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6532% 급증' 발표에도... 포스코강판, 왜 주가 21% 빠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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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익 6532% 급증' 발표에도... 포스코강판, 왜 주가 21% 빠졌나
  • 신준혁 기자
  • 승인 2021.07.2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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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서프라이즈'... 영업익 434억, 1177% 상승
실적발표 직후 하락...외국인·기관 일주일째 매도
글로벌 증시 하락, 주가 선반영, EU탄소국경세 도입 등 영향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포스코강판의 주가 하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올해 2분기 증권시장의 예상을 깨고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지만 코로나 확산에 따른 증시 하락과 글로벌 관세 도입 등 복합적 요인이 맞물리면서 회사 주가는 내리막을 걷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강판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77% 상승한 43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62% 늘어난 3409억원, 당기순이익은 6532% 상승한 36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눈 여겨볼 점은 12일 실적 발표 후 일주일 만에 1주당 주식가격이 21% 이상 급감했다는 사실이다. 기관과 외국인은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기관은 7거래일 째 매도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권은 이를 두고 미국과 유럽의 수입 규제 강화, 글로벌 증시 하락, 2분기 실적의 주가 선반영 등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유럽연합(EU) 탄소국경제도(CBAM) 시행을 앞두고 수출량 감소와 수출단가 인하 등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탄소국경제도는 EU가 탄소 누출 방지를 이유로 역외 생산 제품의 탄소배출량과 관련, 당해 제품을 수입하는 업자가 인증서를 구입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EU 탄소국경조정제도 주요 내용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한국 철강제품을 수입하는 EU 기업이 부담해야 할 인증서 구입 비용은 연간 최대 3390억원으로 추산된다.

미국 정부의 관세 압박도 포스코강판의 주가 하락을 이끈 외부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 상무부는 최근 포스코강판, 동국제강, 세아제강을 포함한 한국 철강회사 36곳에 10.52% 상계관세를 매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철강사가 한국 정부의 보조금을 과도하게 받아 미국 철강산업에 피해를 줬다는 것이 이유이다.

다만 포스코강판은 내수용 제품을 주로 생산해 수출로 인한 타격은 적을 것으로 관측된다. 2분기 기준 주요 시장을 살펴보면 한국이 1511억원(60%)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유럽(319억원) △중국(237억원) △기타지역(22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주가 조정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올해 들어 철강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포스코강판의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했기 때문이다. 1주당 주가는 20일 종가 기준 67300원으로 연초 대비 300% 이상 상승했다. 무엇보다 국내 코로나 확진자가 늘고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얼어붙고 있다. 철강주는 경기 흐름에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민감주로 분류된다.

발행주식수가 적은 이유도 있다. 포스코강판의 총 발행주식수는 600만주로, 최대주주인 포스코 보유지분을 제외한 유통물량은 250만주에 불과하다. 경쟁사인 KG동부제철(1억8897주), 동국제강(9543만2737주)의 발행주식수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다. 발생주식수가 적으면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등 왜곡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EU의 탄소국경세 도입은 이미 알려진 사실로 3년간 유예기간을 두고 2026년 시행될 예정”이라며 “국내 철강사 입장에서 부정적인 요인이지만 본격적인 적용까지 5년이 남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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