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표 주택공급 시작됐나... 잠실 미성 등 강남권 재건축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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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표 주택공급 시작됐나... 잠실 미성 등 강남권 재건축 통과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1.08.1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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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제15차 건축위원회 개최해 송파·서초
오세훈 취임 후 첫 1000가구 이상 재건축 심의 통과
스카이브릿지 등 고급 특화설계 전향적 허용
(왼쪽 위부터)방배 신동아아파트 재건축사업, 은평 신사동 주상복합 아파트, 상록타워아파트 리모델링사업, 잠실 미성크로바아파트 재건축사업. 사진=서울시
(왼쪽 위부터)방배 신동아아파트 재건축사업, 은평 신사동 주상복합 아파트, 상록타워아파트 리모델링사업, 잠실 미성크로바아파트 재건축사업. 사진=서울시

서울시가 미성크로바·방배 신동아 등 강남권 재건축을 잇따라 통과시켰다. 임기 1년의 오세훈 시장이 내걸었던 스피디한 주택 공급 공약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스피디한 주택 공급으로 서울시 주택 시장이 안정화될지 주목되고 있다.

서울시는 2021년 8월 10일 제15차 건축위원회를 개최하여 서초 방배 신동아아파트 재건축사업 등 4건에 대한 건축계획안을 통과시켰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심의를 통과한 4건은 공동주택 3188세대, 오피스텔 50실 등 총 3238호다. 서초구에 위치한 방배 신동아아파트 재건축사업은 847세대 중 110세대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한다. 세대 규모는 전용 59㎡형(82세대)과 84㎡형(28세대)으로 계획했다. 2인에서 5인 가구가 양질의 주거환경에서 편안하게 거주할 수 있도록 했다는 평가다. 배치·평면·입면·마감재료 등도 분양주택과 동일하게 적용했다

송포구의 잠실 미성크로바아파트도 통과됐다. 1850세대 중 196세대를 3~4인 가구를 위한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한다.

2019년 말 설계안이 제출된 지 약 1년8개월 만이다. 그동안 잠실 미성 재건축은 서울시의 반대로 무산돼 왔다. 시공사 롯데건설이 제안한 스카이브리지, 미디어파사드(영상 미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외벽) 등 특화설계에 대해 서울시가 주변 경관을 해치고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제동을 걸었고, 착공이 현재까지 미뤄졌다. 제동을 걸었던 당시 미성·크로바 조합원들은 이주를 완료한 상황이어서 논란은 매우 커졌다. 지난해에는 조합 내부 갈등으로 조합장 등이 대거 교체되기도 했다.

당시 도시정비업계에선 시공사의 특화설계 보단 박원순 시장의 재건축 거부 반응이 문제의 본질이라는 분석이 잇따랐다.

이번 건축심의 통과는 서울시의 전향적 자세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시는 여러 지적 사항을 설계안에 반영시키면서도 스카이브리지와 중앙공원, 양쪽 커뮤니티 라운지 등 고급화 전략을 수용했다. 미성·크로바 조합은 바뀐 설계안을 토대로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를 받은 후 연내 착공에 나설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서울시 결정에 대해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건 오 시장 효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광진구에 위치한 229세대의 광진 상록타워아파트 리모데링사업, 은평구에 위치한 공동주택 262세대, 오피스텔 50실의 주상복합 신축공사도 통과됐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스피디한 주택 공급으로 서울시 주택 시장을 신속하게 안정화시켜 가면서도, 차별 없는 양질의 임대주택계획과 세계적으로 그 중요성이 점점 커져가는 친환경 건축계획도 세밀하게 검토하여 반영함으로써 서울시민을 위한 공공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놋물이 나오고 건물이 기울어도 고 박원순 시장 재임 기간 동안 꿈쩍하지 않던 송파, 서초의 재건축 심의가 통과됨에 따라 강남구 재건축도 물고가 트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강남구에 위치한 28개의 재건축 조합과 추진위원회, 준비위원회들은 최근 '강남구 정비사업 연합회'를 발족했다. 가로막혀 있는 재건축 상황을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창설했다.

현재 오 시장은 후보 시절 '일주일 안에 규제를 풀겠다'고 신속함을 강조했지만 취임 후엔 재건축과 관련해 ‘신중론’ 모드로 전환했다. 서울 집값이 끝도 없이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안정화를 먼저 진행한 후 재건축 사업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오 시장이 취임한 이후 서울 집값은 꾸준히 상승 중이다. KB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초부터 7월 말까지, 약 4개월 사이 서울 아파트 가격은 4% 올랐다. 오히려 정비사업이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대형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집값이 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오세훈 시장의 섣부른 재건축 정책 추진을 우려하고 있다. 자칫 문재인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핑계 빌미만 제공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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