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로 대출·송금까지?"... KB국민은행의 금융실험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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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로 대출·송금까지?"... KB국민은행의 금융실험 '주목'
  • 김태영 기자
  • 승인 2021.08.05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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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가상영업점 활용, 다양한 메타버스 시도
MZ세대 겨냥, '차별화된 고객 경험'에 방점
"로블록스 주요 기능 분석, 금융 콘텐츠 개발중"
허인 행장 "신기술 先경험, 적용 범위 확대할 것"
허인 KB국민은행장,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신관. 사진=KB국민은행, 시장경제신문 DB
허인 KB국민은행장,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신관. 사진=KB국민은행, 시장경제신문 DB

KB국민은행이 메타버스를 활용한 다양한 금융서비스 실험에 나섰다. 플랫폼 경쟁 속에서 신기술을 먼저 경험하고 업계 특성에 맞춰 적용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금융콘텐츠 발굴과 고객 서비스 채널로서 메타버스를 새롭게 발전시킬 수 있는 활용법을 고민하고 있다. 

현재 KB국민은행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공감할 수 있는 메타버스 테스트베드를 금융과 연계해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메타버스 시장 성장에 발맞춰 오는 10월까지 메타버스 기술검증 파일럿 테스트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메타버스(Metaverse)란, 가상·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비대면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메타버스는 차세대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게임과 비슷한 조작법으로 미래 고객인 MZ세대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메타버스를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로, 아바타(Avarta)와 가상 영업점을 활용한 다양한 형태의 메타버스를 시도해 활용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메타버스 실험은 크게 세 가지 과제로 압축된다. 먼저 메타버스 플랫폼의 장점을 살려 금융과의 접목을 시도해보고 관련 콘텐츠를 만들어보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미국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ROBLOX)'를 활용할 계획이다.

로블록스는 이용자가 레고처럼 생긴 캐릭터와 맵(게임)을 조립해 게임을 자체적으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로블록스 주요 기능을 분석하며 적합한 금융 콘텐츠를 찾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안은 가상현실기기(HUD, 헤드마운트, 고글 등)를 활용한 금융 서비스 체험이다.

KB국민은행은 가상현실기기를 활용해 고객들이 직접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체험해볼 수 있는 '가상 영업점(KB메타버스 지점)'을 구상하고 있다.

메타버스를 단순한 홍보나 상담 서비스 활용에만 그치지 않고 실제 송금이나 상품가입이 가능한 시나리오를 테스트해 볼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UX(User Experience, 사용자경험)이나 기술적 제약 등을 파악하고 있다. 또한 실감나는 가상현실 공간을 함께 만들어 줄 협력 IT업체를 선정 중이다. 

마지막은 금융플랫폼으로서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1일 직원들의 메타버스 활용과 경험 확산을 위해 게더(Gather) 플랫폼을 활용한 'KB금융타운'을 오픈했다. 

KB금융타운은 ▲금융·비즈센터 ▲재택센터 ▲놀이공간 등 3개의 공간으로 구성했다. 금융·비즈센터는 영업점, 홍보·채용 상담부스, 대강당, 소셜공간으로 꾸몄다. 재택센터는 재택 근무자와 사무실 근무 직원 간의 원활한 소통과 협업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놀이공간은 공원과 미로찾기 게임 등 휴식공간이다.

KB국민은행은 아바타와 AI를 활용해 메타버스 영업점을 구축하고 고객상담·이체·상품 가입 등 금융 서비스 제공 가능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메타버스 기술을 경험하고 금융을 접목을 위해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를 파악할 예정이다.

메타버스 타깃 고객층은 MZ세대다. 이들이 흥미를 느끼고 찾아야 실제 고객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위해 KB국민은행은 '차별화된 고객 경험'에 방점을 두고 다양한 실험들을 진행하고 있다.

메타버스에는 사람들이 모여 노동활동을 하고, 디지털 재화나 아이템을 가상화폐로 교환하는 '가상경제(virtual economy)'가 존재한다. 메타버스 가상경제는 디지털 자산과 가상화폐가 중요한 요소로서 업계에서는 블록체인 기술과 결합해 더욱 발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금융의 융합을 통해 고객들은 메타버스에서 사용하던 아이템이나 디지털미술품(NFT)을 맡겨 대출을 받을 수도 있고, 은행은 이자로 제페토의 잼이나 로블록스의 로벅스를 고객에게 지급하는 등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금융 서비스들이 개발될 것"이라며 "새로운 금융 서비스 발굴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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