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톺아보기] 험난했던 2위 등극... 박현종 치킨게임 여전히 '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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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톺아보기] 험난했던 2위 등극... 박현종 치킨게임 여전히 '진행형'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1.11.0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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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별하나치킨'으로 시작, 업계 2위 우뚝
조류독감 파동 직격탄... BBQ에서 30억에 인수
'창고43' '큰맘할매순대국' 등 외식분야로 확장
2014년 갈등시작, 윤홍근 회장 "배신당해" 토로
전재수 의원, A씨- bhc 홍보팀장 문자 공개 논란
"bhc, 윤홍근 비리제보자 A씨 사주"... bhc "허위"
국감 증인 단골... 갑질·베끼기 의혹 등 다양한 구설수
국감 증인대에 오른 bhc 박현종 회장. 사진= 이기륭 기자
국감 증인대에 오른 bhc 박현종 회장. 사진= 이기륭 기자

1997년 '별하나치킨'으로 창립한 bhc는 BBQ, 사모펀드 등으로 주인이 여러차례 바뀌었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순대국, 소고기 체인점 등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종합외식기업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하지만 한때 한솥밥을 먹던 BBQ와의 갈등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콜팝으로 시작해 아웃백 인수까지

bhc는 1997년 '별하나치킨'이라는 브랜드에서 시작했다. 당시 콜라위에 치킨을 얹은 '콜팝'이 큰 인기를 얻으며 인기를 누리다가 2000년 bhc로 브랜드를 바꿨다.

2004년까지 총 550개의 가맹점을 운영했지만, 같은 해 조류독감 확산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2004년 8월 bhc는 BBQ치킨을 운영하는 제너시스가 30억원에 인수하며 'GNC BHC'라는 법인으로 설립됐다. 그 후 9년이 지난 2013년 7월 BBQ는 bhc를 씨티그룹 계열의 사모펀드에 매각하면서 본격적인 양사 간의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현재는 BBQ치킨을 밀어내고 2위에 오르며 1위 교촌치킨과 경쟁하고 있다.

bhc는 치킨사업 외에 다양한 외식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2014년부터 한우 체인점 '창고43', 소고기 체인점 '불소식당', '그램그램', 순대국 체인점 '큰맘할매순대국' 등을 인수했다. 

특히 올해 패밀리레스토랑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를 인수하며 이목을 끌었다. 아웃백의 최대주주인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2,000억원 대 중반에 인수했다. 아웃백 인수로 bhc는 다양한 분야의 외식 브랜드를 보유한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현종-윤홍근, 끝나지 않는 싸움

bhc 박현종 회장은 삼성전자 출신으로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처음 외식업계에 진출했다. 당시 윤홍근 BBQ 회장은 박 회장이 '삼성전자' 출신인 점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이 처음 대표로 취임한 2013년 당시 bhc는 가맹점 720곳, 매출 811억원 수준으로 업계에서 중위권 정도의 업체였다. 하지만 지난해 bhc의 매출은 4,004억원으로 업계 2위에 올랐다. 박 회장의 뛰어난 경영 능력이 실감되는 대목이다.

박 회장과 윤 회장의 싸움이 본격화 된 것은 2014년부터다. 당시 사모펀드 로하틴그룹은 BBQ를 국제상공회의소(ICC)에 '인수 매매계약서에 기재된 가맹점 숫자와 실제 가맹점 숫자가 다르다'는 이유로 제소했다. bhc는 이 소송으로 96억원의 배상을 받아냈다. 당시 윤 회장은 '배신당했다'고 할만큼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고 알려졌다.

이후 BBQ는 bhc 박 회장이 BBQ 내부 전산망에 접속해 bhc와 진행 중인 BBQ의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서류를 열람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진행했다. 해당 사안은 무혐의로 결론났지만 양사간 공방전은 이어졌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양사간 소송만 23건 총 4,000억원이 넘는다.

