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n마이크로바이옴⑥] 아모레, '녹차유산균주'서 K-뷰티 미래를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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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n마이크로바이옴⑥] 아모레, '녹차유산균주'서 K-뷰티 미래를 찾다
  • 최지흥 기자
  • 승인 2021.07.1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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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부터 미생물 통한 피부, 두피 등 연구
녹차유래유산균 신규 화장품 소재 개발
2020년 녹차유산균 연구센터 개소
라네즈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론칭

<편집자주> 제2의 게놈(Genome)이라고 불리는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 전 세계 화장품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 화장품 1위 기업인 로레알그룹은 물론 국내 선두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글로벌 화장품 전문제조사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마이크로바이옴이 정확하게 무엇이고, 어떤 효능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 정보 제공보다는 홍보에만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화장품 업계는 한 목소리로 마이크로바이옴 전성시대가 도래했다고 입을 모은다.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은 정말 확실한 효과를 보장하는 피부과학의 새로운 가능성일까. 본지는 국내외 마이크로바이옴 선두 기업들이 제시한 자료들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현재 기술 수준을 분석하고 앞으로 시장을 전망해 본다.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은 1997년부터 미생물을 포함한 피부 및 두피, 모발의 특성에 관해 국내외에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은 1997년부터 미생물을 포함한 피부 및 두피, 모발의 특성에 관해 국내외에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사진=아모레퍼시픽

 

녹차에서 시작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새로운 화장품 역사 예고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1980년대부터 녹차 소재에 관한 연구를 시작한 아모레퍼시픽은 녹차에서 유래된 유산균주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는 피부 효능을 지닌 신품종 녹차 연구까지 그 범위를 확대했다.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은 1997년부터 미생물을 활용한 피부 및 두피, 모발의 특성에 관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2010년 아모레퍼시픽은 제주 돌송이차밭 유기농 녹차에서 식물성 녹차 유산균주(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 AP설록 331261(Lactobacillus plantarum APsulloc 331261))를 독자 발견했다. 최근 이 성분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규 건강식품 원료(NDI)로 등재됐다.

이어 아모레퍼시픽은 녹차유산균 및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2020년 2월 기술연구원에 ‘녹차유산균 연구센터’를 신설했다. 녹차유산균 연구센터는 연구하고 있는 소재의 효능을 추가로 검증하고, 건강식품과 화장품 등에 녹차유산균을 활용한 혁신 제품 개발을 지속할 방침이다. 

지난해 3월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바이탈뷰티는 편안한 장 건강 리듬을 찾아주는 ‘녹차에서 온 유산균’ 제품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유기농 녹차 유래 유산균을 활용해 장 건강을 보조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해당 제품은 출시 이후 현재까지 1,500만포 이상 판매했으며 베트남과 중국에 이어 올해 하반기 아마존 글로벌 입점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전문 기업 에이치이엠(이하 HEM)과 녹차유산균의 우수한 효능을 밝혀내기 위해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은 HEM의 최고기술경영자(CTO)이자 세계 식품 미생물 및 위생 연합(ICFMH) 회장인 빌헬름 홀잡펠 교수(Wilhelm H. Holzapfel), HEM 대표인 지요셉 박사 연구팀과 다양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올해 4월에는 HEM과 사업 협력 강화를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협약식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앞으로 차별화된 녹차유산균 연구 개발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 차세대 프로바이오틱스 균주 공동 개발,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의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라네즈의 뷰티&라이프 연구소는 웨비나(온라인 학술대회) 방식으로 ‘피부 마이크로바이옴과 슬리핑 뷰티의 새로운 세대’라는 타이틀로 국제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지난 7월 라네즈의 뷰티&라이프 연구소는 웨비나(온라인 학술대회) 방식으로 ‘피부 마이크로바이옴과 슬리핑 뷰티의 새로운 세대’라는 타이틀로 국제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연이은 연구 성과 발표로 경쟁력 확보

