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홀딩스 자회사, '태양광 투자 사고' 논란... 피해액 2천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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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I홀딩스 자회사, '태양광 투자 사고' 논란... 피해액 2천억대
  • 김태영 기자
  • 승인 2021.09.0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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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I소셜렌딩, 태양광 투자자금 유치 '말썽'
일부 다른 용도 사용 확인... 피해액 200억엔
금융상품 거래법 위반 혐의로 영업정지 처분
SBI저축은행, 모회사 손실 논란에 "투자자 피해 없다"
기타오 요시타카 SBI홀딩스 회장 "최대 피해자는 우리"
기타오 요시타카 SBI홀딩스 회장. 사진=SBI저축은행 제공
기타오 요시타카 SBI홀딩스 회장. 사진=SBI저축은행 제공

SBI저축은행의 모회사 일본 SBI홀딩스가 투자 대출 사고로 인해 거액의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설상가상 사기 혐의로 구속된 회사 대표가 파산을 완강히 거부하면서 피해 금액만 200억엔(약 2113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SBI소셜렌딩(SBISL)은 지난해 재생에너지 벤처기업인 '테크노 시스템(Techno System)'에 상당 규모의 자금을 사업 투자 명목으로 대출해 준 것으로 파악됐다. SBI소셜렌딩은 SBI홀딩스 100% 자회사다.

하지만 이 중 대출 명목과 다르게 일부가 사용되면서 피해가 발생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대출 총액의 60%가 넘는 129억2711만엔(약 1363억원)이 명목과 다르게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소셜렌딩이란, 융자(대출)형 크라우드 펀딩을 뜻한다. 인터넷에서 돈을 빌리고 싶은 개인이나 법인 투자자를 중개하는 금융 서비스다. 중소·중견 기업의 새로운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SBI소셜렌딩은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기업에 대출해주는 개인간(P2P) 대출과 크라우드 펀딩 등 소셜렌딩 사업을 수행해왔다. 테크노 시스템의 경우 태양광발전소 사업과 부동산 투자를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다. 

그러나 대출 이자 지급이 지연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자 일본 금융당국은 조사에 착수했다. 이어 본래의 대출 용도 외에 자금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발각됐다.

지난 6월 SBI소셜렌딩은 금융상품 거래법 위반 혐의로 당국으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사실과 다른 설명으로 투자자를 모집했다는 이유였다. 영업 정지 외에도 경영 태세 재구축 등 업무 개선 명령이 내려졌다. 상황이 악화되자 SBI홀딩스는 소셜렌딩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사기꾼에 의해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지만 최대 피해자는 우리"

최근 기타오 요시타카 SBI홀딩스 회장은 결산설명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여기서 언급한 '사기꾼'은 이쿠다 나오유키 테크노 시스템 대표다. 현재 이쿠다 나오유키 대표는 대출 사기와 배임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앞서 SBI홀딩스는 소셜렌딩 자회사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으며 채권을 회수하기 어렵다는 우려를 공지한 바 있다. 사태 수습을 위해 테크노 시스템 파산 절차가 필요하지만, 이를 대표가 거부하면서 정체돼 있는 형국이다.

거부 시 뚜렷한 대책도 없는 상황이다. 변호사는 현실적으로 민사재생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하고 파산 절차를 위해 이쿠다 나오유키 대표를 계속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자회사인 SBI저축은행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SBI홀딩스 투자 사고의 경우 정상적으로 이자, 배당금이 지급되고 원금 등 연체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한 결과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4월 SBI홀딩스는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한 뒤 같은 해 9월 상호를 SBI저축은행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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