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설경쟁' 석유화학업계, 벌써 공급과잉?... 곳곳서 실적추락 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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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설경쟁' 석유화학업계, 벌써 공급과잉?... 곳곳서 실적추락 징후
  • 양원석 기자
  • 승인 2021.07.1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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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롯데케미칼 등 2분기 호조에도 하반기
기업마다 증설 경쟁... 공급 과잉 우려 현실로
증권가 "3Q 내리막. 스프레드(마진) 악화 전망"
LG화학 등 '수소 사업'으로 눈 돌려... 포트폴리오 개편 승부수
2019년 석유화학업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임원들. 사진 왼쪽부터  김창범 한화솔루션 부회장,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 여천NCC 대표이사 사장. 사진=시장경제DB
2019년 석유화학업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임원들. 사진 왼쪽부터 김창범 한화솔루션 부회장,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 김재율 여천NCC 대표이사 사장. 사진=시장경제DB

지난 1년 동안 기업별로 1조원 이상의 역대급 적자를 기록한 국내 석유화학업계 실적이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전 세계적인 백신 보급률 증가와 경제활동 재개로 ABS(고부가 합성수지)를 비롯한 기초소재 수요가 2분기에도 공급을 초과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코로나 감염으로 수요가 폭발한 ‘NB라텍스((nitrile butadiene latex)’ 수혜 기업들의 실적 호전 역시 적어도 2분기까지는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계속된 기업들의 설비 확장 경쟁이 ‘공급 과잉’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유가 상승에 따른 스프레드(마진) 하락까지 맞물리면서 국내 석화업계 실적은 3분기 들어 하락 반전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18일 증권시장 전문가들의 국내 석화업계 실적 분석을 취합한 결과 LG화학의 2분기 영업익은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조4000억원을 찍으면서 분기 기준 첫 1조원을 달성했다. 2분기 연속 영업익 1조원 기록을 이끈 주역은 ABS,  PVC, 가성소다 등 기초소재 분야이다.

롯데케미칼 2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700% 뛰어오른 5900억원 대에 형성돼 있다.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탓에 기저효과를 무시할 수 없지만 실적이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된 것만은 분명하다.

한화솔루션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1.2% 증가한 2800억원 대로 관측된다. 기소소재 부문 호조가 실적 회복을 견인했다는 것이 시장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의료용 장갑 핵심 소재로 쓰이는 NB라텍스 수요 폭증으로 코로나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기록을 갈아치웠을 가능성이 높다. 시장이 제시한 2분기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6% 치솟은 7500억원 대이다. NB라텍스는 부타디엔, 아크릴로리트롤을 주원료로 하는 합성고무의 일종으로 의료용 라텍스 장갑의 원료이다. 금호석유화학은 NB라텍스 글로벌 점유율 1위 기업이다.

국내 석화업계에 대한 시장 판단은 3분기를 기점으로 달라진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한 마진 감소, 기초소재 부문의 공급 과잉, 델타 변이 확산 등이 업계 회복세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견해가 만만치 않다.

국내 석화업계 주력 제품 중 하나인 ABS의 경우 3분기부터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국내외 주요 기업이 설비 증설에 나선 결과, 단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컨센서스를 분석해 온 시장전문가 A는 “설비 증설을 완료한 중국 석유화학 기업들의 상업 생산이 3분기부터 본격화 될 것”이라며 “국내 업계 전체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업계는 기존 포트폴리오의 혁신적 전환을 골자로 하는 신사업 플랜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대응에 나서고 있다. LG화학, 롯데케미칼 등은 수소 사업을 새로운 미래먹거리로 점찍고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포트폴리오 전환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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