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2배 늘었는데 총급여 80억 감소?... 의문투성이 '크래프트 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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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2배 늘었는데 총급여 80억 감소?... 의문투성이 '크래프트 연봉'
  • 정규호, 최유진 기자
  • 승인 2021.07.2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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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25시] 덧셈·뺄셈 안맞는 크래프트 사업보고서
2020년 사업보고서상 1인당 평균 연봉 4600만
회사 측 "3분기 보고서 기준, 평균 연봉은 6400만"
연 보고서 외면, 분기보고서 기준 '추정치'로 설명
급여총액, 3분기 339억... 연도별 보고서엔 328억
직원 수 늘었는데 급여총액 되레 감소, 의혹투성이
사진=크래프톤 홈페이지 캡처
사진=크래프톤 홈페이지 캡처

<편집자 주> 크래프톤은 올해 2월 25일 '게임제작 역량 강화'를 명분으로 직원 연봉(개발자 2000만원·비개발자 1500만원)을 일률적으로 올리고, 신입 개발자 연봉은 6000만원 대에 맞추겠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국내 메이저 게임사와 동등한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이 회사의 '2020년도 사업보고서'상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4600만원으로 기재돼 있다. 동 보고서 작성 시점은 지난해 12월 31일. 기존 직원의 연봉을 위와 같은 수준으로 실제 올렸다면 직원 1인당 올해 평균연봉은 개발직 6600만원. 일반직 6100만원으로 추산된다. 반면 신입 개발자 연봉이 실제 6000만원 대로 결정됐다면, 개발직을 기준으로 할 때 기존 직원과 신입사원의 연봉 격차는 불과 600만원에 불과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직원들의 평균 근속기간이 매우 짧거나 기존 직원들의 급여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돼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본지는 지난달 17일부터 같은 달 30일까지 수 회에 걸쳐 크래프톤 측에 질문지를 보내고 답변을 받았다. 회사 측은 취재진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항목에 대해서는 의문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일부 항목의 경우 크래프톤 담당자와 본지 취재진의 관점이 다르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지는 지금까지 취재된 내용을 중심으로 지난해 크래프톤 사업보고서상의 문제점을 분석해봤다. 

 

직원 두 배 늘고, 급여 총액은 80억 줄고 

재직 중인 직원들의 연봉과 신입사원 연봉 격차가 위와 같은 수준이라면, 형평성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본지는 정확한 급여 실태 파악을 위해 직원의 수와 급여 총액을 살펴봤다. 그 결과 크래프톤 직원 수는 해마다 증가했지만 '연간 급여 총액'은 대폭 감소하는 추세를 발견했다.

크래프톤이 올해 3월 공시한 202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2월 31일 기준 직원수와 연간 급여 총액은 각 1137명, 328억8000만원, ▲19년 사업보고서 기준 직원 수는 690명, 급여 총액은 411억원 ▲2018년 사업보고서 기준 직원 수는 551명, 연간 급여 총액은 336억6500만원이다.

직원 수와 급여 총액 모두 '1년 단위' 데이터이기 때문에 '편차'가 존재한다. 위 직원 수에는 그해 말을 기준으로 할 때, 12개월 재직자도 있겠지만 그보다 재직 기간이 짧은 인력도 포함돼 있다. 신입사원과 경력직 입사자도 혼재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마찬가지로 급여 총액을 살필 때도 이런 편차를 고려해야 한다. 

다만 이런 사정을 고려해도 전체적인 추세를 볼 때, 직원 수는 매년 늘었으나 급여 총액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는 관계사 '펍지' 합병 이슈로 직원 수가 대폭 늘었는데도 불구하고, 급여 총액은 직전년도 대비 80억원 가량 줄었다.   

크래프톤은 최근 3년간 흑자를 기록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매출 1조1200억원, 영업이익 3002억원 ▲2019년 매출 1조874억원, 영업이익 3592억원 ▲2020년 매출 1조6704억원, 영업이익 7738억원이다. 실적 악화로 급여 총액이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크래프톤 매니저 A는 지난달 17일 해명을 통해 "(2020년) 직원 수 중 700명은 2020년 12월 1일 합병한 펍지 직원들"이라며 "사업보고서에는 펍지와 흡수합병으로 고용 승계된 인원들에 지급한 급여 중 12월 월급만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2020년 연간 급여 총액인 '328억8000만원'에 펍지 직원 700명의 12월치 '1개월분' 급여가 포함됐다는 설명이다. 펍지는 크래프톤 매출에서 80% 이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배틀그라운드 IP 개발사이다.