올해 아모레퍼시픽은 마이크로바이옴 기술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5월 아모레퍼시픽은 서울시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열린 2021년 제17차 대한모발학회(Korean Hair Research Society) 학술대회에서 ‘두피 마이크로바이옴(scalp microbiome)’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심포지엄에서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해 최신 연구 동향을 공유했다. 더불어 두피에서의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와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중앙대학교 시스템생명공학과 설우준 교수는 ‘An introduction to skin microbiome(피부 마이크로바이옴 소개)’을 주제로 전반적인 피부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소개와 형성 과정, 영향 요인을 밝혔다. 설 교수는 "질병이 있는 경우 마이크로바이옴의 미생물 구성 네트워크가 붕괴될 수 있다"는 내용을 공유했다. 이어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학교실 박진 교수는 ‘What’s new in scalp microbiome?(두피 마이크로바이옴의 기능은?)’을 주제로 발표했다.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이용희 연구원은 ‘Development of novel cosmetic active for healthy scalp based on clinical microbiota analysis(임상 미생물 분석을 기반으로 한 건강한 두피를 위한 신규 화장품 활성물질 개발)’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용희 연구원은 해당 연구를 통해 정상 두피와 지루성/비듬 두피의 임상학적 마이크로바이옴을 비교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건강한 두피 마이크로바이옴을 유지할 수 있는 녹차유래유산균(Lactobacillus plantarum APsulloc 331261) 신규 화장품 소재의 우수성을 규명하고자 했다.

7월에는 라네즈 뷰티&라이프 연구소는 웨비나(온라인 학술대회) 방식으로 ‘피부 마이크로바이옴과 슬리핑 뷰티의 새로운 세대’라는 타이틀로 국제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연사로 나선 세계 ‘식품·미생물 및 위생 연합’ 회장 빌헬름 홀잡펠(Wilhelm Holzapfel) 교수는 ‘마이크로바이옴과 피부’를 주제로 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홀잡펠 교수는 “박테리아와 미생물이 면역력을 조절하고 피부 장벽을 보호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피부의 마이크로바이옴 균형은 피부 건강과 방어력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명길선 수석연구원은 라네즈의 ‘워터 슬리핑 마스크EX’ 제품에 적용된 ‘슬리핑 마이크로바이옴’과 ‘프로바이오틱스 콤플렉스’ 기술에 대해 소개했다. 이날 명 연구원은 “워터 슬리핑 마스크 EX는 238억 마리 프로바이오틱스 유래 성분을 담은 강력한 콤플렉스를 함유하고 있으며 슬리핑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이 적용돼 잠자는 사이 피부 균형을 지켜준다”고 전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라네즈를 통해 올해 1월,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담은 5세대 '워터 슬리핑 마스크 EX'를 출시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라네즈를 통해 올해 1월,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담은 5세대 '워터 슬리핑 마스크 EX'를 출시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마이크로바이옴 기술로 탄생한 화장품

아모레퍼시픽은 라네즈를 통해 올해 1월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담은 5세대 '워터 슬리핑 마스크 EX'를 출시했다. 2002년 출시 후 라네즈 글로벌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은 '워터 슬리핑 마스크'의 업그레이드 제품으로, 외부 자극으로 손상 받고 흐트러진 피부 균형을 바로잡아 주는 '슬리핑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이 처음으로 적용됐다.

라네즈에 따르면 238억마리 프로바이오틱스 유래 성분을 담은 ‘프로바이오틱스 콤플렉스’는 피부 방어력을 강화시키며 지친 피부를 맑고 투명하게 가꿔준다. 또한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식물성 ‘스쿠알란’을 함유해 밤 사이 피부 촉촉함을 유지시켜주는 특징이 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은 마이크로바이옴은 완성형이 아닌 현재 진행형임을 강조한다.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분야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장 미생물을 비롯해 인체에는 다양한 미생물이 그들만의 환경을 구축하며 인간과 공생하고 있고, 상호 작용을 주고받고 있다”면서 “이들의 상태는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어떤 상태를 나타내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에 대해 점점 많은 것이 알려지고 있지만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많다"며 "인체 건강에 대한 다양한 접근방법이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통해 나올 수 있으며, 반대로 어떤 변화의 결과나 사용의 결과를 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로 측정해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의 지속성과 관련해서는 “이런 의미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은 소재와 피부 진단 등으로 연결 가능성이 커 앞으로도 많은 관심 속에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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