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음극재 실리콘 함량 업계 최대… 자체 개발 'SCN'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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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음극재 실리콘 함량 업계 최대… 자체 개발 'SCN' 채택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1.08.1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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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N(실리콘탄소복합체) 개발 성공
'젠5' 실리콘 함량 최대 7~8% 수준까지 늘려
에너지밀도 높이면서 화재 위험성 낮춰... 제품 경쟁력 제고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SDI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SDI

삼성SDI가 하반기 본격 생산 예정인 전기차용 이차전지 '젠5'(Gen5) 음극재 실리콘 함량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높일 예정이다.

취재 결과 삼성SDI는 차세대 배터리 '젠5' 음극재 실리콘 함량을 최대 7~8%까지 늘릴 수 있는 독자 기술을 확보했다. 포르쉐 전기차 모델 타이칸에 탑재되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의 음극재 실리콘 함량은 3%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리콘은 소량만 첨가해도 에너지밀도를 대폭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팽창 위험이 있다. 높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함량을 높이기 어려운 이유이다. 삼성SDI는 문제 해결을 위해 SCN(실리콘탄소복합체) 소재를 자체 개발,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SCN, 실리콘 음극재 단점 보완

실리콘 음극재가 탑재된 배터리는 기존 흑연 음극재 배터리보다 주행거리 연장와 충전시간 단축 등 뛰어난 성능을 가지고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지난달 미국 배터리 음극소재 기업인 '그룹14 테크놀로지'와 합작해 'SK머티리얼즈 그룹14'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어 실리콘 음극재 생산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포스코케미칼과 함께 실리콘 음극재를 개발 중이다.

음극재를 구성하는 주원료는 인조흑연이다. 인조흑연 속에 결합된 탄소 6개가 모여 양극재에서 이동해온 리튬이온 1개를 붙잡을 수 있다. 탄소가 리튬이온을 붙잡는 과정에서 전기가 발생한다. 실리콘은 원자 5개가 모여 22개의 리튬이온을 붙잡을 수 있다. 이렇듯 실리콘은 인조흑연의 10배가 넘는 에너지밀도를 낼 수 있다.

다만 단단한 탄소와 달리 실리콘은 팽창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불안정하다는 단점이 있다. 리튬이온이 들어갔을 때 흑연은 10% 수준으로 팽창한다. 반면 실리콘은 400%를 팽창하는 것으로 알려져 음극재에 대량 첨가할 경우 폭발의 위험도 무시할 수 없어 소량만 탑재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처음으로 실리콘 음극재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폭스바겐 고급라인 '포르쉐 타이칸'이다. 탑재된 배터리 음극재에는 실리콘이 3% 포함됐다. 안전성을 확보하고 실리콘 함량을 늘리는 것은 배터리 업계가 해결해 나가야할 과제다.

삼성SDI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연구 개발한 SCN(실리콘탄소복합체)을 채택했다. 타사의 경우 CNT(탄소나노튜브)를 사용해 실리콘의 단점을 보안하고 있다. CNT는 양극재에도 사용되는 탄소복합체다. 탄소원자가 관 모양으로 결합된 CNT는 단단하다는 장점이 있다. SCN은 실리콘을 머리카락의 수천분의 1 크기로 나노화해 흑연과 하나의 물질처럼 복합화한 신소재다. 실리콘과 흑연이 혼합돼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높은 에너지를 낼 수 있다.
 

실리콘 음극재로 양극재 한계 극복 기대

국내 배터리 제조 기업들이 음극재 연구개발에 집중하게 된 배경 중 하나는 양극재에서 에너지 밀도를 향상하는데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실리콘 음극재가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향상하고 충전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돌파구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전기차에 탑재되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전해액 속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가면서 전기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양극재에는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이 포함된다. 음극재를 구성하는 주원료는 탄소의 결합으로 제조한 인조흑연이다.

전해질이 액체인 리튬이온 배터리는 무겁고 부피가 커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에너지 밀도가 높이지면 주행거리가 길어지지만 그만큼 차체가 크고 무거워지기 때문이다. 국내외 기업들이 전해질이 고체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지만 그전까지 배터리 제조 기업들이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최대한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것이다.

에너지밀도 상향을 위해서 국내에서는 양극재에 니켈 함량이 높은 '하이니켈'(high-Nickel) 배터리를 개발 제조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니켈이 95% 이상 탑재된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은 니켈 98% 배터리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각형 배터리를 제조하는 삼성SDI는 니켈 함량 88%인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단 니켈은 폭발 화재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를 막을 수 있는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 원료를 추가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SDI는 "음극재에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인조흑연은 에너지 밀도를 향상하는 데 한계가 있어 실리콘을 도입하고 있다"며 "삼성SDI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실리콘탄소복합체를 이용해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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