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투, 상반기 WM·IB 고른 성장... "대형 IPO로 성장세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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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투, 상반기 WM·IB 고른 성장... "대형 IPO로 성장세 지속"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1.09.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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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출시한 '증여랩' 판매 1000억원 돌파
이은형 부회장, 사장 취임후 증여랩 판매 심혈
상반기 기업어음 시장 초대형 이슈어 안착
1H 순익 2760억원... 전년 대비 60% 증가
2H 카카오페이·LG에너지 등 거물급 IPO 대기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진=하나금융투자 제공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진=하나금융투자 제공

하나금융투자가 자산관리와 투자은행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선 3분기에도 대형 IPO가 예고돼있어 당분간 호조세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투가 6월 말 선보인 '증여랩'은 출시 3개월 만에 판매액 1,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여랩은 세계적으로 지속성장이 가능한 기업들의 주식으로 구성된 투자일임 상품이다. 미국 포춘지(紙)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World's Most Admired Companies)' 가운데 투자한다. 최근 ESG경영 관련 평가 점수가 높은 기업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증여랩은 이은형 부회장이 하나금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공을 들여온 상품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내 증여재산가액은 43조를 돌파했다. 시장 규모가 약 10년 전인 2010년(9조원)과 비교해 5배 가까이 성장했다. 발 빠르게 트렌드에 맞춘 증여랩 상품을 출시해 시장을 선점한 이은형 사장의 안목이 적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금투의 증여랩은 실제로 6월 출시한지 한 달 만에 1,000계좌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MZ세대(20대) 가입이 전체의 40%를 넘으면서 향후 장기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앞서 2월 40대 이은형 부회장이 하나금투의 차기 수장으로 내정되면서 금융원 안팎에서 우려와 기대가 교차했다. 중국 지린대 경제학박사 학력에 지린(길림) 은행 투자 등으로 두각을 보인 바 있지만, 임원진보다 젊은 40대 CEO라는 점에서 우려의 시각도 혼재했다.

그러나 이은형 사장이 취임 이후 주력한 일련의 사업들이 예상 밖의 선전을 보이면서 '젊은 피' 수혈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증여랩 선전 외에도 하나금투는 하반기 기업어음(CP) 시장의 초대형 '이슈어'로 안착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CP 발행을 늘린 결과 6일 기준 하나금투의 CP발행잔액은 3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기업어음 시장을 찾은 이슈어 가운데 신한카드(3조5,200억원) 다음으로 가장 많은 액수다.

증권가로 한정해도 NH투자증권(2조2,000억원), 신한금융투자(1조9,000억원), 메리츠증권(1조8,000억원), 한국투자증권(1조3,000억원) 등이 조 단위 잔량을 기록했지만 3조원 이상은 하나금투가 유일하다. 하나금투의 상반기 재무제표에 따르면 별도 기준 '현금·예치금'은 2조3,395억원으로 현금성 자산보다 많은 자금을 기업어음 시장에서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최대 실적기록 경신하며 '순항'

상반기 하나금투는 실적 기록을 경신하며 순항 중이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2,760억원이다. 이는 전년 상반기에 비해 60% 증가한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하나금투가 올해 말 6,000억원의 순이익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공시자료에 의하면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 세일즈앤트레이딩(S&T) 등 모든 사업분야에서 고르게 실적이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 부문 모두 전년도 상반기 대비 1,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먼저 WM부문에서는 국내외 주식 거래량 증가로 인한 위탁매매(BK) 수수료 증가가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테크랩시리즈, 증여랩 등 투자자 맞춤형 랩, 신탁, 연금상품 등이 주식투자에 부담을 느끼는 개인고객들을 유치하는데 한 몫을 했다.

S&T부문은 시장 안정화에 따라 운용수익을 회복했다. 하나금투 측은 "운용 수익 회복과 함께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규제에 대응한 비고난도 상품, ESG지수와 연계된 파생결합증권 등 시장 흐름에 맞는 신상품 개발 등을 시도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자료=DART전자공시, 그래프=양일국 기자
자료=DART전자공시, 그래프=양일국 기자

하나금투는 최근 트렌드에 맞춰 IT부문에 대한 투자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디지털 전환 수요에 맞춰 상반기 배당 정보제공 서비스를 론칭하고 하반기에 24시간 해외주식 환전 서비스도 시작할 예정이다.

하나금투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선전을 이어가면서 하나금융이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비은행 부문 육성·수익다각화 전략에도 한층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IBK투자증권 김은갑 연구원은 "하나금융의 상반기 누적 기준 주요 자회사들의 순이익 증가율은 은행 18%, 금융투자 140%, 카드 70%, 캐피탈 64%로 전반적으로 높으며 상반기 비은행 이익 비중은 37.3%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하나금투는 1분기 당기순이익 1,366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하나금융지주 순이익의 16%로 수준이다. 증시 활황에 따라 브로커리지 수익이 증가한 것 외에도 솔루엠, 네오이뮨텍, SK바이오사이언스, 쿠콘 등 다수의 IPO(기업공개) 빅딜 등에 따른 투자은행(IB) 수익 증가가 실적을 이끌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하나금투의 순이익 증가율은 192.9%로 하나금융 계열사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성장세가 3분기에도 무난히 이어질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대신증권 박혜진 연구원은 "거래대금이 2분기 대비 감소해 브로커리지 수수료수익은 소폭 감소하겠지만, IPO 등 발행시장이 워낙 활황이라 IB수익이 이를 상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4분기 중에는 LG에너지솔루션(예상 최대 공모액 10조원), 카카오페이(1.53조원), 현대중공업(1조8,000억원) 등 다수의 거물급 IPO가 대기하고 있어 높은 수준의 거래대금이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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