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희 본부장 "상장사 185곳 중 124곳, '지속가능보고서' 공시 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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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희 본부장 "상장사 185곳 중 124곳, '지속가능보고서' 공시 누락"
  • 신준혁 기자
  • 승인 2021.08.27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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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입법정책적 과제' 27일 시장경제 심포지엄
[제1세션]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본부장
"ESG는 비용 아닌 자산... 새로운 가치 창출"
1987년 UN 보고서 속 '지속가능성'... ESG 시초
상장사 185곳 중 61곳만 지속가능보고서 제출
해외 투자기관, ESG 요구 늘어... "인식전환 필요"
국민연금 '수탁자책임활동' 제정... 투자 요건에 ESG 추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ESG 활성화를 위한 입법정책적 과제 심포지엄'에서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본부장이 ‘기업의 ESG 경영환경 및 기관투자자의 ESG 투자 동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시장경제DB
2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ESG 활성화를 위한 입법정책적 과제 심포지엄'에서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본부장이 ‘기업의 ESG 경영환경 및 기관투자자의 ESG 투자 동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시장경제DB

단순 재무제표를 통해 기업의 성과를 판단하는 시대를 지나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 비재무적 관점에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기업들은 ESG 시대에 맞는 경영전략을 구성하는 가운데 학계와 법조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ESG경영 활성화를 위한 입법정책적 과제’를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시장경제신문은 27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에서 한국상사판례학회, 한국기업법학회,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국회의원과 함께 ESG 특별 심포지엄을 진행했다.

'세션1' 발표자로 나선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본부장은 ‘기업의 ESG 경영환경 및 기관투자자의 ESG 투자 동향'을 주제로 윤철민 대한상공회의소 팀장, 박인호 전남대 교수와 토론을 진행했다. 사회는 나석권 SK사회적가치연구원 원장이 맡았다.

안상희 본부장은 “ESG 경영의 시초는 지속가능성”이라며 ESG 개념을 소개했다.

'지속가능성' 개념은 1987년 유엔환경계획(UNEP) 브룬트란트 보고서에서 처음 등장했다. 현재와 미래 세대의 필요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경제성장과 환경보호를 목표로 한다.

책임투자(RI)는 ESG를 확장한 개념으로 지속가능한 투자수익을 고려하고, 더 넓은 개념인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공유가치창출(CSV)을 포함한다.

안 본부장은 "ESG는 경제적 수익 추구와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행하는 지속가능성의 확장 개념으로, 30년간 이해관계자의 논의를 거쳐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상장기업에게 더욱 중요하다”

ESG 경영은 상장기업에게 필수적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전통적 경영이 재무적 관점에서 제품, 서비스 개발, 공시에 초점을 뒀다면 ESG 경영은 비재무적 관점에서 목표와 비전 설정, 지속가능보고서를 강조한다.

해외에는 120개가 넘는 ESG 관련 금융제도가 존재한다. ESG 경영 원칙을 지키는 상장기업은 세제공제나 금리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유럽(EU)은 상장기업의 ESG 경영을 독려하기 위해 비재무정보 공시 규제를 제정하고, 규제를 통해 비재무적 요소를 공시에 반영하고 있다. 비재무정보보고지침(NFRD)와 EU 녹색분류체계(EU Taxonomy),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제(SFDR)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국내 상장기업의 ESG 관심도는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내 상장기업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현황에 따르면 30대 그룹 소속 상장사 185곳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제출한 기업은 61곳에 불과했다.

네이버는 전체 상장사 1곳이 보고서를 제출해 100% 공개율을 기록했고 현대자동차(75%)와 삼성그룹(68.7%)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세계 △한진 △현대백화점 △금호아시아나 △셀트리온 △한국투자금융 △교보생명보험 △HDC △영풍 △하림 △KCC △넥슨 △SM은 아예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출간하지 않았다.

국내 기업 중 자산 2조원 이상 상장기업은 기업지배구조 공시의무가 있다. 일정 수준 이상 상장기업은 2025년까지 지속가능보고서를 공시에 반영해야 한다.

안 본부장은 “10대 주요 그룹 중 삼성, SK, LG 등은 ESG위원회와 전담 조직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며 “특히 롯데, 한화, 현대중공업 등은 비상장 계열사에도 ESG위원회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금융지주는 ESG 위원장을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해 투명성을 높였다”면서 “다만 ESG 위원 대다수가 이사회 위원으로 채워졌고 심의 권한만 부여한 점은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SRI 투자 급성장… ESG경영 요구 늘어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활동 유심히 살펴야”

국내 책임투자(SRI)는 국민연금, 사학연금, 우정사업본부 등 공적 금융기관을 주축으로 한다. 총 투자금은 2019년 기준 약 33조원을 기록했다. 연도별 투자 규모는 △2016년 6조7540억원 △2017년 7조2460억원 △2018년 27조1970억원 △2019년 32조8200억원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민연금기금은 2018년 '수탁자책임활동지침'을 제정, 투자 대상을 선정하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를 잘 지키는 기업일수록 기금 투자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안 본부장은 "해외 SRI 투자 규모는 이미 3조5000억 달러를 넘어설 만큼 성장했고 국내 투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며 ”국내 기관투자자 동향을 파악하고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활동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최근 국내 기업은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환경, 인권 관련 ESG경영과 협력 업체에 대한 지속가능경영을 묻는 요구를 받고 있다"며 "ESG 경영에 대한 임직원의 인식전환, 핵심 ESG 파악, ESG 정보공개 등 단계적 절차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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