특히 올해 10월 18일에는 BBQ가 bhc에 대해 정보통신망법 위반 관련 고소 사건이 검찰 수사 결과 모두 혐의 없음 불기소 처리를 받으며 지루한 공방전에 종지부를 찍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BBQ측은 "해당 사안은 bhc 임직원들이 BBQ 마케팅·디자인·영업자료들을 bhc 내부 이메일을 통해 주고 받은 것과 관련한 혐의로, 동부지법에서 진행 중인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재판과 별도의 건"이라고 선을 그었다.

bhc측은 "BBQ의 주장이 모두 허위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혔지만 BBQ는 "bhc 임직원들이 경쟁관계에 있던 BBQ신제품 출시 등의 마케팅, 디자인, 영업자료를 전자파일로 입수해 업무에 활용한 사실은 확인됐으나, 불법적으로 취득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취지에서 혐의 없음으로 처분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업계는 양 사간의 지루한 공방전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갑질·베끼기 논란 등 다양한 구설수

bhc는 급격한 성장을 이룬만큼 다양한 논란과 구설수도 낳았다.

먼저 올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가맹점 사업자 단체 활동을 주도한 가맹점주 상대로 가맹 계약을 해지하거나 갱신을 거절해 과징금 20억원을 부과받았다.

bhc가맹점주 협의회가 본사 갑질에 대해 질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이기륭 기자
bhc가맹점주 협의회가 본사 갑질에 대해 질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이기륭 기자

공정위에 따르면 bhc는 가맹점 780곳이 가입한 협의회가 본사에서 공급하는 계육·해바라기유의 품질·가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관련 내용을 언론에 제보하자 압박에 들어갔다. bhc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가맹본부의 명예·신용을 훼손했다"며 가맹점과의 계약을 끊는 식이었다.

또 이달 13일에는 '가맹사업법 위반행위'로 공정위에게 경고 처분을 받았다. 공정위 조사결과에 따르면 bhc치킨은 가맹점을 운영하던 점주 A씨가 2개월 전 계약 갱신 의사가 없다고 밝힌 상황에서 가맹점 사업자에게 필요한 양이 넘는 물품을 사들이도록 강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해당 사안이 가맹사업법 12조 1항 3호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해당 조문은 가맹본부가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가맹점사업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불공정행위'로 규정했다. 다만 공정위는 이번 법 위반이 특정인에게 한정된 피해 구제 사건인 점을 감안해 심사관 전결로 경고 처분했다

이와 함께 제품 베끼기 논란도 불거졌다. 2014년 말 출시한 뿌링클 치킨은 네네치킨의 '스노윙 치즈'와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여기 더해 올해 7월 'bhc 싸이순살'을 출시하며 맘스터치의 시그니처 메뉴인 '싸이순살'을 베꼈다는 구설수에 올랐다. 이에 대해 bhc 측은 "싸이(thigh)라는 단어가 특정 상표인 것이 아니라 '넙적다리'를 뜻하는 영어단어인 만큼 범용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싸이'라는 단어가 맘스터치의 전유물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맘스터치하면 싸이라는 단어를 떠올릴만큼 인지도가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제품명은 맘스터치를 겨냥한 것이 아니냔 의혹이 제기됐다.

 

전재수 의원 "bhc가 비리제보자 A씨를 사주"... bhc "허위" 반박 

더불어 bhc 박현종 회장은 국정감사에 단골로 출석하는 인물로 유명하다. 2018년 정무위 국감에서 박 회장은 전국bhc가맹점협의회가 지적한 광고비 횡령과 치킨 기름값 폭리 의혹에 대한 질의를 집중적으로 받았다. 이에 박 회장은 상생방안으로 매주 첫째 주 월요일 가맹점협의회와의 대화 정례화, 정기회의와 별도로 이슈 발생 시 수시 설명회 개최 등의 내용을 약속했다.

2년 뒤인 2020년에는 2018년 국감에서 언급한 상생방안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시 불려나갔다. 당시 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지난 국감에서 보복 가맹 계약 해지 철회, 신선육 가격 인하 등 상생방안을 약속했지만 이후에 지켜진 내용은 없고, 오히려 점주들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벌였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 의원은 경쟁사인 BBQ치킨의 윤홍근 회장이 회삿돈으로 자녀의 미국 유학비를 10억원 넘게 지원했다는 것과 관련 제보자 A씨가 bhc와 박 회장 등의 사주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A씨와 bhc 홍보팀장이 주고받은 메세지를 공개하며 '밀착 코칭'이 이뤄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bhc측은 “A씨가 공익제보를 하고 싶다며 직접 자료를 준비해 취재에 응한 것일 뿐"이라며 "제보를 사주하거나 코칭했다는 주장은 허위"라고 반박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치킨 프랜차이즈 산업 발전에 기여한 bhc와 BBQ 간 갈등이 점점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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