다는 의미에서 테이퍼링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테이퍼링 시행 시기 및 수위와 관련해서는 △11월 바로 시작해 매달 총 150억 달러씩 매입 규모 축소 △2022년 초 시작해 매달 총 200억 달러씩 매입규모 축소 등 두 가지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 

웰스 파고의 마이클 슈마허 거시전략 헤드는 "이번 주는 힘든 시간이 될 것"이라며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모든 것을 지배할 것이며, 일자리 보고서 같은 건은 부차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황' 증권가 긴장... "영향 제한적일 것"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 시장경제신문DB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 시장경제신문DB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의 유동성 회수 정책이 11월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과 관련돼 전문가들은 '보수적 접근'을 권고했다. 앞서 2013년 미국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 방침을 발표하자 세계 증시는 급락했다. 당시 한국 시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금융권은  11월 25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금통위 결정에 주목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올리며 초저금리 시대를 끝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11월 인상 가능성을 뚜렷하게 시사한 이상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금융권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이나 한은 금리인상이 충분한 시간을 두고 논의됐고, 시장이 충격을 완화할 다양한 방안을 준비해왔기 때문에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저조하게 나온 상황에서 단행되는 테이퍼링이 일시적으로 시장의 자신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면서도 "시장은 테이퍼링을 오래전부터 인지했으며, 테이퍼링이 완전히 유동성을 회수하는 정책은 아니어서 장기간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주식시장이) 과거처럼 유동성 혜택을 받으며 강한 상승탄력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주식과 원자재 시장은 여전히 과잉 유동성영향 하에 있으므로 가격 하락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권 관계자는 "테이퍼링은 미국이 유동성을 회수하고 출구전략으로 돌아서는 일종의 신호탄"이라면서 "단기간 영향은 있겠지만 전 세계적 백신 수급과 방역정책으로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간다는 기대가 증시에 더 큰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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