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임원들 주식 미리 팔고 회의록도 없었다... 더블유게임즈 '상장연기'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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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임원들 주식 미리 팔고 회의록도 없었다... 더블유게임즈 '상장연기' 파장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1.07.0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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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DDI, 美나스닥 상장 무산에 주주들 분통
작년 7월 올해 6월... 1년 새 두 번이나 말 바꿔
김동우·김형진 이사, 상장연기 공시전 주식 처분
지난달 2일, 최대주주 국민연금도 3만여주 매도
'상장연기 회의록 보자' 주주 요구에 "회의록 없다"
회의록 존재 묻는 기자 질문에 "답할 수 없다"
주주들, 내부정보 유출·주가조작 등 각종 의혹 제기
더블유게임즈 홈페이지 캡처.
더블유게임즈 홈페이지 캡처.

자회사의 미국 나스닥 신규 상장을 목전에 두고, 핵심 임원들이 상장 관련 내부 기밀정보를 이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더블유게임즈가 시장 불안 해소를 위해 공개 간담회를 개최했지만 불신만 더 키웠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간담회에서 회사를 대표해 나온 임원이 자회사의 나스닥 상장 연기를 결정한 이사회 회의록 공개를 요구하는 투자자 질문에 "회의록이 없다"고 답해 파문은 더 커지고 있다.

더블유게임즈는 5일 자회사인 더블다운인터액티브(DDI) 나스닥 상장 재연기에 따른 주주 불안 해소 등을 목적으로 비대면 온라인 '개인투자자 간담회'를 열었다. 최재영 재무담당이사는 회사 대표로 간담회에 참석해 주주들 질문에 답했다.

더블유게임즈는 지난해 7월 '코로나 확산으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며 DDI 나스닥 상장을 전격 연기했다. 올해 3월 상장 재추진을 발표했지만 석달만인 지난달 24일 다시 한 번 상장을 연기했다. 회사가 밝힌 두 번째 연기 이유는 '주관사 재선정'이다.

동일 회사가 국내외 주식시장 상장을 두 차례나 연기한 것은 매우 이례적일 뿐더러 그 과정 또한 납득하기 어려울만큼 비정상적이었다는 것이 시장참여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자회사의 나스닥 상장을 기대하고 회사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들은 주가 조작(시세조종), 내부정보 유출 등 각종 의혹을 제기하면서 강한 불신을 나타냈다. 

이날 간담회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주주들은 회사 측 해명을 듣기보다 시장에 퍼진 회사 관련 루머에 대한 공식적 입장을 확인하는데 더 관심을 뒀다. 

우선 주주들은 더블유게임즈 임원들이 자회사 상장 연기를 공지하기 전, 보유 주식을 내다판 사실을 언급하면서 그 이유를 캐물었다. 

앞서 올해 5월 13일 더블유게임즈 김동우, 김형진 이사는 각각 8000주, 1만주 주식을 장내 매도 방식으로 처분했다. 지난달 2일에는 최대주주 중 한곳인 국민연금도 3만여주를 매도했다. 일부 주주들은 이 회사 임원과 특정 투자자들이 상장 연기 기밀 정보를 공유하면서 부당한 이익을 취한 것 아니냐는 시각을 갖고 있다.

DDI의 두 번째 상장 연기 이유에 대해서도 주주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회사에 따르면 공동주관사 3곳 중 한 곳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으니 상장 타이밍을 연기하자'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해당 주관사를 제외하고 신규 주관사를 선정하려다 보니 상장 연기가 불가피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 요지이다.

그러나 회사 측은 위와 같은 의견을 낸 주관사가 어디인지를 묻는 주주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최 이사는 "주관사는 타이밍을 지켜보자고 할 뿐 구체적인 일정을 제안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주관사를 찾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속히 IPO를 완료할 계획"이라며 "가능하면 3분기에, 늦어도 연내에는 상장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사진=더블유게임즈 홈페이지 캡처
사진=더블유게임즈 홈페이지 캡처

 

자회사 나스닥 상장 연기... 회사 "회의록 없다" 

두 번째 상장 연기를 결정한 이사회 회의록의 존재와 공개 여부를 두고도 회사 측은 석연치 않은 행태를 보였다. 

최 이사는 동 회의록 공개를 요구하는 주주 질문에 "회의록은 없다"고 답변했다. 자회사 나스닥 상장 연기를 결정한 회의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회사 답변에 대해서는 상식 밖이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기자는 '회의록을 원래 작성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이번 회의만 작성하지 않은 것인지'를  물었으나 더블유게임즈 관계자는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부정보 유출 의혹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김가람 더블유게임즈 대표는 주주들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최 이사를 통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김 대표는 "작년에 이어 상장에 또 실패하게 돼 얼굴을 들지못할 정도로 송구스럽다"며 "상장을 포기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주들의 깊은 이해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회사는 다른 회사와 다른 길을 가고 있다고 믿고 있다"며 "실망이 깊어지기 전에 상장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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