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모빌리티 거점' 가속... 카카오T 손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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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모빌리티 거점' 가속... 카카오T 손잡았다
  • 배소라, 최유진 기자
  • 승인 2021.07.2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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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GS에너지, 300억원 전략적 투자 결정
자율주행 데이터 활용해 주유소 인프라 고도화 추진
전기차 충전, 경정비, 세차, 소화물 운송... 주유소의 변신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사진=GS칼텍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사진=GS칼텍스

GS칼텍스가 정유업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기차·자율주행차·카셰어링 등 모빌리티 신사업에 적극 진출한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와 함께 전기차, 모빌리티 등 친환경 사업을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허세홍 사장은 평소 "미래 모빌리티 환경 변화에 따른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GS칼텍스-카카오T, 모빌리티 혁신 힘 모아

GS칼텍스는 GS에너지와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모빌리티에 3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GS칼텍스·GS에너지는 각각 250억원, 50억원을 투자해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0.73%를 취득하게 됐다. 이 회사는 신규 플랫폼 및 기술대응을 위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모빌리티 시장의 기술 혁신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는 주유소 2300여개, LPG 충전소 370여개, 수소충전소 1개, 전기차 충전기 100여기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인프라와 네트워크 사업 기반 업체 중 카카오모빌리티에 투자한 기업은 GS칼텍스가 처음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자전거·셔틀·시외버스·기차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연결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카카오T'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동 관련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전기차 충전, 차량 경정비와 방문 세차 등 내차관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더 나아가 소화물 운송 등에 도전하며 '서비스와 사물의 이동'으로 모빌리티 플랫폼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GS칼텍스가 카카오T에 투자한 것은 단순한 재무적 관점이 아니라 전략적인 행보로 해석된다. 향후 미래 모빌리티 혁신 분야의 파트너십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GS칼텍스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미래 기반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주유소와 충전소 등 보유 인프라 시설 고도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GS칼텍스의 인프라를 사물의 이동 서비스, 주차장 사업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의 오프라인 거점으로 활용하고, 직영택시 차량 경정비, 연료 수급 등의 분야에서도 시너지를 모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두 회사는 지난해 7월 '전기자전거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주유소 유휴공간에 카카오모빌리티의 전기자전거인 '카카오 T 바이크'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는 GS칼텍스 LPG 충전소를 활용해 '택시 차고지 밖 기사 교대 샌드박스 규제' 실증 테스트를 진행했다. 플랫폼 택시의 경우 차고지 밖에서도 원격으로 운송기록이나 교대자 관리, 배차 관리할 수 있도록 기존 규제를 완화한다는 내용이다.

GS칼텍스는 관계자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은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서로 다른 기술이 융합하는 협업의 장으로 이종업계간 유기적 협력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관계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허세홍 '모빌리티 거점' 가속페달

카카오모빌리티와의 협업으로까지 뻗은 GS칼텍스의 디지털 혁신에는 1969년생 젊은 CEO(최고경영자) 허 사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허 사장은 취임 이후 줄곧 디지털 전환을 통한 혁신에서 사업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2018년 GS칼텍스 수장이 된 허 사장은 지난 2년간 이같은 주유소 플랫폼 사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성장한계에 직면한 정유업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허 사장은 사내 플랫폼전략팀을 구성해 사업아이디어를 체계화했다. 클라우드에 전기차 충전과 결제 데이터를 수집·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네이버와 손을 잡은 것도 허 사장이 주도했다. 

앞서 GS칼텍스는 지난 2017년 주유소에서 비대면 주유·결제 서비스를 위해 커넥티드 카 기술 전문기업인 오윈에 투자했다. 지난 2018년에는 국내 카셰어링 업체인 그린카에 10% 지분 투자해 중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인천·제주·여수에서 드론과 로봇을 활용한 배송 시연 행사를 선보인 바 있다. 주유소를 드론 배송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업계 전체적으로 기존 정유업 말고 비정유업도 확대하고 있다"며 "대부분 정유업과 연관된 석유화학, 바이오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는데 GS칼텍스는 조금 더 벗어나 주유소 플랫폼 사업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업 한계... 비정유 사업 확대하는 정유사들

정유사들이 변화를 꾀하는 이유는 성장이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에너지 전환에 따른 구조적인 석유 수요 감소 △친환경 차량의 수요 증가 △경유세 인상 논의 확대 △주유소 과포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 등으로 정유산업 자체가 한계에 부딪혔다. 

에쓰오일도 주유소 모빌리티 사업 확장을 논의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공유 전기자전거 서비스 '일레클'과 제휴해 주유소 내 공유 존을 운영하고 배터리 충전과 정비 등 협력 사업을 확대 중이다. 이 외에도 스마트 무인편의점, 쿠팡 물류거점 등 다양한 사업을 도입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투자보다는 업무협약(MOU) 형식으로 협업을 늘려가고 있다. 세차 시장에 진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올해 2월 손 세차와 픽업 세차, 셀프 세차에 집중한 신규 세차 브랜드 '카샥샥'을 선보였다. 현대오일뱅크는 주유소를 플랫폼으로 제공하고, 세차 서비스는 중소기업인 전문 업체가 수행한다. 최근에는 주유소를 거점으로 한 편의점과 중고거래 시장에도 진출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더 이상 전통적인 정유업 기반으로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란 위기감에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며 "친환경 에너지, 물류, 전기 모빌리티 등 신시장에서 기회를 적극 모색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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