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드디어 ESG 돌파구 마련하나... 로스트아크, 유저 참여형 사회공헌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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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드디어 ESG 돌파구 마련하나... 로스트아크, 유저 참여형 사회공헌 추진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1.07.21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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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아, 7월부터 각종 컬래버 이벤트 돌입
수익금 일부 기부.. 디어프렌즈 프로젝트 일환
텀블러 장려 등 환경 이벤트에 스마게 "긍정" 반응
기부 위주 ESG의 한계... 유저 신뢰 바탕으로 다양한 활동
유저들이 로스트아크 이벤트를 통해 얻은 점수를 사용하면 로스트아크와 유저 이름으로 사회공헌이 활동되는 모습. 사진=로스트아크 홈페이지 캡처
유저들이 로스트아크 이벤트를 통해 얻은 점수를 사용하면 로스트아크와 유저 이름으로 사회공헌이 활동되는 모습. 사진=로스트아크 홈페이지 캡처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세계가 탄소배출 감소에 수많은 노력들을 집중하고 있다. 정부 시책에 맞춰 기업들도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를 도입하고, 지키고, 향상에 매달리고 있다. 그런데 유독 게임분야만 이러한 ESG의 트랜드를 쫓아가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E'(환경)가 최대 약점이다. 게임업계는 산업 특성상 'E'의 활성화는 한계적일 수밖에 없다고 항변하지만 반대쪽에선 규모에 걸맞는 'E'(환경)가 없다고 지적한다. 이런 가운데 한 게임사가 유저의 높은 신뢰를 바탕으로 ESG를 실현해 가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가 MMORPG(다중역할접속) 게임 '로스트아크' 하반기 이벤트를 ESG사업 중심으로 진행키로 결정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건 여러 기업들과 컬래버 이벤트를 통해 얻은 제품 판매 수익금 일부를 기부하는 '사회공헌 프로젝트'다. 먼저 지난 14일부터 8월 13일까지 프랜차이즈 맘스터치와 컬래버한 '모코코 맘스 세트' 이벤트에 돌입했다. 모코코는 '로스트아크'에 등장하는 숨겨진 아이템이다. 이벤트 기간 동안 컬래버 제품을 구매한 유저는 게임 쿠폰과 할인된 맘스터치 세트를 지급받는다. 판매 수익금 일부는 기아대책본부에 기부된다.

다음으로 7월 28일 CGV이벤트, 8월 11일 이디야 이벤트, 9월 오뚜기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스마게는 앞으로 예정된 CGV, 이디야, 오뚜기 이벤트와 관련해 ESG사업이 어떤 식으로 포함된 것인지는 계약상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그동안의 이벤트 추세를 감안할 경우 이번 맘스터치 이벤트처럼 제품 판매, 게임 쿠폰, 사회공헌 등의 3박자는 갖췄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맘스터치에 이어 CGV, 이디야, 오뚜기 등과도 컬래버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어떻게 진행할지는 알 수 없지만 디어프렌즈 프로젝트 일환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스마게는 올해 상반기에 미스터피자, 네네치킨, 이마트24와 똑같은 이벤트를 실시한 바 있다. 이중 미스터피자와만 수익금 일부를 사용해 전국 19개 아동 복지 시설에 피자 600판을 전달한 바 있다. 나머지 이벤트엔 '사회공헌'은 빠져 있었다. 상반기 이벤트에서 네네치킨 서버 다운, 이마트24 도시락 원정 구매, 조기 매진 등 유저들의 폭발적 반응이 나타나면서 하반기 이벤트에 '사회공헌'을 대대적으로 추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강선 로스트아크 총괄디렉터는 지난 6월 로아온(LOA ON)에서 "유저들에게 받은 사랑을 자신들에게만 귀속시키지 않고 사회에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는 방식을 고민해 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무엇보다 게임의 영향력을 활용해 다수의 기부 참여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게임산업의 가장 큰 특징이 '브랜드 영향력', '유저의 영향력'이다. 좋은 게임을 만들면 유저들의 충성도가 높아지고, 수십 수백만명의 유저들과 공동의 목적과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초 일부 게임사들이 게임 확률 비공개로 인해 시위 트럭을 받은 반면, 스마게는 로스트아크 게임 내 아이템 확률을 투명하게 공개해 커피 트럭을 받아 대조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스마게와 유저들의 신뢰도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스마일게이트 뿐만 아니라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등 다수의 게임사들이 TF팀을 꾸려 ESG 사업 확장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넥슨과 넷마블 역시 ESG TF 팀 구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사회공헌 넘어선 ESG 사업 필요

이디야 텀블러 이벤트 등 제안에 긍정 반응

EGS는 인류가 기업에 낸 필수 숙제다. 풀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없는 커다란 천장이 됐다. 문제는 타 산업의 경우 다양한 방법으로 ESG를 종합적으로 실현하고 있지만 유독 게임산업만 'E'(환경) 분야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관계자는 "최근 정부에서 제공하는 인센티브나 ESG 등급 획득에 급급해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들이 많다"며 "비단 사회공헌에 그치는 게 아니라 환경적인 부분이나 기업 경영 구조에도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업계에 급작스럽게 불어닥친 ESG 열풍이 정부의 사업 지원 혜택이나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함이 아니냐는 의견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매년 기업공시 자료와 미디어 자료 등을 토대로 기업의 ESG 등급을 평가한다. 지난해 게임사들은 평균 B등급을 받으며 비교적 낮은 성적을 거뒀다. 최근 ESG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 등급은 기관 등에 주요한 투자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게임사들이 실천할 수 있는 환경적, 사회적, 지배구조적 변화 요인이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다만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포함된 게임들은 각각 대규모 '팬덤'이 형성돼 있다. '로스트아크'의 경우 과도한 과금유도 금지 등 건강한 게임문화를 이룩하며 '팬덤'으로부터 커피트럭을 받는 등 선한 영향력을 과시해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진행 예정인 스마일게이트와 이디야 컬래버 이벤트 등에 텀블러 사용을 장려하는 등 환경친화적 요소가 포함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텀블러 사용을 장려하고 혜택을 제공하는 등의 이벤트 기획이 있으면 ESG 사업에도 도움 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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