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케미칼, 하반기에만 2차전지 소재에 1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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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케미칼, 하반기에만 2차전지 소재에 1조 투자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1.10.2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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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팅용 피치 등 주요 원료 안정적 확보
흑연 광권·중간 원료·소재 생산까지
양극재 이어 음극재 밸류체인 구축 완성
포스코케미칼이 단계적으로 증설하고 있는 음극재 세종공장 전경. 사진=포스코케미칼
포스코케미칼이 단계적으로 증설하고 있는 음극재 세종공장 전경. 사진=포스코케미칼

포스코는 자회사인 포스코케미칼을 중심으로 양극재와 음극재 등 2차전지 핵심소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반기 들어 소재 사업에 투자한 자금만 1조원 가까이 된다. 포스코케미칼은 2025년까지 양극재 생산능력 27만t, 음극재 생산능력을 17만2000t까지 확대해 글로벌 1위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케미칼은 6000억원을 들여 경북 포항시 영일만4일반 산업단지에 연 6만t의 양극재를 생산하는 공장을 짓는다. 포항공장이 건설되면 포스코케미칼은 기존의 광양, 구미 공장과 함께 국내 연 16만t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60킬로와트시(KWh)급 전기차 180만여 대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2차전지 배터리는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전기를 발생시키는 원리로 작동한다. 배터리에 리튬을 공급하는 양극재는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는 에너지원이다. 배터리 제조원가에서 양극재가 40%를 차지한다. 2차전지 소재업체로 변신 중인 포스코케미칼이 양극재 투자에 주력하는 이유다. 

포스코케미칼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 중국, 유럽 등에도 투자해 연산 11만t의 해외 양극재 공장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국내 16만t, 해외 11만t의 글로벌 양극재 공급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올 8월 포스코그룹과 중국 화유코발트가 중국에서 운영 중인 양극재 및 전구체 합작법인의 생산라인 증설에 281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이차전지 시장인 중국에 첫 발을 내딛은 것이다.

포스코는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업체인 화유코발트와 함께 2018년 3월 중국 저장성 통샹시에 양극재 생산법인과 전구체 생산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각각 연 5000만t 규모의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여기에 각각 연 3만t 규모의 양극재와 전구체 생산라인을 추가로 건설해 생산능력을 각각 3만5000t으로 늘릴 계획이다. 공장은 올해 하반기 착공해 2023년부터 전기차용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에 들어간다. 양극재 3만5000t은 600kWh(킬로와트시)급 전기차 배터리 약 29만대에 사용될 수 있는 양이다. 생산한 양극재는 중국 현지 배터리사와 중국에 진출한 국내 배터리사 등에 공급된다. 

2차전지 배터리에 리튬을 공급하는 양극재는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는 에너지원이다. 배터리 제조원가의 40%를 차지한다. 전구체는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 원료를 배합해 만드는 양극재의 중간재다. 

포스코케미칼이 첫 해외 2차전지 생산기지로 중국을 선택한 건 압도적인 시장 규모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의 주요 배터리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올 상반기 기준 43%에 달한다. 포스코케미칼은 작년 한 해 동안 전체 2차전지 소재 매출의 48%를 중국에서 거뒀다. 

포스코케미칼은 중국 진출에 이어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는 미국, 유럽연합(EU) 등에 양극재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사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투자 속도를 높일 계획"이라며 "포스코그룹과의 시너지를 통해 배터리 산업 밸류체인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에 이어 음극재에도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포스코케미칼은 OCI와 만든 합작사 피앤오케미칼을 통해 피치 1.5만t을 생산할 계획이다. 투자액은 총 745억원이다. 2024년부터 생산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피앤오케미칼은 2020년 7월 설립된 회사로 포스코케미칼이 51%, OCI가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피치는 음극재 팽창을 막아주는 소재로 2차전지 시장이 커지면서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다. 지금까지 배터리 업체들은 음극재용 피치 전량을 수입했다. 이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업이 국내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피앤오케미칼이 생산하는 제품은 녹는점이 높은 고연화점 피치다. 석유를 증류해 얻어진 잔류물을 열처리하는 방법으로 피치를 분리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피치를 음극재에 활용하면 2차전지의 수명을 늘릴 수 있다. 

이 같은 투자는 포스코케미칼의 흑연 광권, 중간 원료, 소재 생산에 이르는 음극재 사업 밸류체인 전체를 완성해 사업 경쟁력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다.

포스코케미칼은 중국 흑연 가공회사 인칭다오중석 지분 13%를 인수하기도 했다. 2차전지 배터리 핵심소재인 음극재 원료로 쓰이는 구형흑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내년부터 음극재 생산에 필요한 구형 흑연을 공급받기로 했다. 지분 인수에는 49억원을 투자했다. 

구형흑연은 흑연광석을 고품질 음극재 제조에 적합한 형태로 가공한 중간 원료다. 흑연 입자를 둥글게 하고, 불순물을 제거하는 공정을 거친다. 음극재는 배터리 충전시 리튬이온을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원료 가공 단계부터 균일한 품질을 확보하는 것이 배터리 충전 속도와 수명에 영향을 미친다.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이번 투자로 음극재 사업의 밸류체인을 구축했다"며 "음극재 생산능력을 올해 4만4000t에서 2025년 17만2000t, 2030년엔 27만t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케미칼이 음극재 원료 투자에 적극 나서는 것은 국내 유일의 흑연 음극재 회사로서 사업 생태계를 직접 구축할 필요성이 절실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리튬이온 배터리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BMI)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에는 105개의 음극재 회사가 있다. 중국 82개, 일본 10개, 미국 6개 등으로 한국에는 포스코케미칼이 유일하다. 2010년 천연흑연 음극재 사업에 진출한 포스코 케미칼은 10년 만에 국산화라는 성과를 넘어 2020년 글로벌 점유율 11%, 세계 4위를 기록했다.

포스코케미칼은 향후 천연흑연 음극재에 이어 전기차 배터리로 주로 활용되는 저팽창 음극재, 인조흑연 음극재, 실리콘 음극재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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