회사 측 설명을 기준으로 다시 살피면, 1137명 중 펍지 직원 700명을 제외한 '437명'은 합병 전 크래프톤의 기존 직원이다.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4600만원이므로, 이를 곱하면 약 201억200만원이 나온다. 지난해 급여 총액 328억8000여만원에서 동 금액을 빼면 127억7800만원이 남는다. 합병 전 펍지 직원 700명의 한 달치 급여라고 하기엔 다소 많은 금액이다. 이 금액을 직원 700명의 한 달치 급여로 환산하면 1인당 1825만원 정도를 받은 셈이 된다.  

사진=시장경제신문
사진=시장경제신문

 

직원 평균 연봉, 2020년 사업보고서 4600만원
회사 측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은 6400만원"  

이 부분부터는 의문이 증폭된다. 전술한 것처럼 크래프톤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상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4600만원으로 기재돼 있으나,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은 6400만원"이라고 답했다. 회사 측은 그 근거로 지난해 회사의 '3분기' 사업보고서를 제시했다.

동 문건은 지난해 3분기까지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를 4800만원으로 기재했다. 3분기까지 4800만원이니 '분기평균액'으로 1600만원을 더하면 지난해 1인당 평균 연봉은 6400만원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 설명이 '팩트'에 부합한다면, 3분기 사업보고서와 연도별 사업보고서상 직원 평균 연봉이 1800만원 상당의 차이가 나는 이유를 해명할 필요가 있다. 4분기를 반영한 연도별 사업보고서가 있는데도 굳이 '3분기 사업보고서를 근거로 한 추정치'를 회사의 평균 연봉으로 설명한 사실 역시 의문이다.

 

급여 총액, 3분기까지 339억원 지출 
4분기 반영 연도별 총액은 328억원
3분기보다 되레 11억 줄어  

의문은 더 있다. 크래프톤 관계자의 설명처럼 지난해 '3분기' 사업업보고서를 기준으로 하면, 1분기 급여로 123억원, 2분기 105억원, 3분기 111억원 등 3분기까지 총 339억원의 급여를 지출했다. 반면 2020년 연도별 사업보고서상 지급된 급여 총액은 328억원이다. 지난해 4분기를 포함한 연도별 사업보고서상 급여 총액이 3분기 사업보고서상 금액보다 적다. 

이 부분 회사 관계자의 설명은 아래와 같다.

"2020년 3분기에 공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크래프톤 직원들의 평균 급여액은 4800만원이며 4분기까지 합치면 평균 연봉은 64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구성원 평균 연봉은 감소하지 않았다."

본지는 크래프톤에 추가 해명을 요청했다. 크래프톤 매니저 B는 "펍지와 합병으로 직원수가 변동되며 1인 평균 급여액에 변화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득세법 제20조에 따라 관할 세무서에 제출하는 근로소득지급명세서상 근로소득을 기준으로 기재한 점 참고 바란다"고 부연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말 합병과 분할로 큰 변화를 겪었다. 지난해 12월 1일에는 펍지 직원 700명이 합류했으며, 같은 달 2일에는 250명의 직원이 새로 분사된 블루홀스튜디오로 옮겼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급여 총액이 변동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제 사정을 모두 고려해 회사 담당자가 밝힌 설명의 취지를 재해석하면 '펍지 합병과 블루홀스튜디오 분사로 조직 구성과 급여 총액, 1인당 평균 급여액 등에 큰 변화가 있었으나 직원들에 대한 급여액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라는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모든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연도별 급여 총액이 3분기보다 적게 기재된 사실은 납득이 쉽지 않다.   

블루홀스튜디오 분사로 250명이 빠져나간 사실을 감안해도 합병으로 추가된 펍지 직원의 수가 450명 정도 더 많다. 분할된 블루홀스튜디어로 옮긴 직원들의 퇴직 급여 지급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연도별 사업보고서상 급여 총액이 3분기 보고서상 그것보다 적은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사진=시장경제신문
사진=시장경제신문

 

흡수합병 앞둔 펍지, 직원 212명 증원
크래프톤서 블루홀 분사... 250명 소속 변경
업계 관계자 "500명 증감변동, 소문 안 돌아"  

한편 지난해 3월 31일 펍지와 크래프톤의 공식 직원 수(고용노동부 고용형태공시제 기준)는 총 1198명(펍지 488명, 크래프톤 710명)이었으며 8개월 후인 12월 31일(사업보고서 기준)에는 1137명(펍지 700명, 크래프톤 437명)으로 줄었다. 8개월 사이에 펍지는 212명의 직원을 채용했고, 크래프톤은 273명을 감원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같은 해 12월 2일 합병 후 크래프톤은 블루홀스튜디오를 분할했다. 이 과정에서 크래프톤 직원 250명이 블루홀스튜디오로 적을 옮겼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메이저 게임사 관계자는 "500여명의 인원 증감은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 대형 게임사 기준으로 2개에서 3개 신작 프로젝트를 위해 증원되는 인원이고, 중견 게임사 인력 수준"이라며 "이정도 인원이면 소문이 나지 않을 수 없다. 비공식적으로는 할 수 없는 인력 증감 과정이고, 크래프톤이 이 정도 인력을 증감한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크래프톤은 추가 해명을 통해 "펍지는 글로벌 인기 IP인 배틀그라운드를 지속적으로 서비스하면서 신작 게임 개발도 준비하는 등 인력을 지속적으로 충원해왔다"고 반박했다.

