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기숙사 '대학생들 주거난?'… "우리집으로 오세요"
상태바
주민기숙사 '대학생들 주거난?'… "우리집으로 오세요"
  • 박진형 기자
  • 승인 2017.07.12 06: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주민기숙사주택협동조합.

[기획재정부·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시장경제신문 공동기획] 대학공시사이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440개 대학교 기숙사 수용률은 17.54%였다. 서울 주요 대학 10곳의 기숙사 수용률은 10%대에 불과하다. 열 명 중 한 명만 입주가 가능하다는 소리다. 대학생들의 기숙사 확충 요구가 빗발친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기숙사 신축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들이 있어 대학가 원룸 주인과 학생 간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기획재정부·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시장경제신문 공동기획] “갈 곳 없는 대학생들, 주민들이 만든 집으로 오세요”(주민기숙사 김재윤 부이사장)

‘주민기숙사주택협동조합’(이하 주민기숙사)은 학생들의 주거난을 해결하기 위해 지역 주민들이 힘을 모아 설립됐다. 시작은 2012년으로 올라간다. 경희대·고려대·서울시립대·한양대 등 서울 시내 7개 대학촌 주민 1,000여 명이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생들에게 저렴하게 원룸을 임대하기 위해 ‘대학촌지역발전협의회’를 만든 것. 이 협의체에서 조합의 형태로 사업을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와 공급자 조합원(원룸 주인) 6명과 운영팀 3명으로 처음 동대문구 회기동에서 주민기숙사를 시작했다.

주민기숙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기 1, 2, 3호점을 내고 본격적으로 입주 학생을 모집했다. 1, 2호점은 기숙사 형태로 2인 1실과 3인 1실이 섞여 있다. 3호점은 셰어하우스 형태로 집 하나를 통째로 임대해 방마다 학생을 배정해서 운영하고 있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공실은 약 50여 개다. 

운영형태는 학교 기숙사와 비슷하다. 예치금으로 30만원을 받고 월 이용료는 방 상태에 따라 최소 18만원에서 최대 32만원까지 다양하다. 학교 기숙사가 평균 28만원 정도인 것에 비교하면 10만 원 정도 저렴하거나, 비싸 봐야 4~5만 원 선이다.

학교 기숙사와 마찬가지로 6개월 단위로 계약을 해서 처음 입주할 때 방값과 예치금을 한 번에 낸다. 시립대, 경희대, 한국외대 등 대학교들이 몰려있는 지역 특성상 주민기숙사를 이용하려는 학생들의 수도 당연히 많을 수밖에 없다.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SNS를 이용해 홈페이지나 블로그, 페이스북을 통해 홍보하고 신청을 받는다. 나름의 선발 기준을 두지 않을 수 없어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의 학생을 일 순위로 선발한다. 또 통학하기에 집이 현저히 먼 학생, 기존에 기숙사에서 생활하다가 탈락한 학생, 새로 신청을 넣었는데 떨어진 학생들에게는 가점을 준다. 이렇게 주민기숙사와 함께하게 된 친구들이 2016년 봄 학기에만 105명, 가을 학기엔 94명이다.

주민기숙사는 대학가에 만연한 학생들의 주거 문제. 주민기숙사는 공실 낭비와 건물관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지역주민과 주거비로 고민하는 학생들 모두를 위한 새로운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 그가 힘을 내 하고 싶은 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갈등 없이 평화롭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돕는 일이다.

주민기숙사 김재윤 부이사장. 사진=주민기숙사주택협동조합.

“대학과 대학촌에 계신 주민들, 학생들이 모두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대학은 지역주민과 기숙사 신축 문제로 갈등을 겪고, 또 주민들은 공실 낭비로 손해를 보고, 학생들은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대학생활을 제대로 즐길 수가 없잖아요"

"저희가 앞으로 홍보를 더욱 열심히 해서 회기 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이런 주민기숙사 형태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완충재 역할을 하고 싶어요. 한양대 학생들이 주로 몰려있는 행당 지역도 다음 학기부터는 재오픈을 할 예정이 고요. 현재의 목표는 일 년 내에 공급자 조합원도 두 배, 입주 학생들도 두 배로 늘리는 거예요”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