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수제맥주 복병까지"... 하이트진로, 맥주 1위 추격 주춤
상태바
"코로나에 수제맥주 복병까지"... 하이트진로, 맥주 1위 추격 주춤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1.08.08 16: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초에 26병 판매된 '테라'... 효자 노릇 톡톡
올 뉴카스·한맥 등 1위 수성 위한 오비맥주 반격
코로나·수제 맥주 등 악재 겹쳐... 하반기 달라질까
사진= 각사
사진= 각사

2000년대 후반 카스에 맥주 1위를 빼앗긴 하이트진로가 2019년 야심 차게 내놓은 '테라' 돌풍으로 다시 1위를 탈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가 재확산되면서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테라는 '테슬라(테라+참이슬)'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며, 출시 2년 만에 16억5,000만 병을 팔아치웠다. 1초당 26병씩 판매된 꼴이다.

이러한 테라의 돌풍에 카스를 제치고 1위를 탈환할 것이란 전망이 쏟아졌다. 특히 올해 맥주 업계 10년 주기설을 맞이하는 해로 이러한 전망이 더욱 힘을 얻었다.

 

"아! 코로나"... 성장세 멈춘 테라

테라는 지금까지 하이트진로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의 판매 호조 등으로 회사채 신용등급전망이 '긍정적'으로 상향조정됐다"고 밝힌바 있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에 이어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6월 16일 하이트진로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A(긍정적)'로 조정했다. 테라 돌풍이 회사의 신용 등급에도 영향을 끼친 셈이다.

지난해는 코로나 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연결 매출은 2조256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9% 신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8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4.9% 늘었고 순이익은 866억 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 주류 업계 대부분이 감소세인 상황에서 나홀로 성장을 한 것이다. 테라는 전년대비 78% 판매량이 증가하며 존재감을 확실히 했다. 가정 시장에서는 120% 성장했다. 

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작년과 다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맥주 부문 매출액(개별 기준)이 7825억 원으로 전년(6221억 원) 대비 17.1%나 성장했다. 반면,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542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641억 원) 대비 7.1% 감소했다. 

카카오페이증권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맥주 시장점유율은 2018년 31.0%, 2019년 35.0%, 2020년 40.0%로 매년 꾸준히 4~5%가량 증가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2%대 증가율로 전망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은 코로나가 주춤했는데 올해는 재유행과 거리 두기 4단계 등의 악재가 겹치며 유흥 시장 부진이 컸다"며 "가정용 시장 공략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스의 반격과 수제 맥주의 부상

테라의 부진은 코로나 외에 다른 요인도 지목된다. 

먼저 오비맥주의 반격이다. 오비맥주는 맥주 업계 1위를 지키기 위해 과감한 전략을 펼쳤다. 오비맥주는 올해 4월 테라의 초록 병에 대응한 투명 병으로 패키지를 리뉴얼하고 '올 뉴 카스' 마케팅을 펼쳤다. 또 광고 모델로 영화 미나리의 '윤여정' 씨를 파격 캐스팅하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여기에 국내산 쌀로 만든 '한맥'을 선보이며 맥주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한맥은 한국적인 맛을 위해 우리 국민의 주식이자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쌀'을 함유해 보다 상쾌한 풍미가 특징이다.

더불어 오비맥주는 2년간 준비한 '카스 아이스 화이트'를 출시하며 밀맥주 시장에도 진출한다. 최근 '곰표 밀맥주', '호가든' 등 밀맥주가 인기를 끌면서 시장규모가 커졌다는 판단이다.

코로나 장기화로 홈술 트렌드가 번지며 '수제맥주' 시장이 커진 것도 테라의 성장세를 주춤하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수제맥주협외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제맥주시장은 118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2015년 220억 원 수준에서 5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편의점을 중심으로 인기를 키우고 있는 수제 맥주는 수입 맥주를 뛰어넘을 만큼 고객 반응이 좋다. 이에 주요 업체들은 다양한 콜라보 제품과 신제품을 출시하며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5월 CU가 대한제분과 손잡고 출시한 '곰표맥주'는 지난달까지 600만개가 넘게 팔렸다. 또 속옷 전문기업 BYC와 협업해 올해 6월 내놓은 '백양BYC라거'는 한 달 만에 100만개 판매됐다. GS25는 아웃도어 브랜드 '노르디스크'와 손잡고 '노르디스크 맥주'를 출시했다. 세븐일레븐은 배달의민족과 협업해 '캬 소리나는 맥주'(캬 맥주)를 출시했다. 이마트24는 야구를 모티브로 'SSG랜더스 라거', '슈퍼스타즈 페일에일', '최신맥주 골든에일' 등 3종 맥주를 출시했다.

제주맥주는 '제주 거멍 에일'을 선보이며 흑맥주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제주 흑보리와 초콜릿 밀맥아의 조화가 특징이다. 수제맥주의 인기에 힘입어 제주맥주는 연평균 148%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겠지만 성수기인 여름을 놓쳐 지난 2년간 보인 성과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