 

12월 2일 분사, 블루홀스튜디오
직원 수, 급여 총액 등 보고서 기재 없어   

지난해 12월 2일 분사된 블루홀스튜디오 관련 내역에 대한 의문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분사로 적을 옮긴 직원의 수는 250명. 이들의 급여 수준이 크래프톤 직원과 같다고 가정할 때, 블루홀 직원 250명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일하고 분사 전 크래프톤으로부터 받아간 급여 총액은 약 146억원(연봉 6400만원 중 11개월 급여 5863만원×250명)으로 추정된다. 

취재진은 회사 관계자에게 2020년 사업보고서에 블루홀로 옮긴 직원의 급여 총액이 포함됐는지 물었으나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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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기사가 게재된 후 크래프톤은 본지에 추가 해명 자료를 이메일로 보내왔다. 크래프톤 측 해명과 본지의 답변을 정리했다.  

크래프톤 해명은 아래와 같다.

연봉 인상은 개발자/비개발자 구분이 아니라, 엔지니어직군/비엔지니어직군으로 구분한다. 공시 작성은 금융감독원 등에서 지정한 기준에 맞춰 작성하는 것으로 회사가 임의의 기준을 정하여 기입할 수 없다.

A. 사업보고서상 지급된 급여 총액 328억은 2020년 12월 31일 기준 현재 근무중인 크래프톤 소속 구성원에게 2020년 1년간 지급된 급여다. 

B. 합병 전 펍지, 펍지랩스, 펍지웍스에서 지급한 금액은 크래프톤 사업보고서에 기입할 수 없다.

C. 사업보고서 작성일 기준 크래프톤 소속이 아닌 블루홀스튜디오 구성원에게 지급된 금액을 크래프톤 사업보고서에 포함할 수 없다.

500명 인원 증감에 대해서는 기사에도 포함되어 있듯이 1)블루홀스튜디오로 약 250명이 분사했다. 2)그 외 신작 개발을 위한 지속적인 채용을 진행했고 참고로 올해 7월에만 100여명이 신규 입사했다.

크래프톤 해명에 대한 본지 입장.

연봉 인상은 개발자/비개발자 구분이 아니라, 엔지니어직군/비엔지니어직군으로 구분한다'며 명칭이 잘못됐다는 해명은 사실과 다릅니다. 크래프톤은 2021년 2월 25일 '크래프톤, 인재 중심 체계 강화한다'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개발직군(엔지니어), 비개발직군의 연봉을 일괄 2000만원, 1500만원 인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개발직군, 비개발직군 용어는 크래프톤 공식 용어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봅니다.  

'공시 작성은 금융감독원 등에서 지정한 기준에 맞춰 작성하는 것으로 회사가 임의의 기준을 정하여 기입할 수 없다'고 해명했지만 본지는 '크래프톤이 금감원 기준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한 적이 없습니다. 

A: 사업보고서상 지급된 급여 총액 328억은 2020년 12월 31일 기준 현재 근무중인 크래프톤 소속 구성원에게 2020년 1년간 지급된 급여다. 

답변: 크래프톤은 2020년 3분까지 339억원의 급여를 지급했습니다. 4분기 합계한 2020년 급여가 328억원으로 감소한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B. 합병 전 펍지, 펍지랩스, 펍지웍스에서 지급한 금액은 크래프톤의 사업보고서에 기입할 수 없다.

답변: 본지는 기사에서 펍지의 합병 전 지급 금액을 거론한 사실이 없습니다. 크래프톤의 위 해명은 기사와 상관이 없습니다. 

C. 사업보고서 작성일 기준 크래프톤 소속이 아닌 블루홀스튜디오 구성원에게 지급된 금액을 크래프톤의 사업보고서에 포함할 수 없다.

답변: 사업보고서 작성일인 2020년 12월31일 기준으로 블루홀 구성원 지급 급여를 크래프톤 사업보고서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회사 측은 2020년 1월부터 11월까지 크래프톤에서 지출된 블루홀 급여 포함 여부에 대해 "답변 드릴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500명 인원 증감'에 대해서는 회사 측의 설명을 이미 위 기사에 그대로 반영했습니다. 참고로 '올해 7월에만 100여명이 신규 입사했다'는 해명은 기사와 관련이 없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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