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현 "천화동인 7개로 쪼개 SK증권으로 위장... 특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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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현 "천화동인 7개로 쪼개 SK증권으로 위장... 특검 불가피"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1.09.29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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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윤창현 "쪼개기·비밀투자 특검으로 밝혀야"
SK증권 "수수료 연 700만원 외 받은 것 없다"
업계 "우회적 특혜 얼마든 가능... 수사 필요"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화천대유 대장동 게이트와 관련해 야권에서는 "특검을 통해 천화동인 1~7호가 SK증권 특금신탁으로 포장한 배경을 조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8일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 등은 이재명 경기지사, 유동규 전 성남 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천화동인 2∼7호 투자자 등 9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박 의원 등은 고발장을 통해 "대장동 개발을 위한 민간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지분 7%인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이 막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해 성남시와 성남시민에게 재산적 손해를 입혔다"고 비판했다. 해당 사건은 사안의 중대함을 감안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가 직접 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천화동인 1~7호는 4,0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신탁사였던 SK증권이 '대장동 게이트'와 함께 회자되기 시작했다. 

우선 SK증권은 대장동 개발 시행사 '성남의뜰'에 대한 투자자 명단에 신탁사로 이름을 올렸다.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처를 지정하고 돈을 맡긴 다음 배당을 받는 특정금전신탁 방식으로 SK증권을 앞세운 것. '천화동인'이 SK증권 명찰을 달고 시행사에 투자한 셈이다.

정치권도 천화동인 측이 SK증권을 앞세운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은 천화동인 투자자들이 SK증권으로 '포장'하고 시행사에 투자한 배경과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창현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천화동인이) 법인인 줄 알았는데 개인들이었고 천화동인 1호부터 7호 법인을 설립해 870만원, 1억200만원, 5,000만원, 2,000만원 식으로 쪼개서 총 3억원을 SK증권 이름으로 넣었다"면서 "왜 그걸 7개로 쪼개고 (SK증권으로) 변장을 하고 위장을 했는가? 떳떳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던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사진=시장경제DB
윤창현 의원은 24일 "(천화동인이) 법인인 줄 알았는데 개인들이었고, 천화동인 1호부터 7호 법인을 설립해 870만원, 1억200만 원, 5,000만 원, 2,000만원 식으로 쪼개서 총 3억원을 SK증권 이름으로 넣었다"면서 "왜 그걸 7개로 쪼개고 (SK증권으로) 변장을 하고 위장을 했는가? 떳떳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던 것 아닌가"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사진=시장경제DB

 

"SK증권 앞세워 쪼개기·비밀투자 가능하게 사업 설계"

전체 지분의 약 7%에 불과한 화천대유와 SK증권(천화동인)이 4,040억원의 배당금을 챙긴 것은 이른바 '대장동 게이트'의 핵심 의혹으로 꼽힌다. 특히 절반이 넘는 지분을 가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받은 배당금이 1,830억원으로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민적 공분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당초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배당 1순위였지만 배당 한도액이 설정돼 있었고, 천화동인과 화천대유에는 배당 한도가 없어 결과적으로 막대한 배당금이 민간부문으로 흘러갔다. 재계와 금융권 내에선 이러한 배당 방식을 설계한 배경을 놓고 의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성남도시개발공사는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 뜰'을 설립했다. 성남의 뜰 납입자본금은 우선주 93%, 보통주 7%로 모두 50억원이었다.

우선주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53.76%로 가장 많았다.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는 화천대유가 5,000만원, SK증권이 3억원으로, 지분율은 각각 14.28%, 85.72%다. 전체 주식의 7%를 화천대유와 SK증권이 가진 셈이다. '천화동인' 주주들이 SK증권을 앞세워 막대한 배당금을 받아간 것을 두고 금융권 일각에서는 화천대유와 SK증권의 유착 의혹설까지 돌고 있다.

하지만 SK증권 관계자는 29일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각종 의혹과 관련해 "특금신탁으로 연간 수수료 700만원을 받은 것이 전부인데 일각에서 제기하는 유착설은 당치 않다"고 일축했다. 특금신탁과 관련해서는 부동산 관계자들의 견해를 인용해 "시행사에 대한 압류 혹은 강제집행 등 유사시 안전장치의 성격이 있고 업계에서 드물지 않은 방식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반면 윤창현 의원은 "투자자들이 떳떳하다면 천화동인 명의로 3억원을 투자하면 될 일"이라면서 "특정금전신탁을 내세워 쪼개기, 비밀투자가 가능하도록 사업을 설계해 7명의 천화동인 주주들에게 폭리를 몰아준 과정에 대해 수사와 특검을 통해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투자업계 관계자도 "과거 사례를 볼 때 지자체가 마음만 먹으면 관계사들의 각종 인허가를 쉽게 내주거나 기부체납 규모를 줄여주는 등 우회적인 방법으로 얼마든지 특혜를 줄 수 있었다"면서 "시행사나 관련 금융사의 일부 서류만을 봐서는 이러한 '큰 그림'을 볼 수 없으니 결국 사법당국이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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